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아저씨가 기발한 손동작으로 어묵 만드는 과정을 손님들에게 보여주는 어묵가게
조종안
우리의 입맛, 즉 어머니의 입맛을 지키면서, 저렴한 가격과 친절이 '알뜰장터'의 가장 큰 무기라고 하는데요. 구입한 물건에 작은 것 하나라도 하자가 발생하면 100% 환급을 해주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사고 있었습니다.
비록 소규모이지만, 먹을거리와 의류 그리고 해산물과 농산물 등 취급하는 품목이 다양해 마음을 풍성하게 합니다. 남편이 기발한 손놀림으로 어묵을 만들어 파는 어묵가게 아주머니는 꼬마손님들을 무시할 수 없다며 웃더라고요. 어묵을 튀길 때 나는 고소한 냄새가 아이들 입맛을 유혹하기에 충분할 것 같았습니다.
싱싱한 겉절이는 무슨 젓국으로 담았는지 개운해서 어머니 손맛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매콤하면서 사각사각 씹히는 맛이 그만인 총각김치 역시 고향의 맛을 떠올리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었고요. 특히 아주머니의 밝은 표정과 친절이 마음을 끌었습니다.
깻잎과 오이소박이, 생채, 감자순, 감자볶음, 어묵볶음, 고추무침, 잡채, 멸치볶음, 게 무침, 장조림, 콩자반, 피조개, 부추김치, 무말랭이, 고등어조림, 다시마무침, 파김치, 갓김치, 취나물, 연뿌리 등을 합성수지용기에 담아 2천 원씩 파는 반찬가게는 시골 부잣집의 푸짐한 잔칫상처럼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