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항쟁 기념일인 10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 일대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대규모 촛불 집회가 예고되어있는 가운데, 경찰이 청와대로 통하는 세종로 사거리를 컨테이너 박스로 원천봉쇄하고 있다.
남소연
수녀들 "이명박 대통령은 '사랑하라'는 계명 어겨" |
'수녀님'도 백만개의 촛불에 밝은 빛을 보탰다.
6.10 백만대행진이 열린 서울 태평로에는 가톨릭 수도회 수녀, 신부 등 100여명이 시민들과 같이 '헌법 제1조'를 부르며 '이명박 OUT' 피켓을 들었다. 어둠이 깔리자 이번에는 밝은 빛을 들었다.
이들은 이날 오후 4시부터 한시간동안 서울 정동 프란치스칸 회관 앞뜰에서 구국미사를 한 후 거리로 나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수녀는 "빛으로 세상을 밝히러 나왔다"고만 말했다.
"저희는 선을 지향한다. 기본 윤리가 있고 도덕적 공통선이 있다. 이명박 정부는 이를 거스르고 자연의 질서를 거스른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이 삶을 살고 있는 우리가 이명박 정부를 보고 기도만 드릴 수 없었다. 힘이 아닌 선을 지향하는 국민의 마음과 함께하고 싶었다."
'삼라만상'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수녀는 "이렇게 국민을 무시한 적이 없었다, 인권 유린을 한 적이 없었다"며 "촛불을 박해한 정부는 민주정부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사랑하라'는 하느님의 계명을 어겼다, 심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녀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대운하는 생명을 사랑하는 가톨릭 신앙인, 수도자와 맞지 않는 노선을 가졌다"며 "오늘 국민과 함께 하고 싶어 거리로 나섰다"고 밝혔다.
|
[9신 : 10일 저녁 7시 20분] "위정자 오만을 박멸하는 촛불" 조계사서 법회 마친 불교계 인사들, 광화문으로... "내 허물을 지적하고 꾸짖어주는 지혜로운 사람을 만났거든 그를 따르라. 그는 감추어진 보물을 찾아준 고마운 분이니 그를 따르라. 그런 사람을 따르면 좋은 일이 있을 뿐 나쁜 일은 결코 없으리라." -법구경- 불교계 신도들도 10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모여 "이명박 정부는 87년 6월 항쟁의 의미를 되새겨 국민들의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라"며 법회를 열었다. 정식명칭은 ‘6.10 21주년 기념 광우병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 및 운하백지화 촉구 법회’다. 법회 후에는 광화문 촛불 문화제 현장으로 거리 행진을 통해 이동했다.
대한불교청년회, 불교환경연대,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등 26개 단체에서 나온 500여명의 불교 신도들은 "21년 전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며 6월의 거리를 뜨겁게 달궜던 민주주의의 역사가 다시 재현되고 있다"며 "위대한 국민의 힘이 다시 집결하여 국민의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내동댕이친 이명박 정권을 엄중히 꾸짖고 있으며 그 어떤 위정자도 국민의 뜻과 의지를 거역할 수 없다는 역사적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교계는 법회를 통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의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여 지체 없이 ‘고시 완전 철회와 쇠고기 전면 재협상’에 돌입할 것 ▲ 한반도 대운하 사업 및 각종 공기업 민영화 사업을 포기할 것 ▲ 평화적인 국민의 목소리를 반대를 위한 반대, 과격·폭력시위 운운하며 음해하는 보수언론과 공권력에 의지한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강력히 성토한다고 밝혔다.
전국실천불교승가회 대표 법안스님은 "6월 항쟁 21주년 시기에 다수 국민들이 생명권을 추구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며 "지금의 촛불은 위정자들의 오만함을 박멸할 수 있는 촛불"이라고 밝혔다.
또 법안스님은 "국민 다수가 이명박 정부를 바라보는 것은 정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정책도 가진 자와 재벌들을 위한 것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가 대표적"이라며 "이런 식으로 계속 간다면 4년 8개월 동안 국민들이 대단한 스트레스와 적개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국정 철학을 국민을 위한 방향으로 180도 선회해서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회를 마친 회원들은 조계사 정문을 떠나 ‘촛불’의 행렬에 몸을 보태기 위해 서울 세종로 집회 현장으로 떠났다. ‘이명박 OUT', '전면 재협상’, ‘운하 백지화’ 등의 손피켓을 들고 거리 행진을 하며 이동했다.
