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시집 한번 읽어 보실래요?

그간 <오마이뉴스>에 발표한 시 시집으로 엮어

등록 2008.08.20 08:41수정 2008.08.20 08:42
0
원고료로 응원
 최일화 시집
최일화 시집 최일화
최일화 시집 ⓒ 최일화

제 시집을 제가 소개하려고 하니 좀 쑥스럽습니다. 그렇다고 누구에게 제 시집 좀 신문에 소개해달라고 부탁하기는 더 염치없는 노릇 같아 그냥 제가 잠깐 소개하기로 하겠습니다.
 
저는 사실 23년 전에 첫 시집을 상재했으니 문단에서 중견시인 소리를 들어야 마땅한 것인데 아무도 저를 기억하고 있지 않으니 그간 시인으로서 내가 얼마나 나태하고 무성의 했나 금방 알 수 있는 노릇입니다.

 
인천문단에 적을 두고 그냥 조용하게 문단의 한 구석에 처박혀 있었다고나 할까요. 그렇지만 항상 문학에 대한 열정이 사라진 적은 없습니다.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오로지 문학에만 매달릴 수 없는 여건이 문학에 소홀한 한 원인이라 하면 금세 어떤 변명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낌새가 저도 느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학에 대한 신뢰와 애정은 아마 평생 식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그 좋은 문학의 열매를 맺어 독자에게 아니 우리 후손에게 물려주면 그것은 개인으로서도 큰 영광이겠지만 이제 나이를 먹고 보니 한계가 느껴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래 좋은 시인들을 보면 힘차게 박수라도 치고 싶습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내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내고 있는 시인들 멋지지 않습니까?

 

저는 사실 이번 시집이 일곱 번째 시집입니다. 그런데 매번 시집이 변변치 못하다 보니 저를 아는 독자도 별로 없고 문단에서 그 이름이 미미하여 아무도 눈 여겨 봐주질 않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가끔 제 작품을 놓고 제가 곰곰이 생각하면 이만하면 독자들이 흥미 있어 하고 관심도 가져줄텐데 하고 혼자 아쉽게 생각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메추리도 제 자식은 예쁘다고 하지 않습니까? 제 작품에 제가 도취하는 것은 흔히 범하는 오류일 뿐 작품은 어디까지나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여튼 이번 시집은 독자들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괜히 말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제 시집을 사서 보시지 않아도 오마이뉴스 검색창에 제 이름 ‘최일화’만 딱 치면 시집 세권 분량의 시가 좌르르 쏟아져 나올 것이니 그냥 아무거나 몇 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요새 비가 추적추적 내리더니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졌습니다. 아직 더위가 물러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막바지 더위 잘 넘기시고 풍성한 가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가운데 빨간 티셔츠를 입은 사람이 필자. 2005년 1월 인도 캘커타에서 마더 데레사 세우신 '임종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같이 봉사활동을 한 대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가운데 빨간 티셔츠를 입은 사람이 필자. 2005년 1월 인도 캘커타에서 마더 데레사 세우신 '임종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같이 봉사활동을 한 대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했다.최일화
가운데 빨간 티셔츠를 입은 사람이 필자. 2005년 1월 인도 캘커타에서 마더 데레사 세우신 '임종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같이 봉사활동을 한 대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 최일화

자, 그럼 시집 속의 짧은 시 한 편 소개하겠습니다.

 

그해 봄

 

너의 편지를 잘게 찢어
꽃잎 뿌리듯 봄길 위에 뿌리니
복사꽃 잎 흩어지듯
네 추억

우수수
바람에 날렸네

세상 어디에도
꽃 한 송이
피지 않았지
산에도 들에도
꽃이 피지 않았지
그해 봄엔

                                                                2008.8.19

                                                   인천 만수동에서 최일화 올림           

 

덧붙이는 글 | 시집, 시, 최일화, 봄

2008.08.20 08:41ⓒ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시집, 시, 최일화, 봄
#최일화 #시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본인의 시, 수필, 칼럼, 교육계 이슈 등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합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쉽고 재미있는 시 함께 읽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1만2000 조각 났던 국보, 113년만에 제모습 갖췄다 1만2000 조각 났던 국보, 113년만에 제모습 갖췄다
  3. 3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4. 4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5. 5 대학 안 가고 12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됐다 대학 안 가고 12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됐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