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희 작가의 강원도 정선집, 깡그리 불타

11일 오전 1시 전기누전으로 5시간 동안 불…인명피해는 없어

등록 2008.11.12 09:05수정 2008.11.1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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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 불에 타버린 작가 강기희 정선 집
완전 불에 타버린 작가 강기희 정선 집최원석

"답이 없네요. 제가 그동안 쓰고 있던 소설과 자료, 사진, 책, 노트북 모두 불에 타버려 흔적조차 없습니다. 그게 가장 안타깝습니다. 할 수 없죠 뭐. 누군가 저더러 거듭 나라고 하는 것 같아요. 어차피 인생은 빈 몸으로 태어나서 빈 몸으로 돌아가는 것 아닙니까. 다시 태어나는 연습을 더 해야겠죠."

11일(화) 오전 1시. 강원도 정선 출신의 작가 강기희(44) 씨의 정선 본가(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용탄1리 6반 789-1) 강 작가가 기거하는 방에서 전기 누전으로 불이 났다. 이 불은 5시간 동안 강 작가와 노모 이춘옥(76)씨가 기거하고 있는 본가를 완전히 불태운 뒤 새벽 6시쯤 꺼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작가 강기희 정선 집  작가 강기희, 강원도 정선 집이 깡그리 불에 타버렸다
작가 강기희 정선 집 작가 강기희, 강원도 정선 집이 깡그리 불에 타버렸다 강기희

사고 당일 오전 1시 4분쯤 정선읍 용탄 마을 주민으로부터 화재 신고를 받은 정선읍 소방서 안전센터는 8대의 소방차를 즉각 현장으로 출동시켰다. 하지만 거리가 워낙 먼 데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건물 전체가 불길에 완전하게 휩싸여 있어 불을 끄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정선읍 소방서 안전센터 진압조사계 관계자는 "현장에 나갔을 때는 이미 건물 전체가 불길에 휩싸여 손을 쓰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리왕산(1561m)으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진압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목조건물인데다 황토집이어서 아무리 밖에서 물을 뿌려도 불길이 쉬이 진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강기희 작가 어머니 작가 어머니 이춘옥(76) 여사는 옆집 할머니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구출됐다
강기희 작가 어머니작가 어머니 이춘옥(76) 여사는 옆집 할머니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구출됐다이종찬

강 작가는 지난 8(토)~9(일)일 이틀 동안 '한국문학평화포럼'이 주최한 '해남문학축전'에 참가해 사회를 봤다. 이어 9일(일) 서울로 올라와 그동안 미루었던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기 위해 10일(월) 밤늦게까지 서울에 머물다가 새벽 3시쯤 사고 소식을 듣고 급히 정선 본가로 내려갔다.

하지만 강 작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집이 완전히 불에 타고 난 뒤였다. 강 작가는 이에 대해 "갑갑하지 뭐. 그래도 옆집 할머니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어머님께서 무사하시니까 큰 다행"이라며 "급한 대로 어머니를 가까운 큰형 댁으로 모셨으나 집이 좁아 이 추운 겨울을 어떻게 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강 작가는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는 기자의 물음에 "글쎄, 어떻게 해야 할지… 살림도구까지 모두 불에 타버린 마당에 아무런 생각이 없다. 겨울만 아니어도 그나마 어찌 해 보겠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강 작가는 이어 "지금은 복구 생각을 할 때가 아닌 것 같다. 일단은 주변 사람들 신세를 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문학평화포럼 이승철(50·시인) 사무총장은 "우선 한국문학평화포럼과 한국작가회의를 위주로 강기희 작가 겨울나기 모금운동을 펼치겠다"며 "급한 대로 강 작가와 가까운 사람들과 상의해 강 작가와 노모가 올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이른 시일 안에 모금 일부라도 먼저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기희 작가 강기희는 1964년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나 1998년 <문학21>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강기희작가 강기희는 1964년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나 1998년 <문학21>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종찬

작가 강기희는 1964년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나 1998년 <문학21>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로는 <아담과 아담 이브와 이브>(1999), <동강에는 쉬리가 있다>(1999), <은옥이 1,2>(2001), <도둑고양이>(2001)가 있다. 지금 한국문학평화포럼 이사이며 이 단체가 주최하는 모든 행사의 사회자로 활동 중이다.

덧붙이는 글 | 작가 강기희를 후원하실 분은 한국문학평화포럼(02-730-6797)이나 이승철 사무총장(010-2214-1902)에게 연락해 주십시오.


덧붙이는 글 작가 강기희를 후원하실 분은 한국문학평화포럼(02-730-6797)이나 이승철 사무총장(010-2214-1902)에게 연락해 주십시오.
#강기희 #정선 집 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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