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고사에 반대해 파면 및 해임 처분 결정되어 출근이 금지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7명 교사들이 각 학교에서 출근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양중학교에서 윤여강 교사가 학교측의 제지로 출근이 저지되자 학교 밖으로 나와 학부모로부터 받은 격려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유성호
늘 언제나 일찍 와서 출석부를 챙기던 아이가 안 보였다. 교장실에 일찍 왔는데 교감선생님이 할 얘기가 있으니까 교장실로 오라고 한 뒤에 그 아이가 "책가방을 두고 오겠다"는데도, "출석부만 갖다놓고 오겠다"는데도 안 된다며 나가지 말라고 해서 교장실에 있었다고 한다.
교실에 있던 한 아이가 그 전화를 받고 교실에 있던 교장선생님께 물어보자 교장선생님은 내게 오히려 유언비어를 퍼트리지 말란다. 그 아이들이 교실에 와서 사실임을 분명히 확인해주었는데도 말이다.
1교시에는 다른 반 수업이 없어서 반 아이들과 함께 있었다. 수업하러 들어오신 선생님께는 좀 미안했지만 아이들과 헤어질 수가 없었다. 지금 나가면 다신 못보러 올 것 같아서.
선생님은 남의 수업 방해하지 말고 나가 달라고 했지만 아이들이 선생님과 같이 있겠다고 해 아이들과 같이 있을 수 있었다. 울다가 같이 웃기도 하고 얘기도 하며 그렇게 보냈다. 밖은 아주 소란했다. 나를 아이들과 떼어놓고 내보내기 위해 오신 학부모들과 112에 전화해 온 경찰까지 복도에 와 있고 교문은 철통같이 자물통으로 채운 채 취재진마저 절대 못들어오게 막고 교문에 붙어있는 학교이름도 종이로 가려놓았다.
2교시에 아이들에게 내일도 모레도 담임으로 계속 올 것이며 늘 얘기했던 것처럼 자기가 해야할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약속하고 교실을 나왔다. 내가 나오자마자 여러 명의 부장교사들이 교감선생님과 함께 아이들을 감시하고 거의 가둬두다시피하며 했단다.
교감선생님은 쉬는 시간에도 밖에 나가지 말라고 하고, 점심시간인데도 가지 말고 있으라며 배가 고프면 피자를 시켜주겠다고 하다가 점심시간 10분을 남겨놓고 가도록 했단다. 아이들은 '싫다'고, '안 먹는다'고 했다는데 4교시 후 점심시간에는 피자가 올 거니까 교실로 가지 말고 체육실에 있으라고 하면서 교실로 못 가게 하고 체육실에서 피자를 먹게 하고 5교시와 6교시는 시간표까지 바꿔서 국어를 2시간으로 만들어 도서실에 있도록 하면서 밖에 나가지 말고 누가 있는지 없는지 수시로 확인했다 한다.
아침에 원래 오늘부터 4교시 단축수업을 하기로 했는데 방송으로 6교시 정상수업을 한다고 발표하고 3학년 부장님과 교장선생님, 교무부장 선생님은 원서가 많이 틀려서 원서를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하는데 6교시 후에 할 테니까 꼭 남아야 한다고 아이들에게 전달했다. 분명히 어제 내가 틀린 걸 다 수정했다는데도.
그런데 이상한 건 일반계 고등학교 원서를 쓰지 않는 아이들까지 오후 5시 30분 넘게까지 나가지 말라며 다른 애들과 같이 가라고 했단다. 학부모님들이 전화하자 원서작업 때문이라고 얘기하면서 다시 작성하라고 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했다는데. 그래도 시간이 남자 점심시간 피자에 이어 자장면과 짬뽕 등 밥까지 사주며 먹게 하곤 5시 30분이 넘어서야 몇 명씩 집에 보내줬단다.
그래도 아이들은 좀 늦긴 했지만 집회장으로 왔다. 매일 아침 아이들을 만나려면 또 무슨 일을 겪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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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문에 교실에 갇혀 피자·자장면 먹은 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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