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병당 2만 위안(한화 약 400만원)에 팔리는 수이징팡 세기전장. 한 달에 수천 병이 팔려나가는 중국에서 가장 비싼 백주이다.
모종혁
중국 베이징에서 가장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 왕푸징에서도 임대료가 가장 비싸다는 둥팡(東方)광장 내에는 베이징 최고의 음식점들이 입점해 있다. 자허쓰팡차이(家和私房菜)는 베이징 8대 음식점 중 하나로, 둥팡광장이 자랑하는 고급 식당이다.
중국 전통 양식으로 고급스럽게 실내 장식한 자허쓰팡차이는 다른 식당과 달리 방마다 완벽한 방음시설이 되어 있다. 시끄럽고 번잡한 다른 중국 식당과 달리, 고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중국 정통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자허쓰팡차이에서는 중국 양대 요리인 광둥(廣東)요리와 쓰촨(四川)요리가 주 메뉴다. 광둥과 쓰촨에서 갓 공수해온 해산물과 고산 약재, 천연 향신료를 넣어 만든 진귀한 음식은 돈 많은 식도락가를 유혹한다.
중국 음식에서 술이 빠질 수 없다. 비싼 음식값만큼 자허쓰팡차이를 찾는 이들이 선호하는 술은 단연 높은 가격의 백주(白酒)다. 자허쓰팡차이의 한 직원은 "식당을 찾는 손님 한 명당 평균 600위안을 소비한다"면서 "술도 가장 비싼 수이징팡(水井坊)을 비롯한 고가의 백주를 많이 선호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중국은 술의 나라다. 2006년 현재 중국 술 시장 규모는 40조 원을 넘어섰고, 음주 인구는 8억4000만 명에 달한다. 중국 전역에 산재한 주류 공장도 1만4542개나 된다. 오늘날 중국에서 소비가 가장 많은 술은 맥주다. 중국 전역에는 각기 다른 브랜드의 맥주가 수십 가지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칭다오(靑島)맥주가 전국구 맥주이긴 하지만, 지역마다 생산 판매되는 토착 브랜드 맥주 때문에 판매 증가세는 더딘 편이다. 중국 맥주값은 한 병당 3위안(약 600원) 안팎으로, 저렴한 가격 덕분에 서민들의 선호도가 높다.
맥주의 판매량이 으뜸이지만, 중국 술의 대표주자는 단연 백주다. 한국에서 '빼갈'로 불리는 백주는 중국어 '바이갈'(白干兒)이 변형된 것이다. 1990년대 중반 맥주에게 주류시장 1위 자리를 내주었지만, 최근 3~4년간 백주 소비량은 급증하고 있다.
2006년 전체 백주 생산량은 397만 톤으로 전년대비 18.2%의 성장률을 보였다. 전국적인 규모를 갖춘 백주 기업이 거둔 판매액만 971억 위안(약 19조420억원)으로 31.1%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00억 위안(약 2조원)으로 35.1%나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