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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을 통해 화순에 둥지를 튼 다문화가정 11쌍이 화순읍 광덕택지 문화광장에서 합동결혼식을 올렸다.
화순읍 번영회는 18일 제1회 경로위안잔치를 열고 1부에선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식사대접을 했다. 이어진 2부 행사에선 KBS광주총국 사랑나눔봉사단(팀장 정두숙PD)을 초청,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을 진행했다.
오전 11시부터 2시간여동안의 식사대접에 이어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합동결혼식에서는 국제결혼을 통해 화순군내에서 가정을 이루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11쌍의 다문화가정이 조백환 화순군노인회장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다.
조백환 회장은 주례사를 통해 “언어와 습관 등이 달라 어려운 점이 많겠지만 서로 믿고 사랑으로 감싸고 이해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하객으로 참석한 신랑신부의 가족과 지인, 군민들에게도 “외국인 주부들도 화순군민이며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며 “우리문화에 익숙치 못해 서툴고 미숙하더라도 가족과 같이 생각하고 사랑으로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결혼식을 올린 부부들은 화순에 자리잡은 지 짧게는 7개월에서부터 길게는 13년이 됐지만 사정이 여의치 못해 식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가정들이다. 그래서인지 부모의 결혼식 모습을 디지털카메라나 핸드폰을 이용,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자녀들의 모습이 유독 눈에 띄었다. 예식이 끝난 후 자녀들과 함께 가족사진을 찍는 신랑신부도 상당수 됐다.
국제결혼을 한 부부들이 그렇듯 이들도 신부의 고향에서 이미 결혼식을 올렸지만 예식이 진행되는 동안 일부 신랑신부들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여력했다. 늦게 올린 결혼식에 대한 감격과 기쁨으로 ‘신부가 웃으면 딸 낳는다’는 놀림을 받으면서도 환한 미소를 짓는 신부들의 모습도 보였다.
경로위안잔치를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새출발 하는 신랑신부를 지켜보는 하객들이나 지인들의 얼굴에도 시종일관 흐뭇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합동결혼식에 필요한 신부드레스와 신랑턱시도 등 예복은 광주 황실웨딩숍(대표 백종희)에서 무료로 후원했으며 신랑신부 화장은 KBS봉사단 이미용봉사팀에서 담당했다. 봉사단은 신랑신부와 가족사진 등 각 커플별로 4장씩의 결혼사진을 촬영, 신랑신부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11쌍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각계의 선물도 잇따랐다. 화순군은 행운의 열쇠를, 한국농촌공사 화순지사에서는 믹서기를, 농협화순군지부에서 수저세트를, 화순초록어린이집에서는 신랑신부가 함께 덮을 여름이불세트를 각각 1개씩 신랑신부에게 선물했다.
도곡면에 위치한 색동두부식당에서는 저녁식사를 대접했고, 도곡온천내 숙박업소 등에서는 신랑신부가 하룻밤 묵을 숙박권을 전달했다. 하지만 11쌍의 부부들 중 대부분이 자녀들을 돌봐야 하는 등의 사정으로 숙박시설을 이용하지 못해 안타까웠다.
지난해 3월 구성된 이래 지난달 무안군 해제면에서의 봉사활동을 마치고 두 번째 봉사지역으로 화순을 찾은 KBS사랑나눔봉사단은 결혼식을 주관하는 한편 결혼식 전후 1시간씩 국악과 각설이 타령, 트로트, 통키타연주 등 흥겨운 공연행사를 펼쳤다.
또 오찬과 합동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행사장 한쪽에서 영정사진촬영과 양한방치료, 치과진료, 전통차시음회, 이미용, 발마사지, 네일아트, 가전제품수리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2008.05.19 21:19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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