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쇠고기 협상대표였던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이 1일 "(한미 쇠고기 협상은) 미국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라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한 민동석 정책관은 김기현 한나라당 의원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쇠고기 협상은) 우리가 미국에 준 선물이 아니라, 미국이 우리에게 선물을 준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 정책관의 발언 직후, 야당 의원들이 민 정책관을 향해 고함을 치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김기현 의원은 질의응답을 이어갔고, 민 정책관은 "(쇠고기 협상 결과가) '숙박료'라는 말은 듣기 거북하다, 협상이 절실했던 건 우리보다 미국이었다"고 말했다.
민 정책관의 발언이 끝나자, 야당 의원들은 민 정책관을 강하게 성토했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국회를 X로 보는 것"이라고 외쳤고,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소리쳤다. 몇몇 야당 의원들은 정회를 요청하며 회의장에서 퇴장하기도 했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도저히 앉아있을 수 없었다, 국회와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야당 의원들끼리 상의한 결과 특위가 이런 상태로 강행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민 정책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이사철 한나라당 간사는 "원하는 답변만 원하면 그게 국정조사냐"며 민 정책관을 옹호했다.
이어 여야 의원들간 고성이 오가는 등 회의장 분위기는 험악해졌고, 결국 최병국 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해 특위는 중단됐다.
정운천 장관 "쇠고기 협상은 지난 정부 방침에 따른 것"
이날 특위에서 정운천 장관은 한미 쇠고기협상과 관련 한나라당의 '참여정부 설거지론'에 적극 편승, 책임을 참여정부 탓으로 돌리는 자세를 보여 야당 의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정운천 장관은 "한미 쇠고기 협상의 지침 배경은 전임 정부 1년 동안 나왔다, 작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담화문에서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를 개방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년을 놓고 보면, 협상 결과는 (전임 정부에서 정한 내용) 그대로 됐다, 4월 18일 협상은 노무현 정부의 기조에 따라 했지만 국민의 따가운 질타를 받았다"며 "나중엔 결국 이명박 정부가 훨씬 더 안전한 수입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권택기 한나라당 의원이 "왜 노무현 정권 때는 한미 쇠고기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느냐"고 묻자, 정 장관은 "노무현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개방에) 의지가 있었다, 하지만 정치적 상황 때문에, 대선 패배 이후…"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어 정 장관은 "쇠고기 협상 내용이 노무현 정부 때 확정됐는데, 왜 피디수첩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느냐"는 권 의원의 질문에 "아무리 설명해도 받아들일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얘기하면 (국민이)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이런 정 장관의 입장에 대해 김우남 민주당 의원은 "물러나면서까지 구질구질하게 변명한다"고 비꼬았고, 강기갑 의원은 "여당 의원들의 질문과 (정 장관의) 답변이 코드가 착착 맞아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2008.08.01 17:57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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