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어업 '갓후리'..."줄을 당겨라"

남해 송정한솔 체험마을 전통 고기잡이 현장을 보다

등록 2008.08.27 15:39수정 2008.08.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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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보물 남해바다

남해 송정해수욕장 '갓후리' 전통어로체험 배가 멀리 보입니다.
남해 송정해수욕장'갓후리' 전통어로체험 배가 멀리 보입니다. 조도춘

지난주 피서를 다녀왔다. 매년 바다를 찾아 피서를 떠난다. 산골 촌놈이라 그런지 산보다는 바다가 좋다. 넓게 펼쳐진 모래와 출렁이는 파도가 각박했던 마음을 넓은 바다에 풀어놓는 듯해 편안한 느낌이다. 1500여 미터의 은빛 하얀 모래가 펼쳐진 남해 송정해수욕장은 한눈에 쏙 들어오는 아담한 곳이다. 산모퉁이 조금만 돌아가면 유명한 상주해수욕장이 있지만 숨겨놓은 작은 보석처럼 왠지 마음을 쏠리게 하는 곳이다.


강렬하게 내리쬐는 태양빛과 은빛 모래빛의 눈부심을 막기 위해 선크림, 챙모자도 준비했다. 하지만 촌놈이 초록빛 바닷물에 넋을 놓았는지 팔과 얼굴에 화상을 입어 며칠 화끈거리는 고생을 했다. 지금은 뱀이 허물을 벗듯 어깨부터 하얀 비늘이 일어난다.     

깨끗한 바닷속에는 어종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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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후리 전통 고기잡이인 남해송정 한솔체험마을 '갓후리'를 영상에 담았습니다. ⓒ 조도춘


작은 어선은 해안가에서부터 시작하여 그물을 풀어 해안 멀리까지 달려 나간다. 그리고 40여 명이 해안 양쪽에서 합심하여 그물에 연결된 밧줄을 해안 쪽으로 당긴다. 마치 바다와 줄다리기 시합이라도 하는 듯 보인다. 

"오늘 (고기) 몇 마리 잡을 것 같아요?"
"글쎄, 온도가 상승해서 (고기가) 있으려나?"

대부분이 처음 해보는 어촌 고기잡이 체험이라 과연 고기가 잡힐까 회의적이다. 그러나 그물 가득 많은 고기가 잡히기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영차~"하고 그물과 연결된 단단한 밧줄을 힘을 합해 끌자 초록빛 깊은 바다에 담긴 그물이 서서히 육지로 끌려 나온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때쯤. 바다가 꽉 붙잡고 있는 그물도 여러 사람들이 끄는 힘에 못 이기는 듯 스르르 끌려나온다. 속마음을 털어 놓듯 그물에는 생각보다 많은 다양한 고기들이 잡혀 올라온다. 반신반의했던 체험자들도 갑자기 발이 빨라지고 여기저기에서 탄성이 터진다.

다양한 어종 ‘갓후리’로 잡은 다양한 어종입니다.
다양한 어종‘갓후리’로 잡은 다양한 어종입니다.조도춘

게, 정갱이, 고등어, 학꽁치, 도다리새끼, 쥐치, 정어리, 광어, 숭어, 점농어 그리고 바다의 은어라고 불리는 1급수 어종 보리밀 등 종류도 다양하다. 참여자들은 바다의 종합선물 세트라도 받은 느낌인지 흥분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과 조화'입니다. 이 전통 어로잡이 체험은 힘의 균형이 필요하고 조화도 필요하며 협동심이 필요합니다." 

박인수 송정한솔체험마을 사무장은 "원시어업인 '갓후리'는 배가 바다에 그물을 드리우면 해안에서 줄을 당겨 고기를 잡는 방식"이라며 기술보다는 많은 사람들의 힘이 필요한 전통고기잡이라고 말한다. 경사가 완만하고 해저가 평탄한 해변에서 어구를 해안 안으로 끌어들여 고기는 잡는 방식으로 지인망(地引網)이라고도 한다.

갓후리 배 그물망 등 어구를 실어 해안 멀리 그물망을 펼친다.
갓후리 배그물망 등 어구를 실어 해안 멀리 그물망을 펼친다.조도춘

밧줄 끌기 양쪽으로 나뉘어 해안으로 밧줄을 끌고 있다.
밧줄 끌기양쪽으로 나뉘어 해안으로 밧줄을 끌고 있다. 조도춘

옛날에는 세계 도처에서 널리 사용된 고기잡이 방법이지만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고 한다. 고기를 잡으러 먼 바다까지 나가야 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 아프지만 깨끗한 그 옛날 바다에서 풍부한 어족을 채취하던 사람들이 눈에 선하다. 어촌에서도 협동을 통하여 살아가는 조상들의 생활모습을 느낄 수가 있었다.

2002년부터 실시한 전통어로 체험이 벌써 8년이 되었다고 한다. 1년에 20여 차례 실시. 학생, 어른 등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호기심과 흥미를 끌었다고 한다. 

오늘 행사는 경남지역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전달할 산 경험을 쌓기 위해 먼저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갓후리' 전통고기잡이 체험은 학생단체와 어른으로 나눠 학생들은 체험학습 위주로 성인들은 재미와 맛 위주로 행사를 진행한다. 단체의 협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소수 인원이 참여할 수는 없고 40여 명 이상이 예약을 하여야 참여를 할 수가 있다고 한다. 행사는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예약을 받아 연중 실시하고 있는 어촌마을 체험 행사다. 

이밖에도 나비생태 박물관, 떡메치기, 충렬사, 거북선 탐방 등 농어촌체험, 전통문화체험, 생태체험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어 다양한 체험을 할 수가 있다고 한다. 주로 마을 홈페이지인 '송정한솔 체험마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예약하면 된다고 한다.

어부체험 배 '갓후리' 전통고기잡이 배, 선장은 그물과 밧줄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어부체험 배'갓후리' 전통고기잡이 배, 선장은 그물과 밧줄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조도춘

덧붙이는 글 | u포터에 송고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u포터에 송고했습니다.
#갓후리 #남해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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