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곡동 맨해튼거리저 골목에서 수 천명의 아이들이 뛰어 놀았을 테지만, 지금은 한산하기 그지 없다. 오른쪽 담장 넘어엔 산곡초등학교가 있다.
김갑봉
뉴욕 맨해튼은 동서남북으로 뻗은 도로로 구획되고 브로드웨이가 대각선을 이루며 통하고 있다. 증권거래소가 있는 월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등 상업중심지의 마천루군, 예술가가 많은 그리니치빌리지, 센트럴파크, 그리고 메트로폴리탄오페라단, 컬럼비아대학교, 그 밖에 여러 문화·교육시설이 집중돼 있는 곳이다.
인천광역시 부평구 산곡동에는 '맨해튼거리'라고 불렸던 곳이 있단다. 부평에서 가장 많은 금융·문화·의료 등의 시설이 집중된 곳은 부평역 일대를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산곡동 맨해튼거리는 어딜 두고 하는 말일까? 뉴욕의 맨해튼처럼 문화·교육·의료·행정 시설 등이 길을 따라 집중돼 있는 그곳을 찾아 산곡동으로 가봤다.
1972년에 문을 연 철물점이번 '30년 부평 지킴이'의 주인공은 산곡초등학교 후문 앞에서 철물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진성(43)씨다. 산곡동 맨해튼거리라 부른 것도 그다. 그는 1972년 문을 연 지금의 가게에서 나고 자라 바로 앞 산곡초등학교를 다녔고, 지금까지 이곳을 지키고 있다. 김씨가 맨해튼거리라 부른 곳은 바로 자기네 가게 앞을 말한다.
"지금은 산곡1동이 어찌 보면 부평에서 가장 낙후한 곳이잖아요. 하지만 내가 학교 다닐 적엔 안 그랬거든요. 산곡초 27회 졸업생인데, 당시 한 학년당 12학급씩 50명 정도 다닐 정도였죠. 수천 명의 아이들이 학교 끝나고 온 동네를 헤집고 다녔으니, 아이들이 학교 가면 동네가 조용했고 학교가 파하면 온 동네가 시끌벅적 했어요."김씨는 웃으며 말을 더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