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미리 준비한 '공지영 작가님, 질문있어요' 게시판
조우성
-학창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한 반이 70명이었는데, 왕따 당했어요. 잘난 척하고 다녀서 친구들이 싫어했어요. 근데, 책을 많이 봐서 사람이 되었어요. 하하. 동창모임때 친구들이 저를 보고는 ‘우리반 69명을 왕따시킨 아이’라고 하면서 웃데요."
-어떤 계기로 작가가 되었나요"할 줄 아는게 이것 밖에 없었어요. 이것을 잘 할 것 같아서 작가가 되었어요."
-글의 소재은 어떻게 발굴하나요"일상 전체에서 구해요. 신문, 인터넷을 유심히 보다가 머리를 ‘팍’ 치는 것에서 얻기도 해요."
-작가를 지향하는 사람이 갖춰야 할 것은 뭔가요"개화기 때에는 폐병이 걸리면 약이 없어 단명했어요. 그래서 20대에 빨리 좋은 작품 쓰고 죽으면 유명작가가 되었어요. 근데, 지금은 수명이 길어져 20대에 좋은 작품 쓰면 백수되기 쉬워요. 저는 30대 이전에 작가가 되지 말라고, 젊을 때는 돈을 많이 벌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세상을 움직이는 현실적인 동력이 돈이잖아요. 좋든 싫든 이것을 받아들여야 되요.
10만원을 위해서 자신의 자존심을 팔아야 될 때도 있어요. 치사하다고 할지라도 그것 때문에 상처입기도 하고, 따스함을 받아볼 수도 있어요. 돈을 벌면서 이세상의 아픔을 알고, 세상을 읽어내야 되요. 소설은 사람과 부대끼고, 돈을 벌고, 돈을 쓰고… 필히 돈을 벌어봐야 세상을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책을 죽도록 읽어야 됩니다. 제가 <토지>를 열심히 읽을 때 엄마가 심부름을 시키는데 그 말이 경상도 사투리로 들리더라구요. 모든게 경상도 사투리로 들리고 보였어요. 소설을 많이 읽으니까 그런 현상이 생기데요."
-어려운 시기도 있었는데,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는지"좀 쉬었다 하려니 머릿속에는 들어 있는데 그게 손으로 안 써지데요. 그렇지만 돈이 없어 글을 써야 했어요. 아이들과 먹고 살아야 되기 때문에 열심히 썼어요. 할 수 있는 게 그것 밖에 없었고. 그렇다고 돈만을 위해서 글을 쓰지는 않았어요."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은"아이가 셋인데, '누가 최고 이뻐?'라고 물어 오면 '다 이뻐!'라고 말해요. 근데 ‘최근에 사귄 사람을 제일 못 잊는 법’이라고 하데요. 저도 최근에 쓴 작품을 못 잊어요."
-다른 작가의 작품을 추천한다면"황석영씨 초기단편집을 봤으면 좋겠네요. ‘입석부근’과 ‘아우를 위하여’ 2개를 꼭 읽었으면 좋겠어요."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영화로 제작되었는데 기분이 어땠나요"배우 강동원씨 잘 생겼죠. (와~ 하는 함성이 터져 나온다) 강동원씨랑 만나고 이야기 할 수 있어 좋았어요. 하하. 소설을 먼저 읽은 사람이 영화를 보면 영화가 시시하고,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읽는 사람은 소설이 재미가 없어요. 이것은 장르상의 특징이겠죠."
-작가에게 자녀들이란"어저께까지 아이 낳지 말라고 말하며 다녔어요. 아이들은 나에게 고통의 의미, 인간이 무엇인지 가르쳐 줬어요. 요즘은 ‘부모님도 나 키울 때 이렇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자식들이 문제를 일으키면 마음이 어떤가요"자식이 미울 때 가슴 한 쪽이 너무 찢어지게 아파요. 선생님들에게 사랑하는 제자도 마찬가지 일 거예요. 미운 강도만큼 내 마음도 너무 너무 아파요. 사랑하면서 미워하는 것이 이런 것인가 봐요."
-어떤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하세요"돈을 많이 벌었다고 성공한 것인가요. 그럼 로또가 당첨되면 성공한 것인가요. 유산을 받아서 빌딩을 갖고 있으면 성공한 것인가요. 성공에는 조건이 두 가지가 있어요. 그 첫째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 거죠. 어느 분야에서 탑클래스가 되면 성공한 것 맞아요.
두 번째는 더불어 사는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줘야 되요. 컴퓨터 바이러스를 보고 치료법을 나누어 주는 사람, 아이들 소아마비 증세를 보고 치료제를 개발하여 낫게 하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에요. 자신이 잘 하는 것으로 남들에게 혜택을 줄 때 그게 진짜 성공한 것이에요."
-작가의 목표는"남에게 따뜻하고 희망을 주는 사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좋은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은"지금이에요. 여러분과 만나 이야기하고 좋은 말 나누고. 지금이 제일 행복해요. 여러분들이 제일 예뻐요."
"학생들과 함께 하고 있는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는 작가의 마지막 말에 학생들은 "와~"하는 기쁨의 함성을 외치고, 힘찬 박수소리로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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