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섬마을 잔칫날 '오늘만 같아라!'

전남 여수소방서 '사랑의 119 무의촌 봉사활동'

등록 2008.05.29 14:22수정 2008.05.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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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소방서 여수소방대원들의 장기자랑
여수소방서여수소방대원들의 장기자랑조찬현

28일은 여수소방서가 전남 여수 화정면 개도 섬으로 봉사활동 가는 날.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섬에서 기다리는 노인들 때문에 일정을 그만둘 수도 없는 일. 소방대원들은 악천후 속에서도 섬으로 떠날 준비에 분주하다. 일행은 중앙동 물양장에서 철부선 한려페리호에 올랐다.


악천후를 뚫고 섬으로 떠난 봉사활동

선물 여수소방서에서 미리 준비해온 선물을 개도 어르신에게  증정하고 있다.
선물여수소방서에서 미리 준비해온 선물을 개도 어르신에게 증정하고 있다.조찬현

여수만 바다에는 연락선이 오간다. 희부연 안개 바다를 가로지르는 돌산대교의 풍경이 신비롭다. 선실에는 잠을 청하는 사람, 대화를 나누는 사람, 그 풍경도 다양하다. 2층 선실의 천정에서는 빗방울이 뚝뚝 선실의 양푼으로 떨어져 내린다. 철부선 갑판에 오르자 배가 흔들릴 때마다 천막사이로 빗물이 쏟아지곤 한다. 68명 정원의 철부선 한려페리호는 오전9시 40분 힘찬 엔진소리와 함께 서서히 뱃머리를 돌린다.

잔잔한 해수면 위를 배는 미끄러져간다. 10여분을 달리자 멀어져가는 여수 시내가 아득하게 안개 속에 잠겼다. 가는 내내 함께한 올망졸망한 수많은 섬들은 안개에 파묻혀 자신의 모습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다. 갈매기 서너 마리가 뱃길을 따라온다. 한 시간 여를 달려 배는 개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어르신들의 넋을 빼앗은 현란한 공연

댄서 사뿐사뿐 무대 위를 나는 댄서 한 쌍의 현란한 몸동작
댄서사뿐사뿐 무대 위를 나는 댄서 한 쌍의 현란한 몸동작조찬현

어르신  공연을 관람한 어르신들은 “오늘만 같아라!”며 행복해 했다.
어르신 공연을 관람한 어르신들은 “오늘만 같아라!”며 행복해 했다.조찬현

개도 중앙교회 예배당에서 '사랑의 119 무의촌 봉사활동' 공연이 펼쳐졌다. 여수소방서에서 미리 준비해온 선물 증정식에 이어 여수소방대원들의 장기자랑과 봉사자들의 다양한 공연이 화려하고 신나게 열렸다. 사뿐사뿐 무대 위를 나는 댄서 한 쌍의 현란한 몸동작과 시원스런 복장의 에어로빅 공연에 어르신들은 넋을 빼앗기기도 했다. 음률에 맞춰 손뼉을 치며 흥겨워하는 어르신들의 표정은 저마다 행복한 표정들이다.


사회를 맡은 만능 재주꾼 조을호(여수소방서 계장)씨의 걸쭉한 입담 또한 어르신들에게는 약방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마을에 사는 조자근(80)할아버지는 “기분이 좋아요. 재밌어요.”라며 공연에 열중했다.

여수소방서(서장 강대중), 개도 중앙교회(담임목사 김성하)와 함께 이날의 행사를 준비한 개도의용소방대 총무 문명선(48)씨는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날이 궂어갖고 130명(개도노인대학 어르신 170여명)밖에 못 왔어요.”라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여수소방서와 연계해서 매년 행사를 진행합니다. 의용소방대원 21명의 수당을 십시일반 모아서 준비했어요. 개도 중앙교회 지원과 출향인사들의 지원 등을 받아 매월 자체 행사도 합니다.”

"쇠고기 상추쌈이 겁나게 맛있습니다!"

점심식사 맛있는 점심시간
점심식사맛있는 점심시간조찬현

개도 의용소방대원들의 봉사활동은 유별나다. 개도 초등∙중학교에 매년 장학금을 지원하는가 하면 마을 행사가 있을 때는 가족까지 합세해 힘을 보탠다. 식당에는 개도 중앙교회 봉사자들과 개도 의용소방대원 가족들이 식사준비에 여념이 없다. 오늘의 메뉴는 쇠고기불고기다. 커다란 가마솥에 쇠고기를 볶아낸다.

“이거 돼지 두 마리를 삶을 수 있는 가마솥이에요. 250명 분량이에요.”

맛있는 점심시간. 문금진(78)할머니는 “쇠고기 상추쌈이 겁나게 맛있습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한편 개도 노인대학 어르신들은 한결같이 이날의 행사에 함께 참여하고 준비한 여수소방서, 개도 중앙교회, 개도의용소방대, 여천전남병원, 여수이미용협회, GS칼텍스 등의 업체에 감사한다며  “오늘만 같아라!”며 행복해 했다.

봉사활동 섬마을 곳곳에서 소방대원들의 활동은 돋보였다.
봉사활동섬마을 곳곳에서 소방대원들의 활동은 돋보였다.조찬현

개도 선착장에서 철부선을 기다리는 여수 소방대원들
개도선착장에서 철부선을 기다리는 여수 소방대원들조찬현

아쉬움 내년을 기약하며...
아쉬움내년을 기약하며...조찬현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여수소방서 #119 #개도 #개도 중앙교회 #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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