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들여다보는 그때 그 시절

과천 국립 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현대사진 60년

등록 2008.08.24 11:08수정 2008.08.2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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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국보1호인 남대문이 불에탄 다음날 아침에 현장을 가서 찍은 사진을 기본으로 작업하였다.부랴부랴 다시 짓는게 문제가 아니라 유리돔을 이런식으로 설치하여 10년간 그대로 두었다가 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작가의 글 중에서)이상현 작가의 작품
조선의 국보1호인 남대문이 불에탄 다음날 아침에 현장을 가서 찍은 사진을 기본으로 작업하였다.부랴부랴 다시 짓는게 문제가 아니라 유리돔을 이런식으로 설치하여 10년간 그대로 두었다가 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작가의 글 중에서)이상현 작가의 작품조정숙

더위가 유난히도 기승을 부렸던 올 여름도 이제는 한풀 꺾이면서 제법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하기까지 하여 이불을 잡아 당기게 하는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것이다. 오늘이(23일) 바로 입추와 백로 사이에 드는 절기인 처서다. 처서가 지나면 추수할 일만 남았으므로 이 무렵이 되면 농촌이 한가해지기도 하는 시기다.

어렴풋이 기억을 되살려 보니 어렸을 적 어머니께서는 여름 내내 더위와 싸우며 집안 농사를 도와주었던 일꾼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주며 하루를 편하게 쉬도록 했던 기억이 난다.


'처서에 비가 오면 독의 곡식도 준다.' 는 속담이 있는데 새벽까지 줄기차게 내리던 비가 뚝 그치더니 맑고 넓은 청명한 하늘이 밖으로 유혹하는 주말이다. 이른 아침 비가 그쳤으니 올 농사는 풍년이 들게 당연지사고 덥다는 핑계로 게으름을 피우며 그 동안 소홀히 하였던 마음의 양식과 고갈 되었던 영혼의 양식도 불어 넣을 겸  과천에 있는 현대 미술관을 찾았다.

한국 현대 사진의 역사와 현재를 조망하고 미래의 지평을 제시하는 대규모 기획전으로 8월 15일~10월 26일까지 한국 현대 60년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는 정보를 사전에 알아본 다음 사진전을 보기위해 우선 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가끔 조용히 생각도 하고 마음에 정리를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면 집에서 가까운 이곳을 찾아 전시관 앞마당을 산책하기도 하고 조각가들이 만들어 놓은 조형물을 보면서 복잡한 머리를 식히기도 하고 상시 열리고 있는 전시관을 들려 관람을 하기도 했던 곳인데  방학을 해서인지 단체로 온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재잘거림이 전시관을 어수선하게 한다. 한 무리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한가한 틈을 타 6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사진들을 감상하게 되었다.

 한국현대사진60년이 열리는 국립현대 미술관
한국현대사진60년이 열리는 국립현대 미술관조정숙

 입구에 전시된 60년대의 대표적인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
입구에 전시된 60년대의 대표적인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조정숙

1948~1960년대의 작품은 전쟁을 직접 목격한 사진가들의 작품으로 리얼리즘 사진에 중점을 두어 한국 사진의 한 세대를 대표하는 모토가 되었으며 또한 한국 사진사의 매우 의미 있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 한다.

1970~1980년대의 작품은 한국사회의 경제 성장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시기인 만큼 작가들 또한 개인의 고유한 시각을 드러낸 형태의 작품이 등장한다. 이때는 폭력적인 독재 권력에 대한 저항과 민주사회를 향한 열망이 강했기 때문에 시대에 맞는 저항을 사진으로 표현했다고 말한다.


1990~2008년 이 무렵의 한국 사진에는 현대 미술의 한 분야로서 전문적인 사진 교육을 받은 작가들이 유학 또는 전문 사진 교육을 통해 전문영역을 구축하게 되었고 2000년대에는 디지털이라는 혁명적인 물결이 사진에 대한 개념을 획기적으로 바꾸게 되었단다.

