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바닷가와 작은 포구
이승철
“에이! 그럴 수야 없지요, 공연히 비싼 돈 내고 입만 버려요. 다른 걸로 먹읍시다. 대게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다른 적당한 음식을 먹기로 하고 다시 천천히 달렸다. 저만큼 앞에 휴게소가 나타났다. 바닷가 언덕배기에 있는 장사 휴게소였다.
“모르는 곳에서는 손님이 많은 곳이나 기사식당으로 들어가면 실망하지 않는다는데 저 기사식당 어때?”
마침 바닷가 쪽에 기사식당이라는 간판을 단 음식점이 보였다. 식당 앞엔 승용차도 몇 대 서있었다. 손님도 있고 더구나 기사식당이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식당이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우리처럼 무뚝뚝해 보이고 늙수그레한 남자가 주인인 듯 우리들을 맞는다. 다른 식탁에도 10여명의 손님들이 아침을 먹고 있었다. 차림표를 살펴보던 아내들이 음식을 주문했다.
“아저씨! 조기매운탕으로 주세요. 그리고 참, 맛있게 해주세요?”
“네에. 걱정 마세요, 맛있게 해드릴 테니까.”
주인아저씨는 겉보기와는 달리 상당히 부드럽고 친절했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잠깐 기다리며 방안을 살펴보니 여느 식당과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출입문에서 들어서면 바로 식료품을 파는 가게가 자리 잡고 그 안쪽 마루에 낮은 식탁들이 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