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도 나에게 제일 어울리는 폼이 망치 들고 집을 짓는 일이다
장승현
얼마 전에 친구가 골프채를 줘서 집 마당에서 폼을 잡고 있으려니까 아내 왈, "여보, 근데 이상한 건 왜 당신이 골프채를 들고 있으면 무기로 보일까?"라고 했다.
또 한 번은 어느 으스스한 폐가에서 골프채를 들고 있으려니까 어느 동료 기자가 사진을 찍으면서 아주 좋은 사진감이라며 사진 찍으며 배를 잡고 뒹굴었다.
이처럼 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일들이 많은데 유일하게 망치질을 하면 그냥 그냥 자연스럽다고들 한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에서 망치질이나 하지 취재다니는 기자질을 왜 하냐고들 비아냥거린다.
예수의 직업이 목수였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즐거운 일이 집을 짓는 일일 거다. 목수 중에서도 형틀목수, 필름 목수, 무늬목 목수, 인테리어 목수, 한옥 목수 등 다양하지만 그래도 나무를 만지고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을 짓는다는 게 그 어느 일보다 나에게는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