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사무소 직원들과 대원들이 카고 백 무게를 확인하고 있다.
이지수
마침 사람들은 커다란 저울을 둘러싸고 서 있었다. 대원들은 카고 백을 자루에 담아 저울에 달았다. 저울 침의 흔들렸고, 대원들과 사무소 직원들의 눈이 뾰족한 저울 침 끝에 고정되었다. 짐에 드는 추가 비용을 내지 않으려면, 카고 백 하나 당 최대 무게인 12~13kg 이하가 나와야만 했다. 그런데 침이 가리킨 숫자는 17이었다.
"Seventeen(열일곱)." 사무소 직원이 말했다.
"No, no! Fifteen, fifteen(아닙니다, 열다섯이에요)!"옆에 있던 정태오빠가 말했다.
"No, look. It's seventeen(아닙니다, 보세요. 열일곱이잖아요)." 직원이 다시 한 번 말했다.
"No, no, no. Fifteen(아니에요, 열다섯이라니깐요)." 정태 오빠도 지지않고 말했다.
사무소 직원은 정태오빠의 우격다짐에 크게 웃었다. 심지어 넉살 좋은 정태 오빠는 직원을 간질이면서 저울 침을 못 보게 하고, 그가 들고 있던 펜을 뺏기도 했다.
결국 직원은 알았다는 듯 웃으면서 다음 카고 백을 주문했다. 다음도, 그 다음도 13kg가 넘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매우 간단한 영어가 오갔을 뿐이었지만, 정태 오빠 덕에 대원들은 무려 30kg의 추가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르웬조리 산행, 드디어 시작!이제 짐 문제는 모두 해결되고, 산행을 떠나는 일만 남았다. 대원들은 커다란 지도 앞에 앉아 관리사무소 직원의 설명을 들었다. 최소 일주일이 걸리는 산행인데다 고산병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에, 대원들의 표정은 꽤 진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