[8신 : 10일 오후 6시 40분] 컨테이너 박스도 '국민낙서판' |
컨테이너 박스에 그리스를 칠한 경찰의 기대는 무너졌다.
경찰은 낙서를 하지 못하도록 청와대를 봉쇄한 컨테이너 옹벽에 그리스를 발랐지만 시민들은 되레 좋아하는 분위기다. 풀칠할 필요도 없이 형형색색의 손팻말이 착 달라붙기 때문이다.
또 이런 현수막도 내걸렸다.
"경축 08년 서울의 랜드마크 명박 산성 문의전화는 국번없이 112"
전경버스에 이어 컨테이너 박스 역시 '국민 낙서판'이 됐다.
|
오늘은 무대가 청계광장쪽에 마련됐다. 무대 앞에서부터 차곡차곡 대열이 자리하고 있다. 이미 10만명이 넘는다. 행렬은 이미 덕수궁을 넘어 남대문쪽까지 이어지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측은 통로를 마련하고 주의사항을 당부하는 등 대열정비를 유도하고 있다.
서울도심 곳곳에서 시민들이 광화문으로 모여들고 있다. 촛불문화제를 1시간여 앞둔 오후 6시 현재 광화문에서 서울광장은 이미 시민들로 인산인해다. 다양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기 위해 모여들어 토론을 하거나 집회를 열거나, 행진을 하면서 '놀고 있다'.
<오마이뉴스> 방송중계차에는 자유발언을 신청하는 수십명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카메라 앞에 서고 있다.
공공운수연맹은 동화면세점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100여명의 민교협 소속 교수들은 시청과 광화문을 오가며 행진을 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대운하반대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또 '가족 프란치스탄' 소속 수녀와 사제, 신도 300여명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에 평화의 촛불을 더합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조용히 행진을 하고 있다.
조계사 앞에서는 20여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삼보일배로 이동중이다. '마이트레아 민족반역자 처단협회' '국익수호연합' '승가연합' 등 4개 단체 회원들과 일반 시민들은 삼보일배에 나선 궁예 스님 등을 '호위'하고 있다.
궁예 스님은 "삼보일배는 염원을 담아 염원이 이뤄지길 바라며 하는 것"이라며 "쇠고기 문제, 그리고 공기업 민영화, 한반도대운하 등 우리 국민들을 힘들게 하는 것을 철회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염원"이라고 밝혔다.
'민족반역자 처단협회' 소속 회원들은 "불교 신도는 아니지만 행사를 자발적으로 도우러왔다"며 "삼보일배하시는 분들의 뒤에서 안전을 지키며 보디가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조국과 민족과 후손을 위하여 나라살리기 호국불교 삼보일배', '이명박은 물러나라' 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광화문으로 이동 중이다.
▲천주교 '가족 프란치스칸' 소속 사제와 수녀, 신도들 300여명이 10일 오후 시청-광화문 구간을 행진하고 있다.
안홍기
뜨겁게 달아오르는 '난장'... 김촛불씨 광화문에 서다 |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도 걸음을 재촉해 오후 4시 30분에 광화문에 도착한 김촛불씨. 시간도 남아 광화문과 시청 인근을 크게 한 바퀴 돌기로 했다. 광화문역 교보문고 출구로 나갔더니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컨테이너를 설치했다는 사실이야 이미 인터넷을 통해 알고 있었고.
컨테이너에 대형 태극기 두 개가 걸려있는데 웬일인지 기름기에 번져 보인다.
옆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금방 그리스칠 했다는 거 아닙니까" "그리스요?" "거 왜 자동차용품 같은데 뻑뻑하지 말라고 쳐 바르는 거 있잖아요. 금방 그걸 바르더라니까. 저 뒤에 전경 버스에도 잔뜩 바르더라고. 기어 오르지 말라는 건데.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옆에 있던 사람이 거든다.
"이명박이가 그래 한번 올테면 와봐라, 어디 한 번 해봐라 이러는 것 같은데. 이거 참.."
김촛불씨는 폭력시위는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오늘의 이 대응은 참 무모해 보였다. 육중한 컨테이너와 꽉 막힌 대통령이 겹쳤다.
길을 건넜다. 동아일보 게시판은 아직 엉망이다. 그 옆 편의점은 벌써부터 호황이다. 동아일보 앞에서는 비정규직 아주머니들이 작은 집회를 열고 있었다. 서울파이낸스센터 옆 공원에서는 민주노동당이 토론회를 열었는데, 이게 '대박'이다. 500~600명의 청중이 집중하고 있다. 이수호 민노당 비대위원과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 임종인 전 의원, 서해성 소설가, 김원열 한양사이버대 교수 등이 참여해 '촛불 대항쟁의 교훈과 과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다.
