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균 회장님 단식을 끝낸 후라 많이 야위었습니다. 제가 우스개 소리로 한 인물 하셨겠다고 하니 시골농부인데요 뭐... 하며 웃으십니다.
강충민
적어도 마을 곳곳에 세워져 나부끼는, 노란 감귤을 닮아 더욱 슬픈 선명한 이 깃발만 없다면 말이지요.
'해군기지 결사반대.'토요일 저녁 가족들과 밥상머리에 앉아 두런두런 얘기를 해야 할 시간에, 혹은 감귤수확을 마치고 몸을 씻고 고단한 행복을 맛보아야 할 시간에 마을회관을 지키고 있는 그를 만나러 갔습니다. 바로 해군기지 설치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는 강정마을회 강동균 회장님입니다.
보름간의 단식. 죽을 것 같았다. 하지만...단식(斷食).
말 그대로 음식을 끊는 것입니다.
강회장님은 강정마을의 제주해군기지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해 왔습니다. 그러다 마을 주민들과 주변의 간곡한 권유로 보름간의 단식을 해제했습니다. 회관에 들어서자마자 현재의 몸 상태부터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단식농성 할 때에는 정말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지요. 그런데 참 이상한 게 일주일을 넘기면서 식욕이 사라지대요. 식욕이 사라지니까 오히려 정신이 맑아지면서 한 가지 생각 즉 우리 마을 해군기지 철회 그것만이 머릿속을 지배하게 되더군요. 그러다 숨죽이듯 어둠이 오면 조용히 그동안의 나를 되돌아보고... 일테면 내가 여태껏 살면서 남에게 아프게 한 적은 없었나... 그리고 어머니, 각시, 아들들을 생각하면 주책없이 눈물이 흐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