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군 장곡면 가을 들녘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심규상
쌀 직불금을 고위 공직자와 공무원,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들이 대거 수령했다는 소식에 농민들은 분노감을 표시했다.
김영석(47, 충남 보령시 주교면 주교리)씨는 4㏊ 정도의 벼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15일에도 한참 논바닥에서 벼 수확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가 기자의 질문에 한숨을 토해냈다.
김 씨는 "비료값·농약값에 각종 농자재값마저 폭등한 반면 쌀값과 농산물값은 제 자리 걸음만 하고 있어 농사짓기가 너무 힘들다"며 "죽는 소리 하려는 게 아니라 실제 생산비도 건지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쌀 직불금이 농사도 짓지 않는 엉뚱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현실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며 "어느 읍면동을 털어도 농사와 무관한 사람이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일 것"이라고 장담했다.
"'경자유전' 포기하고 투기세력에 농지 내준 정부가 책임"그는 "이 같은 문제는 정부가 경자유전의 원칙을 포기한 데서 기인 한다"며 "농사와는 무관한 투기세력에게 농지를 허용하게 한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거듭 "잘못 지급된 쌀 직불금을 모두 환수 조치하고 고위 공직자에 대해서는 곧바로 파면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북 영동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오상근 (52)씨는 "쌀 직불금을 고위 공직자를 비롯, 수만 명의 공무원과 사회지도급 인사들이 부당 수급했다는 얘기를 듣고 농사짓기가 싫을 만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어렵게 땅을 지키며 사는 사람들의 몫을 빼앗아 자신의 주머니를 채운 양심을 저버린 행위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