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발언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현직교사'라고 밝힌 어느 선생님의 발언이었다. 그 교사는 "미친 소도 문제지만 미친 교육도 문제"라며 운을 뗀 뒤, "현행법상 모든 학교는 비영리 단체가 운영하는 게 정상인데 이명박 정부와 김태환 제주도정은 제주도에 영리법인이 운영하는 학교를 세우려 하고 있다"며 정부와 도정에 날을 세웠다.
그 교사는 이어 "정부와 도정이 제주도를 영어 교육도시로 만든다는 명분으로 영리법인을 통해 제주도에 12개의 국제학교를 세우려 하는데, 이 학교들은 등록금이 연 1천만 원에서 최고 3천만 원에 이르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헌법에 보장된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는 무시되고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 차별받을 권리만 남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당직자의 발언도 관심을 끌었다. 그는 최근에 이명박 대통령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쇠고기 수입 문제를 조정할 수 있도록 양해를 구했던 것에 착안하여 당시 두 정상 간에 오갔을 만한 대화를 가상하여 소개했다.
(잠시 전화벨이 울린 후)
부시 : "명박아 어쩐 일이냐? 과학적 상식이 부족한 니네 나라 국민들이 촛불 들고 설쳐대어 정신없을 텐데."
이명박 : "형님, 안 그래도 그 때문에 전화했습니다. 어떻게 쇠고기 재협상 안 되겠습니까?"
부시 : "명박아, 내 코가 석자다. 지금 우리 공화당 메케인 후보가 오바마에게 밀리고 있잖
냐? … 그리고 한 가지 부탁할 건데, 미 대사관 잘 지켜라."
이명박 : "알겠습니다. 대사관은 청와대보다 더 잘 지키고 있으니 염려마세요."
이어서 장동길 이명박탄핵연대 대표가 마이크를 이어받았다. 장 대표는 발언에서 "2002년 효순이·미순이의 죽음으로 일어난 촛불을 계기로 우리 민주주의가 도약했으며, 그 정신이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장 대표는 "비록 서로 얼굴을 모르는 사이라도 이 광장에 촛불을 들고 모이니 모두가 형제자매 같아서 너무 반갑다"며 "앞으로 이 나라 민주주의가 바로 설 수 있도록 자주 만나면 좋겠다"고 전했다.
아이 두 명을 데리고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주부는 "아이들에게 민주주의의 역사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학원에서 한 시간 공부하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해서 아이들과 참여했다"고 말한 뒤, "세계에서 미국에게 아름다울 미(美)를 쓰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대미굴종의 관행에 일침을 가했다.
자유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노래패 청춘이 흥겨운 노래로 참여한 시민들의 흥을 돋구었다. 특히 품바타령을 개사해서 부른 노래는 참여한 시민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이날 추모제와 집회에서는 그간의 집회에서는 잘 제기되지 않았던 김태환 제주도정의 문제가 집중 부각되었다. 김태환 도정이 정부의 민영화 정책과 영리법인 학교 설립 정책에 영합하여 펼치는 각종 정책이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시민들은 다른 구호들과 더불어서 자주 "이명박 아웃, 김태환 아웃"이라고 외쳤다.
그리고 지난 6월 10일을 기점으로 대학생들의 촛불문화제 참여가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도내 각 대학들이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음에도 대학생들은 연인끼리, 혹은 친구끼리 꾸준히 문화제에 참여하고 있다.
14일에는 지난달 25일 전북 전주에서 '정권타도'를 외치며 분신해서 치료를 받다 숨진 6월 9일에 숨을 거둔 고 이병렬씨에 대한 추모제가 저녁 7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추모제가 끝난 뒤에는 이어서 촛불문화제가 개최된다.
한편, 14일 오후 3시에 농민단체 회원들이 관덕정에 모여 농민대회를 개최한 후, 오후 4시에는 강기갑 위원이 제주시청에서 정치연설회를 개최한다. 그리고 오후 5시에는 파업 중인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과 농민단체 회원 및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시국대회가 펼쳐질 예정이다.
농민대회와 연설회, 시국대회에 참여한 각 사회단체들 회원들이 조직적으로 추모제와 촛불문화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모제와 그 이후 열릴 촛불문화제의 열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8.06.14 11:14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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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미친 소도 문제지만 미친 교육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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