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국제행사마다 협찬금 '몸살'

불경기에 지역기업 울며 겨자먹기 참여

등록 2008.08.29 11:55수정 2008.08.2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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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가 최근 대규모 국제행사를 개최하거나 유치에 나서면서 예산부족을 빌미로 유관기관이나 지역기업의 후원 및 협찬에 지나치게 의존해 이들 유관기관과 기업들은 반 강제나 다름없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자금난에 허덕이는 기업들은 광주비엔날레·U대회 유치 등 국제행사마다 손을 벌리는 구시대적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미운털’이 박힐 것을 우려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27일 광주시와 (재)광주비엔날레에 따르면 광주는 최근 광주U대회 유치를 비롯해 광주비엔날레와 디자인비엔날레, 세계광엑스포 등 10여건의 각종 국제행사가 줄지어 이어지면서 준조세 성격의 협찬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광주시와 (재)2013광주하계U대회 유치위원회는 대회유치 운영경비를 마련한다는 명목으로 기업규모에 따라 금호아시아나 20억원 등 최소 1억원에서부터 20억원까지 15개 기업으로부터 59억원을 받았다.

 

(재)광주비엔날레 또한 부족한 행사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2년마다 기업들로부터 협찬금품을 받고 있다. 지난 2006년 6회 대회의 경우 24개 업체로부터 현금(15억3천만원)과 항공권과 주류, 인터넷광고 등을 협찬 받았다.

 

광주신세계는 20일 기탁한 1억원을 비롯해 지난 95년 1회부터 지금까지 7차례에 걸쳐 총 11억5000만원을 비엔날레에 후원했다.

 

또 광주시에 비엔날레 입장권 20만매를 배정해 시는 이 중 2만5000매를 각 구청에 배분했고 나머지 17만5천매는 각 국·실별로 최대한 소화하고 광주상공회의소와 시도교육청 등 유관기관에도 협조 요청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이들 기관은 물론 특히 관급공사에 목메고 있는 건설업체들은 광주시의 유치 재도전이 유력시됨에 따라 후원금을 얼마를 다시 내야할지를 놓고 벌써부터 고민에 휩싸여 있다.

 

건설업체인 B사의 간부는 “비엔날레나 U대회 유치가 열리기 전에 모금액수와 입장권이 기업규모에 따라 눈치껏 정해진다”며 “시의 눈치를 봐야 하는 기업으로서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동참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는 시나 재단이 자체 재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각종 전시성 행사를 앞다퉈 개최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불경기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들은 협찬금이 강제징수나 다름없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지역 상공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업체들이 준조세 성격의 이 같은 부담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후원금이 1회성에 그치지 않는다는데 있다. A사 회계담당 김모(45)씨는 “각종 국제행사에 수억원을 회사기밀비로 지원했다”며 “그러나 대형 국제행사가 해마다 1~2건 꼴로 개최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지역경제인의 모임에서도 후원금에 대해 상공인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으며 특히 다음달 열릴 광주비엔날레나 차기 대회 재도전에서도 이 같은 행태가 반복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기업들이 성공적인 U대회 유치에 동참한다는 취지에서 자율적으로 모금에 나섰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해당 기업들의 반응은 전혀 다르다.

 

건설업체인 B사의 간부는 “U대회 유치나 비엔날레나가 열리기 전에 모금액수와 입장권이 기업 규모에 따라 눈치껏 정해진다”며 “광주시의 눈치를 봐야 하는 기업으로서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참가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를 감안, 준조세 성격의 이 같은 협찬 및 후원요청은 자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예산수요 및 공급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대회를 준비하다보니 나타난 문제를 민간에 떠넘기는 것”이라며 “대회가 끝난 뒤 예산에 대한 종합적인 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첨부파일
후원금.JPG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호남매일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8.29 11:55ⓒ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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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금 #광주비엔날레 #광주신세계 #예산부족 #준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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