"오늘 이후가 중요하다"는 토론자들의 말이 귀에 남는다. 정지영 감독과 임진택씨도 청중으로 앉아있다.
시청쪽으로 직진. 태평로에서는 공공운수 노동조합 노동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파업을 결의하고 올라온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러나 오늘 아침 저 컨테이너들을 싣고 온 대형 트럭 가운데 화물연대 스티커를 붙인 차량이 있었다. 차 키를 뽑아갖고 오지 못했나보다.
계속 직진. 서울시의회 근처에는 전국민주연합 노조 노동자들이 역시 작은 집회를 열고 있다. '은하철도999' 각종 뽕짝 등 노래를 개사해 부르는데 재밌다.
오늘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서 이곳저곳에 간이 화장실을 설치하고 있다. 휴 요 며칠 고생했는데...다행이다.
시청광장에서는 아직도 보수우익단체들이 집회중이다. 마이크를 타고 친북좌파니 김일성이니 소시지가 30분만에 다 떨어졌니 이런 얘기가 들린다. '보수가 보수답지 못해...' 무시하고 직진. 저 집회 끝나고는 기도회를 한다고 한다.
시청광장 주위를 한 바퀴 돈다. 정말 사람들이 많다. 각 천막에서는 서명을 받기도 하고 물품을 나눠주기도 하고, 일부 시민은 고 이병렬씨 분향소에 분향을 하고 있다. 운하반대, 물 혹은 공기업 민영화 반대 목소리도 높다. 플라자호텔쪽으로 한바퀴 돌까 하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 포기하고 덕수궁쪽으로 가보기로 한다.
덕수궁 앞에 감동스런 장면과 맞닥뜨린다. '엄마가 뿔났다-유모차부대' 깃발을 앞세운 50여대의 유모차가 덕수궁을 출발해 서소문을 거쳐 남대문으로 행진한다. 노란색 풍선과 국화를 유모차에 꽃았다.
날씨가 더워 손팻말로 연신 유모차에 실린 아이들을 부채질해 준다. 한 엄마의 등 뒤에 이런 종이가 붙어있다.
'저는 이 아이의 엄마입니다. 아이들이 아플 때마다 대신 아프고 싶은 엄마입니다. 이 아이에게 건강한 미래를 주고 싶은 엄마입니다.'
옳거니. 바로 저것 때문에 사람들이 이렇게 광장을 누비고 있는 것인데. 왜 저 마음을 모를까.
유모차 부대를 500m 정도 따라갔다가 다시 덕수궁쪽으로 나온다.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와 녹색연합 등이 깃발을 들고 서명을 받고 있다. 미친 교육, 미친 운하 등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촛불씨 잠시 생각에 잠긴다.
'광우병 쇠고기 문제가 아니더라도 참 욕 먹을 일 많았는데... 참...'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거꾸로 다시 넘어온다. 광장이 열렸다. 신부님 수녀님 등 종교인도 보이고 교수님들, 중고등학생, 아이를 업고 온 엄마들, 대학생들 수만명이 벌써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광화문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
공공연맹 "기름값 폭등 규탄한다" |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동화면세점 앞 태평로에서 '고 이병렬 열사 계승 공공운수 노동자 총궐기대회'가 열렸다.
공공운수연맹 노동자 2000여명은 "광우병 쇠고기, 한반도 대운하, 공공부문 사유화를 반대하고 기름값 폭등을 규탄한다"고 외쳤다.
분신으로 사망한 이병렬씨의 동료인 이태식 전북평등지부 부지부장은 "이명박 정부의 사교육 정책으로 중고생들이 거리로 나왔는데 노동자는 침묵했고, 시민들이 공공부문 사유화에 반대하고 있는데 노동자는 침묵했다"며 "이병렬 열사의 이름으로 이를 막아내자"고 전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화물연대 조합원은 "6.10 항쟁 전 해병대였는데, 계엄군으로 나서네 마네 하는 얘기와 함께 시민들을 절대 때리지 말라고 했다"며 "21년이 지난 지금 폭력 경찰은 말이 안 된다, 민중의 지팡이로 돌아와라"라고 강조했다.
