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평가'에 관한 글이 수없이 올라오고 있는 연대편입 카페
연대편입 카페
그들이 그렇게 원하는 연세대 경영학과의 학생들도 모두가 CPA에 합격하거나 토익이 만점에 수렴하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자신들이 원래 소속되어 있는 학교를 졸업해도 충분히 유수 회사에 취직이 가능할 것 같은데, "고등학교 때부터 (연세대 경영학과가) 로망이었다"거나 "학벌은 우리나라에서 죽을 때까지 간다. 한 단계라도 높은 대학의 졸업장이 중요하다"는 등의 인식이 만연해있다. 조금 더 현실적으로 "CPA에 합격해도 삼일회계법인 등 메이저 회계법인에 입사하려면 학벌의 힘이 중차대하다"며 구체적인 이유를 밝힌 이들도 있었다.
적성이나 진로와 상관없이 오직 학벌만을 얻기 위해 편입에 도전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허나 이들을 '학벌지상주의자'라고 일방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학벌은 상대적인 개념이고, 정해진 제도 아래에서 열심히 노력하여 편입학에 성공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고스펙자들 사이에서 바늘구멍보다 좁은 편입의 문을 통과한다고 해서 이들에게 장밋빛 미래가 선사되는 것은 아니다.
어학실력이 우수하고, 전적대학에서 학점이 높았고 CPA 등의 고급자격증까지 소지하고 있어도 편입생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한다.
2년 늦게 들어왔기에, 기존의 학생들과 동류의식이 옅을 수밖에 없고 아무래도 학과 생활, 동아리 활동 등에서 멀어질 여지가 있다. 또한 편입학도 입학제도의 부분집합이기에 신입학과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하는데, '고등학교 때 공부를 잘 못했던' 학생으로 치부하거나 '뭔가 쉽게 들어 온 사람'으로 바라보는 잘못된 인식이 남아 있어 힘들어 하는 편입생이 많다고 한다.
편입 후 인간관계에 있어 어려움을 토로하는 글들이 이 카페에 많이 올라온다. 하지만 대다수 편입 지원자들의 입장에서 이런 고민은 합격 후의 일이기에 '배부른 고민'이다. "그 정도는 감수해야 되지 않나"라는 차가운 반응도 많다.
'연상고법(연대는 상대를, 고대는 법대를 알아준다)'이라는 말까지 있었을 정도로 경영대를 비롯한 연세대 상경대학의 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고로, 연대 경영학과에 입학(그것이 신입학이든 편입학이든)하는 것은 분명히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CPA 합격자까지 편입에 도전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많다.
고스펙 지원자가 많다는 것도, 편입 후 생활이 생각만큼 녹록하지 않다는 것도 연세대 편입 지원자들은 모두 알고 있다. 그래도 그들은 편입을 간절히 원하는 것 같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연대편입 카페에는 자신의 스펙을 평가해달라는 글들이 수없이 올라오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