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잠깐 '서산마애삼존불상(국보84호)'이 정말 웃어보였다. 불과 1-2분에 지나지 않는 극히 짧은 순간이었지만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두 손이 합장되어지고 삼배가 저절로 나왔다. 이래서 '백제의 미소'로 불렸을 것이다. 1일 오전 10시 30분을 조금 넘긴 시각이었다. 그러나 그뿐 이내 웃는 모습이 사라지고 일상의 평범한 얼굴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 부처님의 웃는 모습은 햇볕의 각도와 부처님의 모습이 서로 일치할 때 나타나는 빛의 조화다. 그러나 '빙그레 웃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햇볕이 너무 강렬해도 않되고 그렇다고 날이 흐려서도 않된다. 부처님과 햇볕이 서로 만날 때 구름이 지나가도 그 순간을 놓친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삼대가 적덕해야 비로소 볼 수 있을 정도로 보기 어렵다고 하지만 이 부처님의 웃는 모습을 보기는 그보다 몇 배는 어려운 것 같다. 그 천진스런 웃음을 볼 수 있는 날은 1년 중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일 게다.
그런데 웃음을 보였다. 수십 군데에 금이 가고 깨져나가 중병을 앓고 계시다가 응급조치로 어느 정도 몸을 추스르게 되니 그저 좋아서 웃으셨고 혼미한 세상에 기력을 잃은 중생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귀한 웃음을 주었을 것이다.
서산시와 문화재청이 지난 5월부터 시작한 서산마애불상에 대한 긴급보존처리공사를 지난달 말까지 마무리했다. 서산마애삼존불상이 10여년 전부터 극심한 백화현상과 누수현상을 보이는 데다 곳곳에서 균열 부분이 눈으로 보일 정도로 드러나는 등 심각한 양상을 보이자 '긴급 보존 처리공사'에 들어간 것이다.
문화재청 등이 보존처리 공사를 위해 만든 '서산마애삼존불상의 상태 자료'를 보면 대부분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형성된 3-10mm 이상으로 발달된 균열이 마애삼존불상 주변에 퍼져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부분은 본존여래불상의 머리부분과 광배에 생긴 박리형 균열로 겉으로 보기에도 확연히 드러날 정도였다.
보존처리 공사에 들어간 문화재청과 서산시는 ▲본존여래불상의 머리 등 상부와 우측의 복합형 균열 ▲반가상 광배와 상·하부 군열 ▲반가상 보관 박리형 균열 등 모두 27군데에 대해 균열부 수지처리와 균열 공극부 주지충전, 분리이탈부 수지 처리 등을 했다.
수지보강제로는 마애삼존불상이 새겨진 바위와 같은 성분의 석분과 고농도 특수접착제(silca powder) 등을 사용했고 박락과 광물, 화학적 풍화작용으로 인해 풍화가 심한 부분은 균열부에 주사기로 고농도의 수지액을 혼합해 넣어 육안으로는 보존처리를 했는지 전혀 분간이 되지 않는다.
서산시 문화관광과의 이강열 학예사는 "마애삼존불은 최첨단 기법을 동원해 반영구적인 보존이 가능토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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