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기름값 걱정 안 해도 돼 다행이에요"

계룡시 엄사주택지역, 1일부터 도시가스 공급

등록 2008.10.01 17:40수정 2008.10.01 17:40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이젠 기름값 걱정 없어요! 계룡시 엄사리 주택지역에 1일부터 도시가스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사진은 필자가 사는 빌라에 설치한 도시가스관

이젠 기름값 걱정 없어요! 계룡시 엄사리 주택지역에 1일부터 도시가스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사진은 필자가 사는 빌라에 설치한 도시가스관 ⓒ 김동이


"그동안 겨울만 다가오면 기름값 걱정했는데 이젠 도시가스가 들어오니까 한숨 돌렸어요."


시(市)에 사는 주택에 이제야 도시가스가 들어왔다고 하면 언뜻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도 있겠지만 도농 복합도시인 계룡시 엄사면 지역에, 그것도 일반 주택지역에는 1일부터서야 도시가스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가스관 공사를 지켜보면서 '올 겨울이 오기까지 완료할 수 있을까?'하며 마음 졸였는데 그래도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도시가스가 공급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a 새로 설치한 가스보일러 기존 기름보일러를 해체하고 새롭게 설치한 가스보일러

새로 설치한 가스보일러 기존 기름보일러를 해체하고 새롭게 설치한 가스보일러 ⓒ 김동이

도시가스가 공급되기 전인 지난 9월 30일 아침. 느닷없이 보일러공들이 내가 살고 있는 빌라로 들이닥쳤다. 보일러를 교체해야 하니 준비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출근 전인지라 주섬주섬 옷을 차려 입고는 부랴부랴 보일러 주변을 정리하고 보일러공들이 가스보일러를 설치하기 수월하도록 조치를 해주었다.

그렇게 해놓고는 출근준비를 하기 위해 화장실로 갔는데, 아뿔사! 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보일러 해체한다고 물을 잠근 것이었다.


'어쩌지… 출근 준비해야 하는데….'

그 때 주인 아주머니가 오더니 보일러만 연결되면 바로 물이 나오니까 기다렸다가 씻고 나가든지 점심때쯤 와서 씻고 나가라며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잠깐인데 뭘…. 일단 출근했다가 점심 때 다시 와야겠다.'

다행히 사무실이 집과 그리 멀지 않은 터라 보일러만 설치되면 다시 와서 씻고 나가면 될 일이다. 일단 가스 보일러를 설치하는 게 더 중요한 문제기 때문에 잠깐 안 씻는다고 무슨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해서 머리만 만지고 출근했다.

그런데, 사무실에 도착하자 나를 본 한 직원이 "어제 술 먹었시유? 꼴이 말이 아니네?"하는 게 아닌가!

그 말에 난 씻지 못하고 나온 사정을 말했다.

"아, 술먹은 게 아니고 지금 집에 보일러 교체중이라서 수도를 껐어요. 그래서 물이 안 나와서…."
"근디 어째 술먹은 거 같어 그래."
"술이라니요? 평일에는 술 잘 안 먹는 거 아시면서…."
"허긴 그렇지. 오후에 돌아댕기려면 점심때 가서 씻고와야 되겄네."

직원과 말을 마치고 자리에 돌아가 일을 보는데 찜찜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면도도 못 하고 세수도 못 했으니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내가 이렇게 찜찜하니 말이다.

a 교체한 기름보일러와 기름통 이젠 기름값 걱정 한시름 덜었다. 가스보일러로 교체하면서 해체한 기름보일러와 기름통. 기름통에 조금씩 기름이 남아있던데...

교체한 기름보일러와 기름통 이젠 기름값 걱정 한시름 덜었다. 가스보일러로 교체하면서 해체한 기름보일러와 기름통. 기름통에 조금씩 기름이 남아있던데... ⓒ 김동이


드디어 시간이 흘러 점심 때가 되었다. 난 곧바로 차를 몰아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빌라의 각 방에서 떼어낸 기름보일러 기계와 기름통이 널려 있었고, 새로 교체한 가스보일러의 빈 상자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보일러 교체 다 했어. 인제 따뜻한 물도 나오고 기름보일러일 때보다 난방비도 많이 안 나올겨."

주인 아주머니가 방으로 들어가는 내 뒤에서 가스보일러 설치가 완료되었음을 말해주었다.

"그러게요. 겨울 한 번 나려면 기름값 걱정 많이 했는데, 이제 한시름 덜었네요."

방에 있는 새 보일러와 새 보일러 조정기를 보니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무엇보다 더 기분좋았던 것은 이제 난방비 걱정을 크게 안 해도 된다는 것이었다.

비록 다른 곳에 비해 뒤늦게 도시가스가 들어왔지만 도농복합도시인 계룡시에 시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더 많이 들어와 시민들의 복지가 좋아지고 있다 생각하니 기쁘기 그지 없다.

언제 어떻게 폭등할지 모르는 기름값 걱정 덜고, 올 겨울 따뜻하게 보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겨울이 기다려진다.
#도시가스 #계룡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2. 2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3. 3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4. 4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5. 5 "윤 정권 퇴진" 강우일 황석영 등 1500명 시국선언... 언론재단, 돌연 대관 취소 "윤 정권 퇴진" 강우일 황석영 등 1500명 시국선언... 언론재단, 돌연 대관 취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