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전체 측정장소 중 최고온도 28.3도 기록.
정미소
그렇다면 반대로 실내적정온도를 잘 준수하고 있는 곳은 어딜까? 예상 가능한 곳, 바로 관공서다.
서울시청 28.3℃, 강남구청 26.7℃, 종로구청 26.3℃ 순으로 적정온도를 준수하고 있었다. 특히 서울시청의 경우 점심시간 때 출입문도 열어놔 건물 안과 밖의 온도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온도를 측정하는 동안 "여긴 왜 이렇게 더워"라며 바쁜 손부채질을 하는 사람들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서울시청 관계자는 "점심시간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항상 27℃를 유지한다"며 "3시~3시 반 사이에는 '집중에너지 절약시간'이라 전체 에어컨을 끈다"고 말했다.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강남구청 관계자 역시 "항상 26-28℃를 유지하고 있는지 각 과에서 수시로 점검을 한다"고 말했다. 강남구청에서 만난 신모(51)씨에게 현재 실내온도가 답답하진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 정도 온도라면 불편하지 않다"며 "말만 경제 위기라고 하지 관공서에서만 적정온도를 지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공서만큼은 아니지만 학교 도서관 역시 적정수준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서강대학교 도서관 1관 서가의 실내온도는 25.3℃를 기록했다. 연세대학교 도서관 1층 휴게실 역시 26.1℃로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연세대의 경우 열람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24.3℃로 온도가 떨어졌으며, 숭실대 역시 1층 휴게실이 25.8℃인 반면 열람실은 24.1℃를 기록했다.
연세대 도서관 1층에서 유학생 김모(18)씨는 "약간 덥지만 견딜 만하다"며 "온도가 더 낮았으면(더 시원했으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반문했다.
3일간 관공서 및 백화점, 커피숍, 영화관, 은행, 버스・전철, 패스트푸드점 등 약 100여 군데의 실내 온도를 측정했다. 적정온도를 유지하는 곳은 관공서뿐이었다. 지나친 냉방에 익숙해지면 약간의 더위도 견디지 못하게 된다.
관공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가 적정온도 유지에 대해 덥다고 느끼는 이유는 과잉냉방에 습관화 되어 있기 때문 아닐까? 냉방기구에 의존하기보다는 적정온도를 알고 이를 생활속에서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할 때다.
참고로, <오마이뉴스>가 입주해 있는 누리꿈 스퀘어 역시 에너지 절감차원에서 출퇴근시를 제외한 시간에 승강기 2대의 운행을 중단하는 등의 '처방'을 내리고 있지만, 실내온도는 22℃나 됐다. 적정온도에서 4~6℃나 부족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