임성규 공공운수연맹 위원장은 "현재 한국과 미국의 창고에는 1만2000천톤, 6150만분의 쇠고기가 들어오려 한다"며 "이를 막아내야 한다, 이를 허용한 이명박 대통령은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외쳤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언론, 가스, 철도, 가스를 팔아먹고 의료시장과 교육시장을 민영화하려고 한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는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고 값싼 국산 쇠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7신 : 10일 오후 4시40분] 기름 범벅이 된 대형태극기는 누가 걸었을까? 오후 3시50분께 광화문 사거리에 쌓여있는 컨테이너 바리케이드 양쪽 끝에는 두 개의 대형 태극기가 내걸렸다. 세로 높이가 컨테이너 두 개 쌓은 것과 비슷한 크기다.
하지만 이 대형태극기는 걸리자마자 기름범벅이 됐다. 경찰이 컨테이너 박스에 칠한 그리스 때문이다. 내걸자마자 기름으로 더럽혀진 이 대형 태극기는 누가 건 것일까?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어느 단체인줄 알 수 없지만 태극기를 내걸고 싶다고 해서 허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진걸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팀장은 "우리가 내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태극기를 내걸던 인부는 "우리는 시켜서 하는 것이고 어느 곳에서 단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민들이 더럽혀진 태극기를 찍으려고 하자 이를 막아섰다. 기자가 그 이유에 대해 경찰관계자에게 물으니 "위에서 시키는 일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컨테이너 담 위에는 경찰 방송용 대형 스피커 4대가 설치됐다. 그 앞에서 TBS, TV 아사히 등 일본 언론에서 나와 리포팅을 하고 있다.
한편 동화면세점 앞 도로에는 촛불문화제 무대설치가 한창이다.
그리고 경찰은 오후 4시20분께부터 컨테이너 양쪽 끝에 교통 소통을 위해 남겨두었던 2개 자선마저 막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세종로 사거리 북쪽길에 콘테이너 장벽이 설치된 가운데 대형 태극기 2개가 콘테이너 벽에 걸려있다.
안홍기
▲10일 오후 경찰이 광화문 사거리 북쪽 입구에 콘테이너를 2층으로 쌓아놓은 가운데, 인부들이 콘테이너에 그리스를 두껍게 칠하고 있다.
안홍기
"데모가 국민을 위한 거냐, 이 빨갱이들아!" 재향군인회·참전유공자회, 3시부터 청계광장서 '한국전쟁 사진전'
|
재향군인회와 참전유공자회 등 보수단체들은 10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청계광장 소라탑 뒤쪽에서 '한국전쟁 사진전'을 열고 있다. 이들은 "데모가 국민을 위한 거냐, 이 빨갱이들아!"라며 "이 사진을 보면서 역사를 좀 보라"고 호통쳤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전국여성노동조합연맹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서울시청앞 광장이 보수단체 회원들의 집회신고로 갈 수가 없어 청계광장에 신고를 내고 집회를 열려는데 느닷없이 보수단체 회원들이 와서 사진전을 열며 우리들의 집회를 방해했다"며 "30분째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왜 여기서 이러시느냐"며 "서울시청앞 광장에 집회신고 해 놓으셨으니 그리로 가서 하시라"고 독려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여기 있는 여성노동자들은 모두 어르신들의 딸이자 며느리이며 자식"이라며 "같이 살기 위해 이렇게 집회를 여는 건대 왜 이렇게 훼방을 놓느냐"고 일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보수단체 회원들은 "너희는 6.25를 북침으로 아는 사람들이지?"라며 "청계광장 앞 도로로 나가라"고 거듭 소리쳤다.
이날 오후 4시 40분 현재 청계광장을 둘로 나눠 오른쪽엔 노조가 집회를 열고 있으며 왼쪽에서는 보수단체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보수단체가 내건 사진들은 대개 맥아더 장군과 이승만 전 대통령의 악수하는 사진, 중공군 침투 등 참혹한 한국전쟁 장면을 다룬 것들이다.
|
▲10일 오후 서울 세종로 사거리 북쪽길에 콘테이너 장벽이 설치됐다. 그리스를 두껍게 바른 위에 태극기를 걸쳐 놔 태극기가 더럽혀져 있다.
안홍기
[6신 : 10일 오후 3시 40분]전경버스 위에도 '그리스'... 청와대행 모든 샛길을 막아라불법시설물? "비상상황...위에서 시켜서" |
<오마이뉴스> 기사의 댓글에는 경찰의 도로 컨테이너 야적이 불법이라는 지적이 많다.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오마이뉴스>는 종로구청 도로교통과에 전화를 걸었다.
