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독서하러 가자!"일본 도쿄 가미히라이 초등학교 학생들이 오전 8시 10분 경에 등교하고 있다. 이들은 날마다 오전 8시30분부터 10분 간 '아침 독서'를 한다. 10분만 집중해 책을 읽어도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기 때문에 하루 일과를 좀더 능률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한다.
신향식
'아침 독서' 기본 원칙과도 일맥상통하는 학급통신은 학생들이 반드시 집에 가져가도록 하는 게 좋다. 학급통신은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가 읽어도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학생 전원이 쓴 글을 매일 순서대로 게재하는 학급통신을 학부모들도 즐겁게 읽을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이 학교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고, 일상적인 교실 풍경을 읽을 수 있으며, 자녀의 학교생활과 성장모습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학생들 중에는 귀가하면 이야기도 별로 하지 않고 방에 들어가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학부모들은 자녀의 가정교육에 자신감을 잃고 만다. 그런데 자칫 폐쇄적이기 쉬운 학급 운영 상황을 학급통신문에 개방하면 좀더 열린 교육을 할 수 있다.
학급통신 발행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보통 일본 학교들은 '아침 독서'가 끝난 뒤 약 5분 간 짧은 홈룸 시간을 연다. 이때 학급통신문을 나눠주고 거기에 나와 있는 시를 읽어준다.
이 시는 학생들 마음에 진하게 스며들 수 있다. '아침 독서'로 정서적인 안정을 찾은 직후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조용히 시 낭송을 경청한다. 아침에 이런 분위기를 만들면 그날 하루를 차분하게 보낼 수 있어 학습 효과도 올릴 수 있다.
오츠카 이사장은 "학급통신을 (때로는 밤을 새워가면서까지) 아무리 열심히 만들어도 학생들이 진지하게 읽지 않으면 그냥 종이 쪽지에 불과하다"며 "학생들이 교사가 읽어주는 시에도 귀기울여 주고 전달사항도 차분히 들어주는 것은 오로지 '아침 독서'가 학생들의 심성을 차분하게 만들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오츠카 이사장이 권하는 '아침 독서' 효과를 높이는 또 다른 방법으로 '나의 역사' 쓰기가 있다. 고교 입학이 결정된 학생들에게 입학식까지 남은 시간 동안 태어나서부터 고교에 입학할 때까지 자신이 살아온 역사를 원고지 수십 장에 쓰는 과제를 주는 일이다. 이것은 꽤 어렵고 방대한 과제이기 때문에 미처 완성하지 못하는 학생도 많다. 그래서 '태어날 때의 모습', '이름의 유래', '어린 시절', '초등학교의 추억' 등 글을 써야 할 세부 항목을 미리 알려준다.
나의 역사는 교사들에게 학생 지도에 참고로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자료가 된다. 입학부터 졸업 때까지 3년 간 학생들에게 이것을 작성하게 하면 좋다. 학교 행사와 학기가 끝날 때마다 감상을 쓰게 하고, 잘못을 저지르면 반성문도 작성하게 한다. 물론 미래 어떤 사람이 되어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포부를 쓰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것은 자신의 언어와 표현으로 일상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대신해 줄 수 없다. 또 스스로 가능한 범위에서 작성하는 것이라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이런 과정이 또 한번 작문 능력을 향상시키는 비결이 된다.
또 하나 일본 교사들이 중시하는 것은 학생들과 개별적으로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다. 살아가는 데 중요한 '듣기'와 '말하기' 그리고 '서로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학생 한 사람 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급적 많이 갖도록 노력한다. 보통 일본 학교에서는 적어도 학기 초에 개인 면접 주간을 설정하고 매년 최소 3회 정도는 학생 전원과 개별 면접을 한다.
다시 말하면 '나의 역사'로 학생들을 파악하고 '아침 독서'에서는 책을 읽는 실력을 붙이게 하며 '학급통신'으로는 자신의 생각을 쓰는 훈련을 하게 한다. 그 다음 '개별 면담'을 하면서 교사와 학생들 전원의 상호 이해를 증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