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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덕초 민들레, 끈질긴 생명의 상징, 민중의 삶을 닮은 꽃. 이른 봄 피었던 꽃들에서 씨앗이 날아 가을들판에 하나 둘 피어나고, 이제 또 다른 생명의 씨앗들이 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은 꽃들이 어떻게 피고지는지, 작은 씨앗이 어떻게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지 한 번이라도 마음 깊이 새기며 그 신비스러운 생명의 몸짓을 본 사람이라면 그리 쉽게 절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어려웠겠지요. 그 누구에게도 하소연하지 못할 만큼 아팠겠지요.
들꽃이라고 아프지 않을라고요. 그들이 늘 웃고 있는다고 그들이라고 눈물흘리는 날이 없을라고요. 어쩌면 풀섶 혹은 꽃잎에 맺힌 이슬은 그들의 눈물일지도 모릅니다.
들꽃, 그들은 어떤 위험이 자신을 위협해도 단 한 발걸음도 도망칠 수 없습니다. 그것을 알기에 그들은 언제나 활짝 웃는 법을 배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만난 그들은 시들어 죽어가는 그 순간에도 웃고 있었습니다.
안타까웠습니다. 조금만 더 강인하게 살아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면서도, 그리하였다면 그 아픈 속내를 누가 알아주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냥 안타깝습니다.
무책임하게 내뱉은 말 한 마디가 한 사람의 생명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면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그리 쉽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간혹 우리들은 자신의 작은 짜증을 풀기 위해 다른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일을 서슴치 않습니다. 이제껏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가 살아있음에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민들레씨앗이 한창 날리던 봄날에는 민들레씨앗에 맺힌 이슬이 이렇게 예쁠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도 아직 민들레 씨앗이 드문드문이라도 피어있는 계절에 그들의 아름다움을 본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가만히 바라보면 세상에는 참 아름다운 것들이 많습니다. 물론 그것만 바라보고 살 수는 없지만, 절망할 만큼 이 세상에 희망이 없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담고 살아가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은 달라집니다. 지금 당신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마음에 담고 있습니까?
2008.10.05 15:51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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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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