한 관계자는 '컨테이너 박스 야적이 불법 시설물 아닌가'라고 묻자 "종로경찰서가 구청의 협조를 구한 뒤 모든 것을 알아서 주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구청에서 하는 일은 없다. 비상상황이기 때문에 종로경찰서에서 협조 요청이 들어왔다"면서 "경찰쪽으로 문의하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우문수 종로경찰서장은 현장 직접 지휘하고 있었다. <오마이뉴스> 기자가 컨테이너 박스를 쌓은 배경에 대해 묻자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도 위에서 시켜서 하는 일이다. 비상상황 아닌가. 국가적인 사태이기 때문에 나는 시키는 일만 할 뿐이지 나에게 아무런 권한이 없다."
그리고 그는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
컨테이너로 길을 막은 경찰은 오후 2시께부터 컨테이너 박스에 그리스를 칠하기 시작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시위대가 컨테이너 박스에 낙서를 하거나 부착물을 붙이는 것을 막고 컨테이너 박스에 올라타는 것도 방지하기 위해 그리스를 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의 '그리스 바르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경찰은 광화문사거리쪽에 배치된 전경 버스 위에도 그리스를 바르고 있다.
컨테이너 박스 쌓기와 그리스 바르기에 이어 경찰의 '3차 작전'은 청와대로 향하는 모든 샛길을 전경버스로 막는 것이다. 대부분의 골목에는 전경버스가 시동을 건 채 대기하고 있다. 그래서 시끄러운 소음과 매연으로 가득하다.
시민들은 "시위 한번 더 했다간 우리나라가 시끄러워지겠다"며 "경찰이 너무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10일 오후 경찰이 광화문 사거리 북쪽 입구에 콘테이너를 2층으로 쌓아놓은 가운데, 인부들이 콘테이너에 바른 그리스. '공업용 베어링 그리스'라고 적혀있다.
안홍기
[5신 : 10일 오후 2시 50분] 경찰 2차 작전 "컨테이너 벽에 그리스 바르기" 네티즌 톡톡댓글 쏟아져... "여기가 부둣가?"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경찰은 세종로 사거리와 삼청동 들머리 동십자각 인근 도로를 컨테이너로 막아버렸고, 효자동 길은 아직 봉쇄하지는 않았다. 시민들은 여전히 혀를 차면서 경찰의 황당한 '청와대 봉쇄 작전'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컨테이너 박스를 도로에 쌓은 경찰은 '2차 작전'에 돌입했다. 컨테이너 박스에 '그리스'(윤활유)를 두껍게 바르고 있는 것이다. 시위대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네티즌들의 댓글도 폭주하고 있다. 오후 2시40분 현재 <오마이뉴스> 관련 기사에는 260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경찰의 이같은 봉쇄작전에 대해 비판하거나 비아냥거리는 댓글이다. "무허가 건축물이기 떄문에 즉시 철거해야 한다"는 이야기에서부터 "도와줘서 고맙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중 몇 개를 요약해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촌놈(dolsee62) "여기가 부두가인가" "영웅 이순신 동상이 서있으니까 부두로 착각해서 콘테이너를 가지고 놓았는가 보다 착각도 유분수지."
whynot(ycdttit) "긴급제안-딴데가서 합시다." "그런 쇠대가리 같은 짓이 얼마나 허무한 행동인지 보여줍시다. 청계천은 어떻습니까. 이명박이 그렇게 자랑하는 청계천. 청계천의 시작부터 끝까지 민주의 물결로 채우고 한바탕 오늘을 기념해 봅시다. 텅빈 광화문에서 컨테이너 벽에 갇혀 X잡고 반성하게 합시다. 고독이 뭔지 정말 느끼게 해줍시다."
흠흠(cabin31) "고마워라, 그리고 기가 막혀라!!!" "국민들의 전의를 대신 불태워줘서 고맙고, 이런 방법이 동원된다는게 기가 막히다. 이런 걸 보면 국민들의 반발감이 더 자극되겠다 라는 생각을 못하는 정부!"
해병대(marine2s) "광화문사거리의 관광자원이네 1박 2일 관광지 추천!" "볼거리가 생겨서 사람들 더 오겠네..ㅋㅋ"
하늘씨앗(kimmin3927) "열심히 만들었는데...시민들 안나가면 재밌겠다" "아침부터 교통체증 불러가며 열심히 만들어 놨는데 시민들이 비웃느라 한 사람도 안나가면 엄청 재미있겠네요. 진짜 황당하다."
