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전시회 모습2007년 클럽 아이디엠 정기 전시회 모습
이동구
이번 6회 전시회의 경우 2007년 말부터 주제와 소재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여 일찌감치 '골목'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전시회를 하는 것으로 기획되었다.
논의 과정에서 대부분의 주민들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일산지역의 특성상 '골목'이라는 소재가 생소할 수도 있고 이질적일 수도 있다는 반론도 있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 어린 시절의 '골목'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고, 또한 서울에서 무차별적인 재개발로 사라져 가고 있는 '골목'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초반에는 30여명의 회원들이 의욕적으로 참여했지만 개인적인 사정들로 인해 최종적으로 전시회에 참여하는 인원은 17명이다. 아마추어 동호회에서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일정한 주제를 가지고 꾸준히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각자 생업이 있고, 사진에 대한 기술이나 철학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동호회에서 자유 주제로 전시회를 개최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러나 클럽 아이디엠은 뚝심있게 '골목'을 끌어 왔다. 이를 위해 매달 진행된 정기 출사에서도 골목을 찍을 수 있는 코스를 포함시켰고, 여러 차례 서울의 구석구석을 담는 '번개'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출품된 사진을 한 장 한 장 살펴 보다 보면 이들이 얼마나 발품을 팔았을 지가 짐작이 된다. 서울의 곳곳은 물론이고 통영, 부산, 삼척, 남해, 강경, 군산 등등 전국 구석구석 골목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또한 35mm 필름 카메라부터 똑딱이 카메라, 디지털 SLR 카메라는 물론, 대형 카메라까지 다양한 카메라로 바라 본 골목의 이런 저런 모습도 담겨 있다.
어린 시절, 골목길 한 켠에서 따뜻한 봄볕을 쬐던 담벼락도 만날 수 있고, 이제는 쇠락해 버린 서글픈 골목의 단면도 있다. 먼 바다를 꿈꾸는 골목도 있고,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산동네 골목도 있다. 서둘러 골목을 돌아 나가는 아저씨의 뒷모습도 있고, 담벼락에서 재잘 거리는 꼬맹이들의 모습도 있다.
회원들의 생각만큼 다양한 골목의 모습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아마도 사진전을 관람하다 보면 어린 시절 골목에서 뛰어 놀던 기억이 툭툭 먼지를 털면서 되살아날지도 모른다. 어쩌면 골목에서 덩치 큰 형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아픈 추억이 떠오를 지도 모르겠다. 밤 골목의 어슴프레한 가로등 불빛을 보면서 첫 사랑과의 키스를 기억해 낼 사람도 있을테고.
사진은 클럽 아이디엠의 회원들이 찍은 것이지만 그 사진들을 보면서 골목을 다시 추억해 보는 즐거움은 오롯이 관객의 몫이다. 관람할 수 있는 기간이 일주일 뿐이라는 것이 아쉽다.
[전시회 출품작 미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