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인사들 총출동, 정부의 자제 요청도 역부족
전날 대북 전단 살포를 놓고 진보연대와 충돌한 탓에 이날은 우익단체 인사 50여 명이 총출동했다. 기존에 대북전단 살포 운동을 해온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외에 애국단체총협의회, 라이트코리아, 6·25 참전태극단 등 40여 개 우익단체 회원들이 전단 살포에 함께했다. 정부·여당의 자제 요청도 이들에겐 역부족이었다.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하려는 진보단체 회원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음에도 분위기는 격앙됐고 과격한 외침들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진보연대 오기만 하면 다 죽인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은 "어제 친북단체의 삐라 저지 소식을 듣고 오늘은 기동대를 데리고 왔다"며 "간첩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진보연대가 바로 김정일이 보낸 세작(간첩)"이라고 색깔론을 제기했다.
또 몇몇 우익단체 회원들은 한반도기를 칼로 갈기갈기 찢어 나무에 묶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캐리커쳐가 그려진 인공기를 찢어 불태웠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3개 중대 300여명이 배치된 경찰은 뒤늦게 나타나 소화기를 뿌렸다.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는 "어제 한국진보연대가 북한으로 보내려던 삐라를 탈취하고 그 안에 들어 있던 400여 달러를 가져갔다"며 "이는 명백한 강도행위로 경찰에 고소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전날의 물리적 충돌에 대한 책임도 모두 진보연대로 돌렸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의 가스총 발사는 위급한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이루어진 자위적 행동"이라며 "몽키스패너를 휘두른 행위도 삐라 살포를 방해하고 폭력을 행사한 진보연대 회원들의 강도 행위에 맞선 대응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박상학 대표 "진보연대는 김정일 장학생"
부상으로 목에 보호대를 한 박상학 대표는 "진실을 알리는 삐라를 김정일이 두려워하고 있는데 이를 저지하는 진보연대는 김정일의 장학생, 김정일 찬양단"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다소 과대망상적인 발언도 튀어나왔다. 우익단체들은 "공권력을 무시하는 좌익들의 난동을 내란폭동의 전초단계로 규정하고 대한민국 파괴세력과의 전면전을 선포한다"면서 "정부도 굴종적 대북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대북업무 담당자를 전원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또 "대북삐라는 북한 동포에게 보내는 진실과 사랑의 메시지"라며 "북한 민주화를 염원하고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450여 개 보수단체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힘닿는 데까지 대북삐라 살포를 지지하고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우리 납북자 가족들은 북으로 끌려간 가족들의 생사를 알지 못해 제사도 못 지내고 있다"며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대화에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대북 전단 살포를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매국세력 청산될 때까지 삐라 살포 멈추지 않을 것"
우익단체 회원들은 전단 살포를 끝내고 이날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김대중 도서관 앞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은 김 전 대통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한편 박상학 대표는 자유북한운동연합을 매국단체로 규정한 최재성 민주당 의원을 지난 달 28일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김정일 선군 독재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동포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것이 매국이냐"며 "조선노동당과 한 혈통인 민주당 같은 매국세력이 청산되는 날까지 삐라 살포를 멈출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애국단체 총연합회, 국민행동본부, 라이트 코리아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전단(삐라) 살포를 문제 삼은 김 전 대통령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유성호
▲ 애국단체 총연합회, 국민행동본부, 라이트 코리아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전단(삐라) 살포를 문제 삼은 김 전 대통령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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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3 16:08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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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삐라는 사랑의 메시지 진보연대, 오기만 하면 다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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