뿡맘(a8051) "하... 기가 막혀서 눈물까지 날려하네요" "아직 기사 읽지도 않고 사진만 봤습니다. 너무 기가 막히고 답답하네요. 100만 시민이 모인다고 겁먹었군요. 하!참... 반감만 더 사지요. 이메가도 화이팅! 대체 언제까지 이럴지 궁금하군요"
컨테이너 장벽으로 틀어막은 '귀막이' 정권 대울림(khsyy698) "컨테이너 장벽으로 틀어막은 귀막이 정권" "현충일에는 특수행동 요원들이 시청앞을 봉쇄하더니, 6/10 민주항쟁 21주기의 오늘은 맞불집회에다가 컨테이너 봉쇄작전으로 나온다. 과연 토목공사 대통령다운 발상이다. 그러나 이는 명박정권의 무능을 보여주고 민주화를 가로막은 귀막이 정권의 상징물로서 역사에 길이 남을 최악의 기념비적 오점을 남긴 것이다."
지산(wlfltks) "차라리 운하를 파서 막아라" "오늘은 우선 급한대로 컨테이너로 용접하여 막았지만 그것만으로는 많이 부족할 것입니다."
"이명박 교육정책도 파탄" 전교조, 쇠고기 재협상-교육정책 전면 전환 촉구
|
전국 8696개 학교의 대표자들이 10일 '쇠고기 재협상과 교육정책 전면전환을 촉구'를 선언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각 학교 분회장들로 이뤄진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광장에서 "아이들과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 촛불을 든 국민들과 함께 이명박 정부에 쇠고기 재협상과 교육정책 전면전환을 엄중히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선언문을 낭독한 박효진 경기 안양 평촌고등학교 교사와 백준수 인천 석남초등학교 교사는 "학교교육은 획일적 입시교육으로 후퇴하고 치솟는 사교육비가 학부모의 형극이 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 "아침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아이들은 광우병 우려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으로 학교급식마저 두려워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협상이야말로 국민을 의사를 무시한 협상 결과를 바로 잡아 훼손된 민족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과 관련, 이들은 "대입자율화, 영어몰입교육, 학원24시간영업 허용, 4·15학교학원화정책으로 이어지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이미 파탄이 났다"고 밝혔다.
이어 "획일적 성적 줄 세우기 속에 교육은 죽은 지식의 창고가 될 뿐이다, 이는 아이들의 고통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폭거"라며 "아이들이 '미친 소, 미친 교육, 미친 정부'를 외치게 만드는 이유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주최 100만 촛불대행진이 예정된 10일 오전 경찰이 서울 세종로네거리 청와대 방향을 컨테이너를 쌓아 봉쇄하고 있다.
권우성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주최 100만 촛불대행진이 예정된 10일 오전 경찰이 서울 세종로네거리 청와대 방향에 컨테이너를 쌓고 쇠줄로 바닥에 고정시켜 봉쇄하고 있다.
권우성
[4신 : 10일 낮 12시 30분] "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삼청동쪽 도로에서도 '컨테이너 벽쌓기' 한창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야. 100만 명 모인다고 이 짓거리를 하는데, 1000만 명이 모인다면 계엄령이라도 선포할 것이냐. 왜 20~30년 전에 했던 짓과 똑같은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나같은 노인네가 봐도 이해가 안 되는데 젊은 사람들은 오죽하겠는가."
관광차 서울에 들렀다는 김순녀(65)씨는 삼청동 들머리 동십자각 근처에서 연출되는 '진풍경'을 보고 황당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경찰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이 지역의 10차선 도로를 가로막고 컨테이너 박스를 쌓고 있다. 오전 11시 50분 현재 6개의 컨테이너가 일렬로 줄을 선 채 도로를 막고 있다. 인근에는 6개의 컨테이너 박스가 대기하고 있다. 세종로 사거리처럼 이곳도 2층으로 컨테이너를 쌓을 모양이다.
고용된 인부들은 컨테이너와 컨테이너 사이, 그리고 컨테이너와 도로를 단단하게 고정시키기 위해 용접이 한창이다. 모래를 가득 실은 대형트럭 두 대가 주변에 대기중인 것으로 보아서 컨테이너에 모래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창덕궁 방면에서 오는 차량은 조계사 방면으로 모두 방향을 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컨테이너를 들어올린 지게차 밑으로 위험스럽게 통행하고 있다. 경찰의 '컨테이너 벽쌓기'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비판 일색이다.
