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등공나물서울 강동구 명일동 아파트단지에 핀 꽃
정정자
이 꽃을 보면 이효석님의 <메밀꽃 필 무렵>이 생각난다. 멀리서 보면 마치 새하얀 메밀꽃과 흡사한데, 요즘 등산을 하다보면 어떤 골짜기엔 아예 메밀꽃밭처럼 산골짜기며 능선을 온통 뒤덮고 있어 꿈결처럼 아득하고 아름답기도 하다.
서울근교 산기슭마다 지천으로 피어있는 이 꽃 이름은 서양등골나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등골나물은 키가 1m 이상 훌쩍 크고 더러는 연분홍빛이 도는 것도 있는데 서양등골나물은 키가 60~80cm 쯤으로 아담하며 생명력이 강하여 어느 곳에서나 잘 자라는 억척스러운 꽃이다.
어제는 집 주변 인근 아파트단지 화단에 이 꽃이 많이 피어 있는 걸 보았다. 경비아저씨에게 알아봤더니 일부러 심은 게 아니라 저절로 해마다 보기 좋게 피니까 그대로 놔 둔거라고 한다.
이른 봄엔 이 꽃의 싹이 들깨나물 비슷하게 올라와 보기에도 먹음직하니까 나물 장사 할머니들이 한 자루씩 뜯어가곤 하는데, 아무래도 내가 어릴 때 뜯던 들깨나물과는 달라서 식물학자 이지열씨에게 전화를 하여 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