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원구성과 관련,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권영세·박진 의원이 12일 홍 원내대표가 구성한 상임위원장 내정에 반발,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나서는가 하면, 정병국 의원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을 희망하는 권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박 의원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상임위원장은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자리"라며 "이런 자리를 선수와 재직연수만을 따져 기계적으로 정하고 강요하는 식의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준표 원내대표가 밝힌 기준에 따르더라도 지금 (정보위에) 내정된 분은 이미 17대에서 8개월간 상임위원장 맡았고, 전문성도 부족하다"며 "국정원이 금강산 사태나 남북 경색 국면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는 현재 상임위원장 내정자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과 관련,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데 '내정' 비슷하게 (언론에) 흘리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권 의원 측 한 관계자는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지역구에 40명의 의원들이 있는데 홍 원내대표 말고 전부 상임위원장에서 배제된 것도 문제”라며 “직책을 이용해서
의원들을 자기 꼬붕 만들려는 꼼수”라고 강력 비난했다.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장을 희망하는 박 의원은 “현재는 외교안보 비상시국”이라며 “쇠고기문제, 금강산 피살사건, 독도문제, 한미FTA 비준문제, 북핵문제 등 굵직굵직한 국가적 현안들이 통일외교안보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 역할은 국익 차원에서 정부의 통일·외교·통상 정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주고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전문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열린 18대 국회가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무엇보다도 상임위원장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적재적소에 적격자를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의원은 “상임위원장은 당헌당규에 따라 민주적으로 선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 당헌.당규상 상임위원장 후보자는 조정이 되지 않을 경우 의원총회에서 선거를 통해 정하도록 되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선수나 재직연수만을 가지고 획일적으로 상임위원장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비민주적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역대표성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서울지역의 대표성이 사실상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박 의원은 그는 "어제 박희태 대표를 찾아가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하고 시정을 요구했는데 박 대표도 수긍하는 분위기였다"며 "상임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물어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경선이 집안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2006년에도 재경위와 여성
위에서 경선이 있었다"며 "경선을 통해 깨끗하게 이기는 것이 당 화합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반박했다.
문광위원장을 희망하는 정병국 의원도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외국에 있어서 길게 통화 못한다. 당에서 제대로 결정할 것으로 본다”며 사실상 당에서 홍 원내대표의 잘못을 바로 잡을 것이라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정 의원 측근도 “마지막까지 조율을 계속하겠지만 조율이 안된다면 경선도 불사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홍준표 원내대표는 “국회 상임위원장은 당헌에 경선을 하도록 되어있을 것”이라고 시인하면서도 “그러나 경선을 하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과거 관례를 보면 거의 원내대표단에서 조정을 했다”고 일축했다.
다만 그는 “일부 내정되신 분들이 다른 상임위원회를 원하면서 경선을 요구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은데 그 경우에는 그 분은 빼고 다른 분을 선정해서 다시 최고위원회의에 올리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야당몫도 배정해야하기 때문에 상임위 배정문제는 복잡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편 김영선 의원과 보건복지위원장 자리를 놓고 경선 의사를 밝혔던 심재철 의원은 국회윤리위원장으로 배정됨에 따라 경선 의사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또 이병석 의원과 국토해양위원장 경선을 주장하던 조진형 의원은 “원내대표실에서 분란을 막아 달라고 사정해서 그대로 행정안정위원장을 맡기로 했다”는 듯을 전해왔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시민일보(www.siminilbo.co.kr) 8월 13일자에 게재됩니다.
2008.08.12 17:58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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