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버스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탄성을 지르며 걸어갑니다.
조정숙
지난 주말을 이용하여 그곳을 다시 찾아 갔을 때는 월동준비를 위해서 짚으로 만든 허리띠를 두른 메타세쿼이아가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허리띠를 만들어 놓은 까닭은 해충을 잡기 위해 짚이나 새끼줄로 감싸 놓은 것이랍니다.
겨울철이 되면 해충들은 겨울을 날수 있는 따뜻한 곳을 찾게 되고 나무에 감싸진 짚은 해충들에게 좋은 겨울을 나는 곳이 되지요. 그해 봄 해충이 활동하기 전 그 짚을 나무에서 분리해서 태워 해충과 알을 제거해 버리는 것이랍니다. 미관상 보기에는 그다지 예쁘지는 않지만 늘씬한 허리를 강조한다 생각하면 봐줄만 합니다.
화려하게 황금색으로 옷을 갈아입은 메타세쿼이아가 푸름을 간직했던 지난 늦여름의 정취보다는 한결 부드럽게 다가옵니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하늘을 가렸던 푸른색의 메타세쿼이아가 높은 곳을 향하여 도약하는 느낌이라면 황금색으로 단장한 메타세쿼이아는 편안하고 안정된 정착을 느끼게 하는 아늑함이 엿보입니다.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의 표정 또한 여유가 보입니다. 자전거를 타는 연인들의 볼이 노랗게 물들었습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갈 때 마다 다르지만 자연은 그 자리에서 계절마다 다른 색깔의 옷으로 갈아입고 묵묵히 기다리고 받아들이며 맞아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