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8.09.26 13:32수정 2008.09.26 14:16
귀신하면 공포감 먼저 엄습해 오는데, 장난끼 어린 우스꽝스런 귀신 모습을 하고 사람들이 서로 웃고 즐기는 축제가 있습니다. 바로 할로윈 축제입니다.
할로윈의 상징물은 호박입니다. 호박 속을 파서 그 껍질로 귀신이나 악마의 얼굴을 새기고 그 안에 불이 켜진 초를 고정시켜 집 앞에 놓고 공포스런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할로윈데이는 가톨릭에서 매년 11월 1일을 모든 성인(聖人)의 날로 정하고 기도하는 유래가 있었는데, 그 전날인 10월 31일 성인의 날 이브(All Hallows' Eve)가 바로 할로윈의 시초입니다. 고대 북유럽쪽에 거주하던 켈트족이나 아일랜드 지방에서 시작되어 세계 여러 나라로 전파 되었습니다.
할로윈축제에서 귀신은 공포의 대상이 아닌 인간과 함께 하는 친구처럼 친근하게 여겨집니다. 용인에 있는 놀이공원에서 벌써 해피 할로윈축제(9월 5일~11월 2일)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매년 하는 행사지만 볼 때마다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특히 밤에 열리는 빛의 축제(Moonlight Festival)를 보고 있으면 환상의 세계에 온 듯합니다. 아직 우리 나라에는 익숙한 축제는 아니지만 지난 주말에 보고 온 해피 할로윈 축제를 소개합니다.
옛날에 북부 아메리카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무서운 복장으로 분장을 하고 떼지어 몰려 다니면서 선물을 요구해 사람들을 곯려주는 날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과자를 요구하는 것으로 그 풍습이 바뀌었습니다.
현재 미국의 할로윈축제는 재미 있고 우스꽝스런 귀신 복장을 한 꼬마귀신들이 집집마다 문을 열고 들어와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 : 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칠테야)'하고 외치면서 자루를 내밀면 그 자루에다 과자, 사과, 오렌지, 사탕 등을 넣어 줍니다. 우리나라도 정월 대보름이면 귀신복장은 아니지만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오곡밥을 얻어먹거나 훔쳐 먹는 풍습이 있죠?
우리나라는 전설의 고향에서 귀신이 많이 등장하는데, 백년 묵은 여우, 이무기, 한을 품은 처녀귀신, 아기귀신 등 하나같이 가까이 하기엔 먼 귀신들입니다. 같은 귀신이라도 다른 나라에서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친근감 있는 축제로 승화시켰다는 게 우리와는 다른 점입니다.
야간에는 빛의 축제, 문라이트 페스티발이 펼쳐집니다. 수만개의 화려한 조명을 단 갖가지 모습의 행렬들을 모면서 이곳이 환상의 세계가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하기도 합니다. 앙드레김 말대로라면 '정말 환타스틱 해요~'
같은 귀신을 보더라도 이렇게 서양과 동양의 문화는 서로 다릅니다. 물론 서양의 드라큐라는 우리나라 귀신보다 더 무서운 흡혈귀지만요. 귀신과 함께 하는 할로윈축제는 이승과 저승을 함께 생각하는 종교적 색채가 강한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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