이모(58)씨는 "대낮에 이게 뭐하는 짓인가. 전쟁이라도 났나"라면서 "컨테이너 박스로 대낮에 길을 막는 것과 이명박 대통령이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모습은 똑같다. 생긴대로 한다"고 말하면서 혀를 찼다.
창덕궁 방향에서 차를 몰고 오던 이철승(35)씨는 짜증스런 표정을 지어보이며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21세기 서울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상상도 못했다. 시민들이 총을 들었나 쇠파이프를 들었나. 지난 8일 새벽에 있었던 일부의 폭력시위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벌써부터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정부는 오히려 더욱 강경하고 딱딱한 자세를 보이는 것 같다. 국민은 앞서가는 데 이 대통령은 자꾸 후퇴하는 것같다. 그러니 싸움이 벌어지는 것이고 시민들이 취임 100일밖에 안된 대통령에게 퇴임을 요구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잘 하려는 자세보다 시민들 수준에 맞추기라도 했으면 좋겠다."한편 경복궁 역쪽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효자동길 주변에도 컨테이너를 실은 대형 트럭 6대가 대기하고 있다. 경찰은 조만간 효자동길도 봉쇄할 모양이다.
▲백만 촛불 행진을 앞둔 10일 낮 서울 안국동 모습
박상규
"어이, 경찰청장 없어? 빨갱이들이야" 군복입은 우익인사의 '막말'에 야유 쏟아져...우익단체 오후 3시부터 행사
|
오전 11시45분께부터 시청광장에 우익 단체들의 무대설치가 시작됐다. 하지만 벌써부터 분위기가 험악하다. 일부 보수 우익 인사들이 '막말'을 하자 시민들이 격렬하게 반발하는 일도 있었다.
시청 광장에서 쉬고 있던 일부 사람들이 무대 쪽으로 다가가자 군복을 입은 사람이 갑자기 연단으로 나와 "여러분들 법을 지키세요. 우리가 여러분들 법을 지키라고 나왔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시민들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곧바로 시민들이 야유를 퍼부었다. 그러자 이 예비역 장성은 느닷없이 마이크에 대고 이렇게 말했다.
"어이, 서울경찰청장 없어? 저 사람들 포승줄로 묶어. 거꾸로 매달아. 빨갱이들이야!"
무대 근처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급히 이 사람을 제지해 더이상의 발언이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이 말을 들은 일부 시민들이 격렬하게 반발하면서 자원봉사자들의 만류하느라 진땀을 뺐다.
뉴라이트전국연합, 국민행동본부 등은 오후 3시부터 서울광장에서 '법질서 수호 FTA 비준 촉구 국민대회'를 열 예정이다. 무대는 시청 오른쪽 프레지던트 호텔 쪽 인도에 설치됐으며 그 앞으로 흰 의자 1000여 개가 깔렸다. 대규모 참석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잔디광장까지 인파가 들어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대에는 일찍 도착한 2~3명의 사람이 군복을 입고 앉아있으며 태극기 애드벌룬이 띄워지고 '멸공의 횃불' '전우야 잘 자라' 등의 군가가 대형 스피커를 타고 시청 주변에 울리고 있다.
|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주최 100만 촛불대행진이 예정된 10일 오전 경찰이 서울 세종로네거리 청와대 방향을 컨테이너를 쌓아 봉쇄하고 있다.
권우성
[3신 : 10일 오전 11시 20분] 세종로에 이어 삼청동도 '컨테이너 벽쌓기' 경찰이 청와대를 '컨테이너 바리케이드'로 완전 봉쇄할 모양이다.
세종로 사거리에 이어 곧 삼청동 들머리 동십자각 근처에도 컨테이너 벽쌓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옛 한국일보사 근처에 2대씩의 컨테이너를 실은 대형트럭 8대가 주차되어 있다. 컨테이너 16대다. 트럭 대부분의 차량 번호는 테이프로 가려져 있으며 지역표시도 서울, 경기, 대전 등 다양하다.
한 경찰 관계자는 "컨테이너 실은 트럭을 고속도로에 이곳까지 인도해 왔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등산용 티셔츠를 입은 사람이 '컨테이너 배치 현황표'를 들고 도착한 컨테이너의 수를 세면서 경찰, 트럭 기사들과 계획을 논의 중이다.
이 관계자와 경찰이 서로 "11시 4대 더"라고 외치는 것으로 보아 오전 11시가 되면 컨테이너 20대가 현장에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급히 구했기 때문인지 큰 글씨로 '비정규직 철폐'라고 쓰인 컨테이너도 보인다. 현장 책임자로 보이는 사람은 배치 현황 등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발뺌하고 있다.
