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장관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허용 한국에 촉구"

지난 금요일(19일) 미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는 '종교의 자유에 대한 연례 보고서'(2008년도) 발간을 기념하기 위해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것으로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종교적⋅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고 우리는 국회가 이를 입법화 할 것을 촉구합니다."

동 보고서의 대한민국의 '종교의 자유 실태' 편에는 병역거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2007년 9월 18일, 한국 정부는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에게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방안을 발표하였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국립병원이나 재활센터에서 36개월을 복무하게 되는데, 이에 따르면 군복무에 비해 약 10-14개월 긴 기간 복무하게 된다. 아직 60% 이상의 한국 국민이 이 제도에 반대하고 있으며, 본 보고서 작성 마감일까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태이다.

여호와의 증인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5월 현재 489명이 수감되어 있다. 또한 군복무를 이행한 후 여호와의 증인이 된 예비군 훈련 거부자들은 약 60명 정도이며 이들은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매년 반복적인 벌금을 선고 받고 있다."

198개국의 종교 보고서 가운데 10여 개 국가 미만이 병역거부자를 처벌하고 있는데, 한국이 90% 이상의 수감자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무성 민주주의 노동 인권국에서 발행하는 종교보고서는 2003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한국의 병역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종교 자유의 제한’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가마다 상황이 다르다!

혹자는 “그래도 좋다 대한민국은 유일한 분단국이고 정전상태로 언제 전쟁이 날지 모른다 종교의 자유 보다 생존이 더 절실하기 때문에 대체복무를 반대한다”고 할지 모른다. 그런데 동 보고서 ‘이스라엘 편’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내용이 나온다. 우리는 한쪽면만 분계선이지만, 이스라엘은 사방이 적국의 위협을 받고 있다.

유대교 성직자의 대체복무가 허용되고 군복무도 기간도 남자의 경우 3년인데도 대체복무는 그보다 더 짧게 하면서도 이스라엘 국민들은 군복무자와 똑같은 가치로 받아들인다. 어쩌면 종교인의 대체복무를 더 신성시(?) 하는 지도 모른다. 보고서의 다음 내용은 대한민국의 반대자들에게 잠깐 멈추어 생각해볼 여유를 준다.

"2007년 6월 기준으로 이스라엘계 아랍인들과 전통 유대인들은 군복무를 대신하여 보건, 교육, 복지 영역에서 1, 2년 간 자원자로서 국가를 위해 복무할 수 있다. 이러한 복무는 참전용사나 노병들에게 제공되는 것과 같은 국가적인 특권을 받을 자격을 부여한다."

내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하게!

이제 국방부가 12월 20일에 마감되는 대체복무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공감대를 기초로 내년 초에는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으니 당사자들은 또 한 번 숨을 고르며 기다릴 수밖에 없다. 연구에 종사하는 연구원들에서부터 정책입안에 관여하는 공무원, 그리고 최종 입법부의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남의 자식 이지만 징역을 살려서는 안 된다”는 너그러움을 가져 주기 바란다. '내 자식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히 여겨라"고 했지 않았는가.

혹시 이러다가 대한민국 국방부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를 반대하는 시범 국가가 되어서 미개발 군사독제국가들의 연수국가가 되지는 않을지 염려가 된다.

첨부파일

080919-라이스,군징집자들에게대체복무허용할것을_한국에촉구-연합뉴스.hwp

덧붙이는 글 군사강대국인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서는 그 신념을 존중하도록 압력을 가한다. 어쩌면 이중적인 것 같지만 종교의 본질, 신념이나 양심의 자유가 인간의 천부적인 권리에 속한다는 가치인식이 확립되어 있기때문이다. 종교인은 현실의 영역에 살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상을 실현키 위해서 현실을 초월해야 하는 고유의 역활이 있다. 현실의 감정만으로는 우리 사회가 병역거부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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