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붙이는 글 |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교원평가의 전 단계랄 수 있는 성과급 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C를 받았습니다. 개인적인 일로 담임을 맡지 않은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학교마다 성과급 지급과 평가 기준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 호봉, 담임교사, 보직교사, 연수실적, 수업시수 등에 가산점이 주어지는 방식입니다.

그러한 기준들은 언뜻 당연해 보이지만, 교사별 교육력 제고라는 성과급 제도의 취지에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호봉이야 시쳇말로 나이 순이니 더 말할 것도 없고, 담임과 보직을 받는 것은 온전히 학교장의 몫일 뿐만 아니라, 그 역할을 잘 했는지 여부를 개량화시키기란 불가능합니다. 말하자면 담임 수당과 보직 수당으로 해결해야 마땅한 문제라는 겁니다.

연수실적과 수업시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수를 얼마나 열심히 받았는가보다 정작 중요한 것은 받은 연수 내용이 어떻게 수업과 생활지도 등에서 효과적으로 발현되는가 하는 문제 아닐까요? 또, 과목과 학년 특성상 다른 교사에 비해 주당 수업시수가 많다면 그에 따른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면 될 일입니다.

거칠게 말해서, 나이가 많다고, 담임과 보직을 맡았다고, 연수를 많이 받았다고, 수업을 많이 했다고 우수 교사이고, 모범 교사입니까? 학교장에게 '찍혀' 담임과 보직을 받지 못한 교사가 적지 않고, 정작 수업은 게을리 한 채 연수만 쫓아다니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현실에서 현재의 성과급 평가가 교사 개개인의 열정과 실력 등에 대한 온전한 증거일 수는 없습니다. 하물며 엉성하기 그지없는 이런 평가제를 인사에 반영한다는 건 차라리 코미디입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학부모들에게 C급 교사임을 당당히 밝힙니다. 좀더 분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감히 그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고 자부하는 교사로서 성과급 평가가 얼마나 '웃기는' 제도인가를 몸으로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적어도 제가 맡았던 학급의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성과급의 차등 지급을 반대하는', 나아가 '교원 평가를 거부하는' 전교조를 막무가내로 욕하지는 않았습니다.

제 홈페이지(http://by0211.x-y.net)에도 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