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누가 친박연대와 '소통'하라고 했나?"

평화방송 라디오 출연, 이명박 대통령에 호된 질타

등록 2008.06.02 12:21수정 2008.06.04 23:13
0
원고료로 응원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학생과 시민들이 지난달 24일 밤 행사를 마친 뒤 청와대로 행진하려다 경찰에 가로막혀 대치하고 있는 종로에서 시사평론가 진중권씨가 생방송으로 현장중계를 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학생과 시민들이 지난달 24일 밤 행사를 마친 뒤 청와대로 행진하려다 경찰에 가로막혀 대치하고 있는 종로에서 시사평론가 진중권씨가 생방송으로 현장중계를 하고 있다.남소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학생과 시민들이 지난달 24일 밤 행사를 마친 뒤 청와대로 행진하려다 경찰에 가로막혀 대치하고 있는 종로에서 시사평론가 진중권씨가 생방송으로 현장중계를 하고 있다. ⓒ 남소연

 

문화평론가 진중권씨가 2일, 중국 다녀온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들에게 쇠고기 반대 시위에 등장하는 초들을 누구 돈으로 샀는지 조사하라고 말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 " 그 말 듣고 기가 막혔다, (아마) 국민들의 분노하는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서 이 대통령께서 특별히 준비하신 개그라고 생각한다"고 특유의 유머펀치를 날렸다.

   

진중권씨는 "참 이해하기 힘든 것이 이 대통령은 나라 밖에 가면 그렇게 만만하신 분이다, 다 퍼주지 않나? 그런데 나라 안에서는 그렇게 기세가 등등하신지 모르겠다"고 비꼬면서 "미국도 짝사랑 하다가 광우병 쇠고기 얻어서 돌아왔고 또 일본 짝사랑 했다가 독도 영유권 주장 얻어서 돌아왔고 그리고 중국에 대한 애정도 뒤늦게 표현하려고 했다가 푸대접 받고 뺨만 맞고 돌아온 상황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밖에서는 국익 하나 제대로 못 챙기고 다른 나라 정부한테는 속옷까지 다 벗어줄 정도로 다정한 분이, 왜 제 나라 국민들한테는 폭압적으로, 폭력적으로 대하는지 그걸 이해할 수가 없다"고도 했다.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 프로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한 진중권씨는 친박 복당 수용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정부와 한나라당을 향해 "(하라는) 국민과의 소통은 하지 않고 '친박연대'와 소통하고 있다"며 날선 비판을 가했다.

   

진중권씨는 "친박연대를 끌어들이면 경상도 쪽 몇몇 표가 좀 올 것이고 그래서 지지율이 약간 오를지 모르겠는데, 친박연대를 복당시킨다고 해서 돌아선 민심이 되돌아서겠는가?"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지금 거리에 나온 사람들이 친박연대를 의식해서 나온 게 아니다, 친박연대를 복당시키라고 거리에서 외치고 있는 게 아니다, 제가 만나 본 모든 국민들은 답답하다고 한다. 그래서 '귀후비개'를 이 대통령에게 선사하고 싶어한다"는 독설을 퍼부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각료와 청와대 수석 몇몇 경질을 통해 현 난국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서도 "그건 어려운 국면을 피해가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문제를 제대로 풀어야 되는데 정부가 문제를 푸는 방법조차도 제대로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재협상이 되든 안 되는 간에 미국과 재협상 시도를 해야 한다. 왜냐하면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협상이 실패할 경우, 국민 앞에서 죽을 죄를 졌다고 정말 사죄해야 한다. 그리고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 국민들 뜻을 거슬러서 통치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19%까지 추락한 것에 대해서는 "19%대라고 하면 거기에는 청와대 관계자들, 한나라당 관계자들, 그 가족들, 그 분들과 이권이 얽힌 분들, 아마 거기다 광우병 걸린 쇠고기도 끓여먹으면 안전해, 이렇게 잘못 알고 있는 그런 분들 포함된 숫자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지율 19%라는 것은) 한 마디로 제 정신 가지고 이 대통령 지지하는 사람은 없다는 얘기다"라고 꼬집었다.

  

진행자가 '곧 장마철이 다가올텐데 시위도 시간이 좀 지나면 소강상태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하자 "지금 수습에 나서야 할 기관은 기상청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 "진짜 위기는 시작도 안 됐다. 왜냐하면 정책을 구체적으로 실행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앞으로 거대한 민심 이반을 초래할 이명박 정부의 정책들이 지금 줄줄이 근접미래형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버티면 국민들이 지칠 것이다, 이런 안이한 생각 가지고 정국을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덧붙이는 글 | 오동선 기자는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 프로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 프로듀서입니다.

2008.06.02 12:21ⓒ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오동선 기자는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 프로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 프로듀서입니다.
#이명박 #진중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2. 2 한동훈 표정 묻자 "해가 져서...", 이어진 기자들의 탄성 한동훈 표정 묻자 "해가 져서...", 이어진 기자들의 탄성
  3. 3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4. 4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5. 5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