아직 이곳은 교통통제를 하고 있지 않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주최 100만 촛불대행진이 예정된 10일 오전 경찰이 서울 세종로네거리 청와대 방향을 컨테이너를 쌓아 봉쇄한 가운데 경찰이 취재중인 기자들의 촬영을 가로막고 있다.
권우성
▲"아침 출근길 세종로 중앙, 벌써부터 컨테이너로 막아놔서 교통체증"10일 오전 8시 33분 '9122'님이 <엄지뉴스>에 보낸 세종로 사거리 교통상황입니다.
9122
[2신 : 10일 오전 10시 50분] 시민들 경악... "'용접명박'씨, 생각이란 걸 좀 하세요"현재 서울 시청 광장에서부터 청와대로 향하는 도로는 양쪽 3차선만 제외하고 모두 차단된 상태. 이마저도 낮 12시면 모두 통제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광화문 사거리는 사실상 주차장처럼 변해버렸다. 차량들은 마치 거북이처럼 움직이고 있다.
광화문 사거리 상황을 지켜보는 시민들도 이 기상천외한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현장에서는 종로경찰서장이 직접 컨테이너 박스 설치와 교통통제를 지휘하고 있다. 기자가 다가가 컨테이너 설치 경위 등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난 아무 것도 모르고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할 뿐"이라며 "정신 없으니깐 아무 것도 묻지 말아달라"고 말한 뒤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오전 10시 30분께 컨테이너를 2개씩을 실은 대형트럭 10여대가 종로 쪽에서 세종로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미 경찰의 컨테이너 박스 설치는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로 떠올랐다. 네티즌들은 컨테이너 박스를 용접한 것을 두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용접명박', '레고명박'이라는 새로운 별명까지 붙여줬다.
네티즌 '이지'는 "시위 대응하는 게 딱 건설회사 출신"이라며 "무식하고 천박한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willy'(윌리)는 "그 바쁜 아침에, 안 그래도 막히는 광화문 한복판에 그 딴 걸 설치해서 어쩌자는 거냐"며 "출근하는 시민들은 생각도 안 하는 무개념은 어디서 나온건지... 생각이란 걸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티즌 '투캉'은 "남대문 없어지니까 관광자원이 부족해서 정부가 '백보장성'을 하룻밤만에 만들어냈다"며 "오늘 가서 백보장성 관광사진 찍어, 국제기준에 맞춰 해외에 널리 알려주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컨테이너 장벽을 활용하는 방법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네티즌 '희망세상'은 "대형현수막을 컨테이너 박스에 부착해 구호를 적거나, 벽그림 전문가들을 초청해 컨테이너를 예술작품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또 "꽃으로 장식해 우리들의 평화집회 의지를 보여주자"고 말했다.
"전쟁이라도 터졌나"-"해외토픽감이다" |
이순신 동상 앞쪽에 쌓아놓은 컨테이너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대부분 경악하고 있다. "무슨 전쟁이라도 터졌나", "해외토픽감이다" 등의 반응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철수(64)씨는 "무슨 6·25 전쟁이라도 터졌냐"며 "대통령은 길을 막으려고만 하지 말고 귀를 열어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인 이미연(27)씨도 "앞으로 시민들이 더 많이 모여 목소리를 내면 이제 탱크라도 동원할 생각이냐"며 "21세기 서울의 심장부가 30년 전 모습으로 회귀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주부 정수경씨 역시 "오후부터 해도 될 작업 같은데 왜 새벽부터 나와 이런 짓을 벌이냐"며 "대통령은 임시방편으로 급한 불 끄려고 하지 말고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으라"고 말했다.
회사원 김석태(33)씨는 "버스는 시위대에 의해 끌리기도 하고 훼손 위험도 있으니 컨테이너를 생각해 낸 것 같은데,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를 막으려 컨테이너를 동원했다는 건 정말 해외 토픽감"이라고 말했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이남규(37출판업)씨도 "나도 오늘 촛불집회에 나올 생각이지만 저런 걸 보면 시민들이 더 자극되지 않겠느냐"면서 "고작 생각해 낸 게 저런 것이라니 솔직히 이해가 잘 안된다"고 말했다.
이해규(69)씨는 "일부 폭력 시위 대처방식으로는 효과 있겠지만, 대통령이 국민의 얘기를 안 듣겠다는 행동으로 밖에 안 보인다"며 "생각을 아주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