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 가족이 모두 귀가한 후에는 인터폰 전원코드도 뽑았다.
오창균
우리 부부는 10년 전 IMF 직격탄을 맞고 동시에 실업자가 되었다가, 어찌어찌 버티고 버텨 창업대출로 '사장님'이란 직함을 달고 새출발을 하게 되었다. 사장님이라지만, 직원은 달랑 나뿐이다.
아내는 처가 식구들과 함께 꽃가게를 하게 되었다. 첫 술에 배부를 리 없기에 열심히 일하고 일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놨더니, 올해 초부터 불안불안 급기야 지금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나같은 영세 자영업자들은 심상치 않은 경기에 또 한번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주식 폭락에 환율 대란까지 겹치면서 서민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있음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는 빚만 없어도 괜찮다는데, 빚이 있는 우리로서는 깊은 한숨만 나올 뿐이다. 그래도 어쪄랴. 버텨야지.
경제 위기에 따른 우리 가족 고난의 행군 첫 번째 미션은 에너지 절약이다. 전기·가스·수도를 아껴라. 두 번째는 외식금지다(기념일에는 할 수도 있고).
마르고 닳도록 말했다 "뽑아라, 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