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이나 경복궁, 석굴암처럼 오래 되고 거창한 문화유산만 문화재가 아니다. 최근 간이역이나 돌담길, 굴뚝, 갯벌, 염전, 용광로 등의 시설물과 공장 및 가옥, 심지어 소금박물관, 동전, 전화기, 대중가요, 자와 저울 등 도량형기도 문화재가 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현지조사 및 문화재위원회 검토를 통해 '국산1호 항공기 부활'호와 철도산업 발달사에 있어서 귀중한 자료인 대통령 전용객차를 비롯한 전차 및 증기기관차 등 역사적 가치가 큰 항공기·철도 관련 유물 14건을 21일 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문화재 등록예고 유물은 의왕 철도박물관에 있는 '대통령 전용 객차', '대한제국기 경인철도 레일' 등 11건으로 가장 많으며 공군사관학교 박물관의 '국산 1호 항공기 부활호', 국립서울과학관의 '전차', 제주 삼무공원의 '미카형 증기기관차 304호' 등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국산1호 항공기 '부활호'는 한국전쟁 당시 우리 공군이 1953년 국내에서는 최초로 자체 설계·제작한 2인승 경비행기로 전쟁으로 피폐해진 국민의 자존심 회복을 위하여 이승만 대통령이 '復活' 친필 휘호를 내려 명명식까지 거행한 바 있다.
특히 부활호는 1960년까지 연락기 및 연습기로 사용되었으나 이후 소재를 알 수 없다가 2004년 대구 경상공고 지하창고에서 부활호의 기골(機骨) 등이 발견되어 이를 공군 군수사령부 제81항공정비창에서 2006년 10월 복원하였다.
'대통령 전용 객차'는 1927년 일본에서 제작되고 조선총독부 철도국 경성공장에서 조립한 객차로 1955년에 전망대와 회의실·침실 등을 갖추고 화려한 의장이 돋보이는 대통령 전용으로 개조되어 이승만 대통령부터 박정희 대통령까지 지방시찰 등에 이용되었다.
'미카형 증기기관차 304호'는 1944년 일본에서 제작되고 조선총독부 철도국 경성공장에서 조립한 증기기관차로 1967년 8월 디젤기관차의 등장으로 퇴역하였으며, 탄수차(석탄과 물을 싣는 차량)가 중유용으로 개조되지 않고 유일하게 원형이 남아있는 기관차다.
'미카형 증기기관차 129호'는 1940년 일본에서 제작되고 조선총독부 철도국 경성공장에서 조립한 증기기관차로 1950년 7월 19일 북한군에 포위된 미 제24사단장 윌리엄 F. 딘 소장 구출을 위해 적진에 돌진하다 대부분 전사한 이력이 있는 기관차로 알려져 있다.
'협궤 증기기관차 13호'는 1937년 일본에서 제작되고 조선총독부 철도국 수원운전사무소에서 조립한 텐더식 증기기관차로 레일 간격이 표준보다 좁은 협궤에서 운행되던 기관차로 수인선(수원~인천 송도) 및 수여선(수원~여주)에서 운영되며 동차라 불리었다.
'대한제국기 경인철도 레일'은 1899년 개통된 경인선 부설에 사용된 레일로 우리나라에 최초로 도입된 철도 레일이다. 이 유물은 1936년 서울 용산의 철도종사원양성소에 철도박물관을 개관할 때부터 보존해 왔으며 현재 의왕 철도박물관이 전시·관리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국산1호 항공기 부활호'는 공군이 문화재 등록을 신청해 옴에 따라 문화재로서의 가치 판단을 하였으며, 철도 유물은 문화재청이 2007년도에 실시한 근대문화유산 철도분야 목록화 조사 용역을 통해 발굴된 유물에 대한 검토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문화재 등록예고 공고를 통해 소유자를 비롯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문화재로 공식 등록할 계획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2006년 7월 문화재보호법 개정에 따라 근대문화재 등록 대상을 부동산에서 동산까지 확대하고 10개년 전수조사를 통해 근대기 음반. 책. 영화 등의 문화콘텐츠, 교통. 통신. 의(衣).주(住)생활 분야로까지 확대해 '일상'이 문화재가 되고 있다.
문화재청 근대문화재과의 한 연구관은 "근대 유산들은 남은 것이 적고 파손으로 인해 후대를 위해 보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기존 문화재는 예술성 희귀성 등을 중시하지만 근대문화재는 실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나가 주요 기준이다"고 말했다.
2008.08.21 15:52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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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전차와 1953년 항공기 '부활' 문화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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