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집에 가지 말라는 거야 뭐야!"
"확 시위대에 합류해 버릴까 보다!"
7일 경찰이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주변 골목길을 완전 봉쇄, 세종문화회관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의 이동에 큰 불편을 야기하며 빈축을 샀다.
이날 밤 10시 전후 세종문화회관 인근의 골목들이 갑자기 사람들로 가득찬 만원 버스 안의 모습을 방불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공연이 끝난 후 공연장에서 나온 시민 수백 명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경찰이 촛불시위에 나선 시민들의 움직임에 대한 준비로 세종문화회관 주변의 골목길마다 전경버스를 투입해 일부러 길을 막아놨던 것.
이에 골목을 지나 광화문역과 대로 쪽으로 나가려던 시민들은 졸지에 좁은 골목에 갇힌 꼴이 되고 말았다.
경찰은 여러 골목 중 한 곳에만 간신히 한 명이 빠져나갈 정도의 틈을 만들어 놓고 시민들을 그쪽으로 유도한 뒤, 줄지어 한 명씩 내보냈다.
차를 뒤로 빼고 이동 공간을 내달라는 항의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지만, 경찰들은 "미안하다"고 대꾸할 뿐이었다.
늦은 시간에 좁은 골목에서 '병목현상'이 벌어지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공연을 보고 귀가하던 한 시민은 "촛불시위는 대로에서 이뤄지는데 엉뚱한 곳에 바리케이트를 세워놓고 길을 막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시민은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일반 시민들인데도 집에 가지 못하도록 막아놓은 것이 황당하다"며 "어차피 막힌 거 시위에 동참해 버릴까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찰의 융통성 없는 태도는 시위에 나서지 않은 일반시민들에게까지 반감을 일으키고 있는 모습이다.
2008.06.08 03:44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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