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전직 광부들의 절규

26일 태백에서 열린 '정부 진폐법 개악 항의 집회' 현장

등록 2008.11.27 16:12수정 2008.11.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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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직 광부들이 펼침막을 들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전직 광부들이 펼침막을 들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김균식

지난 26일 오전 9시, 안산역 앞에서는 석탄산업이 부흥기를 이루던 시절 탄광막장의 열악한 환경 속에 석탄을 캐다 진·규폐 질환을 앓게 된 전직 광부들이 하나 둘씩 버스에 올랐다.

 전직 광부들이 펼침막을 들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전직 광부들이 펼침막을 들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김균식

재가 진·규폐 환자들은 전국에 약 35,000여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은 검은 진주로 불리는 석탄을 캐다 얻은 병으로 인해 광부 생활을 끝낸 후에도 폐에 쌓인 석탄가루 때문에 합병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석탄을 캐던 당시를 재현하고 있는 전직 광부들
석탄을 캐던 당시를 재현하고 있는 전직 광부들김균식

이날 오후 2시 강원도 태백시 황지연못에서는 전국에서 한국진폐재해자협회(회장 주응환) 소속 회원 1,500여 명이 모여들어 정부의 진폐법 개악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석탄을 캐던 당시를 재현하고 있는 전직 광부들
석탄을 캐던 당시를 재현하고 있는 전직 광부들김균식

이날 집회는 황지연못에서 서울지방 노동청 태백지소까지 약 800m에 이르는 거리에서 약 2시간 동안 이어졌다.

 '신문고' 앞에서 대통령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보이는 전직 광부
'신문고' 앞에서 대통령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보이는 전직 광부김균식

황지 자유 시장앞 삼거리에는 임시로 제작한 갱목터널바닥에 연탄과 탄재가 깔렸고 갱목을 짊어진 광부 차림의 집회 참가자들이 채탄 작업을 재현했다.

 '신문고'를 울리는 전직 광부
'신문고'를 울리는 전직 광부김균식

주응환 회장은 발표한 성명서에서 "지난 70년대 국내 유일의 에너지원이었던 석탄산업의주역이 현재는 산업 폐기물 취급을 받고 있다"며 "재가 진폐 환자들의 울분과 절규를 대신하여 신문고를 울린다"고 말했다. 주 회장은 또 월 73만원의 기초연금 지급과 진폐 등급 하향 판정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오후 4시까지 이어진 집회는 서울노동청 태백지청 앞에서 노동부 관계자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것으로 끝났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김모(68·경기 안산)씨는 "국가가 에너지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70년대 우리가 탄광막장에서 캐낸 석탄으로 국민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었다"며 "국가 유공자 취급은 못해줄망정 하루 한 끼 식사 값도 안 되는 돈으로 연탄재 취급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라고 분노를 표시했다.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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