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오바마를 '좌파'라고 불러선 안 된다"

조갑제닷컴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미국 대통령 선거다"

등록 2008.11.05 09:57수정 2008.11.0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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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이 5일 "오바마를 '좌파'라고 불러선 안 된다"며 미국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한 오바마 후보의 비우파적인 성향을 애써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 전 편집장은 이날 새벽 '조갑제닷컴'에 올린 글에서 "6.25 때 한국을 구해준 민주당의 후보를 '좌파'라고 부른다면, 미국 사람들은 우리를 어떻게 보겠는가"라며 "오바마는 좌파가 아니다, 친사회주의가가 아니란 뜻이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 민주당은 미국에서 '리버럴'(Liberal)이라고 불리지, '진보'(Progressive)나 '좌파'로 불리지 않는다"며 "미국 등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진보'는 주로 공산주의자나 친공세력을 가리킨다, 한국에서도 '진보'를 자칭하는 세력 중엔 그런 부류들이 많다"고 전했다.

 

조 전 편집장은 "한국의 우파들이 오바마를 '좌파'라고 부르면 문제가 생긴다"며 "우파들이 국내에서 '좌파'라고 부르는 세력은 거의가 반헌법-반국가적이고 친북적"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을 더 들어보자.

 

"오바마를 '좌파'라고 부르는 것은 공산주의자가 아닌 사람을 공산주의자로 모는 것과 같다. 그렇게 되면 남한의 좌파들이 오바마를 '우리 편'이라고 우길 수 있도록 해준다. 미국 민주당 세력은 자신들을 '좌파'라고 부르는 한국의 우파를 매카시의 후예들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우파적인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시각도 나빠질 것이고 한미관계도 좋아질 리가 없다."

 

조 전 편집장은 루스벨트나 오바마가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오바마가 한국보다 북한 더 좋아한다는 말도 들리지 않는다, 김정일의 독재를 지지하거나 북한정권의 핵무장을 묵인하겠다고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한국인이 너무 일비일희 할 필요는 없다"며 "공화당의 부시가 북한정권의 핵무장을 막지 못했던 것처럼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한국을 희생시켜면서 김정일을 도와줄 순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은 조 전 편집장은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한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미국 대통령 선거이다"고 전했다.

 

다음은 조 전 편집장이 올린 글의 전문이다.

 

오바마를 '좌파'라고 불러선 안 된다!

 

6.25 때 한국을 구해준 민주당의 후보를 '좌파'라고 부른다면 미국 사람들은 우리를 어떻게 보겠는가?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바락 오바마를 '좌파'라고 부르는 한국인들이 있다. 오바마가, 매케인에 비해서 북한정권에 우호적이고 北核 해결 방안이 애매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그렇게 표현하는 것 같다.

 

오바마는 좌파가 아니다. 친사회주의자가 아니란 뜻이다. 그가 속한 민주당은 미국에서 '리버럴'(Liberal)이라고 불리지 '진보'(Progressive)나 '좌파'라곤 불리지 않는다. '리버럴'은 '자유파'로 번역하는 게 맞다.좌파가 자유를 좋아할 리가 없다. 미국 등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진보'는 주로 공산주의자나 친공(親共)세력을 가리킨다. 한국에서도 '진보'를 자칭하는 세력중엔 그런 부류들이 많다.

 

한국의 우파들이 오바마를 '좌파'라고 부르면 문제가 생긴다. 우파들이 국내에서 '좌파'라고 부르는 세력은 거의가 반헌법-반국가적이고 친북적이다. 반역세력으로 분류되어야 할 이들도 많다. 오바마를 '좌파'라고 부르는 것은 공산주의자가 아닌 사람을 공산주의자로 모는 것과 같다. 그렇게 되면 남한의 좌파들이 오바마를 "우리 편"이라고 우길 수 있도록 해준다. 미국의 민주당 세력은 자신들을 '좌파'라고 부르는 한국의 우파를 매카시의 후예들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우파적인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시각도 나빠질 것이고 한미美관계도 좋아질 리가 없다.

 

6.25 남침 때 미군을 보내는 결단을 내려 한국을 살려준 사람은 민주당의 트루먼 대통령이었다. 월남전을 확대시키고, 한국군까지 불러들여 같이 싸웠던 사람은 미국 민주당의 존슨 대통령이었다. 이런 정당의 후보를 한국의 우파가 '좌파'라고 부른다면 누워서 제 얼굴에 침 뱉는 꼴이 될 것이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반공주의자를 싫어했고 친소적(親蘇的)인 사람들을 많이 썼다. 그렇다고 루스벨트를 '좌파'라고 부르는 이는 없다. 루스벨트나 오바마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부정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오바마가 한국보다 북한을 더 좋아한다는 말도 들리지 않는다. 김정일의 독재를 지지한다거나 북한정권의 핵무장을 묵인하겠다고 한 적도 없다. 카터처럼 주한미군 철수를 공약하지도 않았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한국인이 너무 일비일희 할 필요는 없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한다. 공화당의 부시가 북한정권의 핵무장을 막지 못했던 것처럼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한국을 희생시키면서 김정일을 도와줄 순 없다. 단, 한국인이 깨어 있다면.

 

경제력에서 한국의 50분의 1도 안 되는 북한정권을 미국의 힘을 빌어 어떻게 해보겠다는 발상은 사대주의적이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한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미국 대통령 선거이다!

2008.11.05 09:57ⓒ 2008 OhmyNews
#조갑제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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