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은이가 딸기 체험학습을 다녀와 그린 그림일기.
박점숙
이 곳에는 변변찮은 동네 수퍼마켓도 없어 아이들은 동전을 구분하지 못할 만큼 돈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고 한다.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이 차를 타고 뭍으로 나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사들은 가까운 순천·여수시나 고흥읍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백화점이나 관공서 방문 같은 체험학습을 하곤 한다.
박 교사 역시 아이들이 처한 고립된 환경의 특수성을 고려해 체험학습을 중시하는 편이다. 지난 봄에는 고흥의 친구네 딸기밭에 전교생을 데리고 가서 딸기를 따서 한 바구니씩 담아오는 길에 중국집에서 자장면 파티를 하고 교실에서 딸기잼을 만드는 체험학습을 했다. 또 최근에는 순천의 한 수영장에서 전교생이 물놀이 체험학습을 하고 오는 길에 피자 파티를 했다.
지은이는 '즐거운 딸기 체험학습'이라는 제목의 그림일기에 "나는 딸기 체험 학습을 갖다('갔다'의 오기-편집자)와서 딸기를 다듬었다, 그리고 씻고 딸기를 냄비에다가 끓이고 저어보았다, 딸기 잼이 맛이 좋았다, 재미있었다"라고 썼다.
이처럼 인근 고흥읍이나 순천시로 도시체험학습을 가도 뛸 듯이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오마이뉴스>에서 날아온 서울 구경 및 강화도 여름캠프 소식은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었던 모양이다.
지난 7월 2일자 '교단일기'의 제목은 '반가운 메일'이었다. 이 메일은 <오마이뉴스>에서 보낸 것이다.
방학 전이고 복식수업 많아 상당수 학생이 캠프 포기그러나 모든 나홀로 입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지은이나 박 교사처럼 여름 캠프를 더없이 반가워한 것은 아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5~6월에 전국의 올해 '나홀로 입학생' 130여명(2월말 기준)이 다니는 학교에 연락을 해서 실태를 파악했다. 실제 전수조사를 해보니 1학년에 재학중인 '나홀로 입학생'은 110여명 정도였다. 약 20명은 또래 친구들이 있는 본교나 도회지 학교에 입학을 시키거나 전학을 간 것이다.
실태 파악후에 여름 캠프 참가 의사를 타진해보니 막상 나홀로 입학생의 절반 가량만 캠프 참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일부 지역의 경우 여름 캠프가 열리는 7월 20~22일 기간이 아직 학기 중이어서 난색을 표했다.
물론 여름방학 전이어도 회사에서 공문을 보내면 체험학습으로 수업을 인정받을 수는 있다. 경비도 전액 '아름다운재단'과 <오마이뉴스>측에서 부담한다고 알렸다. 그러나 농산어촌 학교의 특성상 생업에 바쁜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캠프에 오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특히 '나홀로 입학생'이 다니는 대부분의 학교는 통합반으로 운영되는 분교이거나 복식수업 학교였다. 통합반 교사가 1학년 학생을 3일간 인솔하면 2학년 수업에 그만큼 차질이 생겼다. 그래서 포기한 학교가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