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KBS 채널과 프로그램의 주인은 청와대와 정권이 아닌 수신료를 내는 국민과 시청자다. 국민을 위한 비판과 감시기능이 생명인 공영방송 제작진으로서 우리는 현재 KBS 편성과 개편이 정권의 방송, 관영방송으로 가는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며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대통령의 정례연설은 애초 시대착오적인 청와대 기획 작품이다. 공영방송의 채널과 편성을 통째로 정권에 갖다 바친 정례연설을 즉각 중단하고 편성책임자를 징계하라.
하나, <미디어 포커스>는 보수, 상업언론이 과점한 한국의 미디어환경에서 미디어 감시기능을 독보적으로 수행해 온 KBS 만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매체비평의 새로운 역사를 쓴 <미디어포커스> 폐지결정을 철회하고 타이틀을 원위치시켜라.
하나, <시사투나잇>은 <시사투나잇>일때만 의미를 가진다. PD들은 <시사터치 오늘>을 거부한다. 권력과 자본에 눈치보고 굴복하며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성공한 역사는 없다. <시사투나잇> 폐지 결정을 철회하라.
하나, 이병순 사장은 더 이상 임원들 뒤에 숨어 '본부장에게 일임했으니 모른다'로 일관하는 무책임함을 집어치우라. 위와 같은 결정이 본부장들만의 결정이 아님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이병순 사장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사과하고 KBS를 정권의 방송으로 만들려는 어떠한 시도도 중단하라.
우리는 사실을 바탕으로 진실을 추구하는 기자와 PD들이다. 그런 우리에게 사실도 진실도 아닌 비상식의 강요가 제작현장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이러한 비상식을 인내할 수 없으며 정치적인 졸속개편을 거부한다. KBS를 관영방송으로 되돌리는 사장과 간부들은 반드시 기록해 역사의 책임을 물을 것이다.
2008년 11월 11일
KBS기자협회, KBS PD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