 가까운 과천에 살고 있고 ,서울에 있는 상현중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이씨와 중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아들이 작품을 보고 있다.
가까운 과천에 살고 있고 ,서울에 있는 상현중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이씨와 중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아들이 작품을 보고 있다. 조정숙

 갈현 초등학교에 다닌다는 예림이와 동오, 방학 숙제로 현장체험학습 나왔다는 가족
갈현 초등학교에 다닌다는 예림이와 동오, 방학 숙제로 현장체험학습 나왔다는 가족조정숙

다정하면서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사진전을 관람하면서 친절하게 설명을 하고 있는 모자처럼 보이는 남녀를 발견하고 다가가 말을 건넨다. 다정스럽게 작품을 감상 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어떤 관계이며 어떻게 사진전을 관람 하게 되었나요?
아네!…….중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함께 왔답니다. 가까운 과천에서 살고 있고 아들과 함께 산책도 할 겸 사진전도 관람하기위해 왔지요. 큰 아이와 남편은 일이 있어서 함께 하지 못했고요.

저는 중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고 있답니다. 사회를 가르치다 보니 현대사 사진전에 관심이 갔고 매그넘 사진전이나 미술전 등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관람을 한답니다. 오늘은 마침 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관람을 하게 되었답니다. 상현중학교에서 근무 한다는 이모씨 씨(45)가 말한다.

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과 함께 나누는 대화가 참 보기 좋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작품을 감상하는데 또 다른 가족이 보인다. 이번에는 딸과 아들을 데리고 온 아빠가 작품을 보며 열심히 설명을 한다.

아직은 오래전의 생활상을 담은 사진들을 보면서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는 아이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참 교육의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한다. 서울 갈현 초등학교에 다닌다는 5학년 예림이와 3학년 동호가 대답한다. 현장 체험으로 방학 숙제가 있어 아빠 엄마와 함께 왔어요 한다.

 군사재판이 열리는 법정에 중년의 여죄수가 판사 앞에서 고개를 떨구고 서 있는데 갑자기 서너살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방청석에서 죄수에게로 아장아장 걸어가 엄마의 손을 잡는 순간의 장면을 정범태 작가가 놓치지 않고 촬영하였다.
군사재판이 열리는 법정에 중년의 여죄수가 판사 앞에서 고개를 떨구고 서 있는데 갑자기 서너살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방청석에서 죄수에게로 아장아장 걸어가 엄마의 손을 잡는 순간의 장면을 정범태 작가가 놓치지 않고 촬영하였다.조정숙

 조금은 코믹해 보이는 쓰리랑 부부가 연상되게 하는 작품. 도시계획으로 인한 재개발로 지금은 사라져 버렸지만  골목안의 풍경을 따뜻한 느낌으로 다가오게 표현한 김기찬 작가의 작품이다.
조금은 코믹해 보이는 쓰리랑 부부가 연상되게 하는 작품. 도시계획으로 인한 재개발로 지금은 사라져 버렸지만 골목안의 풍경을 따뜻한 느낌으로 다가오게 표현한 김기찬 작가의 작품이다.조정숙

몇 년 전부터 사진을 취미 생활로 시작했던 나로서는 사진으로 표현된 예술의 세계가 역사의 한 페이지를 보여 주는 아름다운 예술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작품을 감상하다보니 조금은 코믹한 작품도 보인다. 모 코미디 프로였던 쓰리랑 부부가 연상되는 작품도 보인다. 암울했던 80년대의 사진들도 보인다.

국보 1호였던 남대문의 불타버린 모습을 담은 작품 앞에서는 코끝이 찡해지기도 한다. 60년의 현대사를 한눈에 알 수 있는 현대 사진전을 보면서 추억에 잠겨본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에게는 애잔한 감동으로 젊은 세대들에게는 역사를 알게 해주는 한국현대 사진 60년 꼭 한번 감상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입구에 가족의 의미를 사진이라는 영상매체를 통해 표현해낸 작품들을 공모합니다. 라는 ‘우리시대 가족의 초상’ 사진 공모전이 눈에 띈다.

덧붙이는 글 | 미술관을 방문하고 한국현대사진60년을 기사로 쓰고 싶었던 나는 사진 촬영이 금지 되어 있기 때문에 신분을 밝히고 미술관측의 담당자에게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허가를 받고 촬영을 하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미술관을 방문하고 한국현대사진60년을 기사로 쓰고 싶었던 나는 사진 촬영이 금지 되어 있기 때문에 신분을 밝히고 미술관측의 담당자에게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허가를 받고 촬영을 하였습니다.
#한국현대사진6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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