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송정해수욕장'갓후리' 전통어로체험 배가 멀리 보입니다.
조도춘
지난주 피서를 다녀왔다. 매년 바다를 찾아 피서를 떠난다. 산골 촌놈이라 그런지 산보다는 바다가 좋다. 넓게 펼쳐진 모래와 출렁이는 파도가 각박했던 마음을 넓은 바다에 풀어놓는 듯해 편안한 느낌이다. 1500여 미터의 은빛 하얀 모래가 펼쳐진 남해 송정해수욕장은 한눈에 쏙 들어오는 아담한 곳이다. 산모퉁이 조금만 돌아가면 유명한 상주해수욕장이 있지만 숨겨놓은 작은 보석처럼 왠지 마음을 쏠리게 하는 곳이다.
강렬하게 내리쬐는 태양빛과 은빛 모래빛의 눈부심을 막기 위해 선크림, 챙모자도 준비했다. 하지만 촌놈이 초록빛 바닷물에 넋을 놓았는지 팔과 얼굴에 화상을 입어 며칠 화끈거리는 고생을 했다. 지금은 뱀이 허물을 벗듯 어깨부터 하얀 비늘이 일어난다.
깨끗한 바닷속에는 어종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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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후리 전통 고기잡이인 남해송정 한솔체험마을 '갓후리'를 영상에 담았습니다. ⓒ 조도춘
작은 어선은 해안가에서부터 시작하여 그물을 풀어 해안 멀리까지 달려 나간다. 그리고 40여 명이 해안 양쪽에서 합심하여 그물에 연결된 밧줄을 해안 쪽으로 당긴다. 마치 바다와 줄다리기 시합이라도 하는 듯 보인다.
"오늘 (고기) 몇 마리 잡을 것 같아요?""글쎄, 온도가 상승해서 (고기가) 있으려나?" 대부분이 처음 해보는 어촌 고기잡이 체험이라 과연 고기가 잡힐까 회의적이다. 그러나 그물 가득 많은 고기가 잡히기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영차~"하고 그물과 연결된 단단한 밧줄을 힘을 합해 끌자 초록빛 깊은 바다에 담긴 그물이 서서히 육지로 끌려 나온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때쯤. 바다가 꽉 붙잡고 있는 그물도 여러 사람들이 끄는 힘에 못 이기는 듯 스르르 끌려나온다. 속마음을 털어 놓듯 그물에는 생각보다 많은 다양한 고기들이 잡혀 올라온다. 반신반의했던 체험자들도 갑자기 발이 빨라지고 여기저기에서 탄성이 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