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전광판 불법 설치, 통과시킨 시의회

우건도 부시장, 입찰 않고 '수의계약', '옥외광고법' 어겨 · '자체심의'도 무시

등록 2008.12.20 21:15수정 2008.12.2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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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의회, '불법 설치 알면서도 금년 4월 예산 통과해줘'

충북 충주시가 경기도 안산시에 소재한 A업체와 수의계약을 통해 6억9천여만 원을 들여 지난달 충북 충주시 달천동 사거리에 설치한 '충주 시정홍보 전광판'이 충북도 감사에서 불법설치물로 지적돼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

더구나 전광판을 세운지 채 2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철거될 경우 7억여 원에 이르는 혈세가 낭비되는 꼴이다. 또한 이번 사업을 추진해온 우건도 충주시부시장과 전광판 설치가 불법인줄 알면서 이번 사업 예산을 세워준 충주시의회에 대한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또 전광판 설치에 도비 2억 원을 지원해준 충북도도 비난받기는 마찬가지다.

우 부시장은 2008년 4월10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첫 번째 건은 도비 2억 원을 얻고 한국토지공사의 지원과 시비를 보태 약 7억 규모의 대형전광판(11m×9m)을 건대사거리에 늦어도 10월 중에 설치해 역동하는 충주의 모습을 실시간 제공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법을 지키는데 있어 누구보다도 솔선수범해야 할 우 부시장 스스로 처음부터 법을 어기고 전광판을 설치하겠다는 잘못된 발언으로 화를 자초한 셈이다.

2007년 12월22일 행자부가 개정한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따르면 '고속도로나 국도 등에서 500m 이내에는 대형 광고탑, 홍보탑을 설치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같은 내용은 우  부시장이 인터뷰한 지 12일 후인 4월22일 충주시의회(임시회)에서도 확인된다. 당시 제125회 충주시의회(임시회) 총무위원회회의록에 따르면 충주시 총무과장은 '고속도로나 국도내 500m 내에 광고탑이나 홍보탑을 설치할 수 없다'고 분명히 답변했다.

다음은 당시 제125회 충주시의회(임시회) 총무위원회회의록 2호(일시:2008년4월22일(화)/장소:총무위원회회의실) 발췌 내용이다.

총무과장 : 행자부, 지금 행안부 전에 행자부에서 홍보탑, 전국에 고속도로변이나 국도변 등에 있는 특히, 고속도로변에 있는 홍보탑을 전면 철거시킬 목적으로 법 개정을 했습니다. 고속도로나 국도변에서 500m내에는 전부 철거하는 것을 목적으로 법 개정을 했습니다. 현재 있는 것도 3년 내 전부 철거하도록 이렇게 개정 됐습니다.
심종섭 위원 : 결국 지금 고속도로변에는 할 수 없다는 거죠?
총무과장 : 예, 그렇습니다. 현재는 '청풍호가 있는 제천' 이런 것도 다 철거를 해야 돼요.
심종섭 위원 : 언제까지 철거하는 거예요?
총무과장 : 기한이 3년입니다. 3년내 다 해야 됩니다.
심종섭 위원 : 그럼 3년 동안 제천 것은 계속 세워놓고.
총무과장 : 예. 고속도로 가보셔서 아시겠습니다마는 고속도로에 기존 수도권 쪽에 양쪽에 다 있던 것 처음에 하얀 것으로 다 칠해놨거나 아니면 하얀 천으로 다 씌워났습니다. 전부 철거를 했고요.
심종섭 위원 : 우리는 지금 못 세운다는 거죠?
총무과장 : 예, 그렇습니다.
김헌식 위원 : 그럼 꼭 고속도로 아니면 안 됩니까? 국도도 안 됩니까? 국도 주변도?
총무과장 : 예, 그게 원칙입니다. 그렇게 돼 있습니다.
김헌식 위원 : 고속도로 아니고 국도에는 할 수 있잖아요?
총무과장 : 법에 고속국도나 지방국도에서 500m내에는 안 되도록 이렇게 돼 있습니다. 현재.
김헌식 위원 : 안 돼 있는데 어떻게 했습니까? 제천 같은 데는.
총무과장 : 그건 그 전에 한 것이죠.
김헌식 위원 : 앞으로는 어디든 못 한다 이겁니까?
총무과장 : 예.


이처럼 충주시 총무과장은 "법에 고속국도나 지방국도에서 500m 내에는 안 되도록 이렇게 돼 있습니다. 현재"라며 광고탑이나 홍보탑 설치불가를 확실하게 답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주시 관광과장은 같은 날(2008년 4월 22일), 주민생활지원국장은 다음 날(2008년 4월 23일) 충주시의회총무위원회에 출석해 "(2008년 1월 1일 충주시에) 와서 부시장이 계획 했다"며 전광판 설치비용 6억9천만 원 예산을 세워달라고 요청하고, 충주시총무위원회는 이를 통과시켰다.

다음은 당시 제125회 충주시의회(임시회) 총무위원회회의록 2호(일시 : 2008년 4월 22일(화)10시/장소 : 총무위원회회의실) 발췌 내용.


관광과장 : 충주의 관문인 달천로터리가 있습니다. 오버브릿지를 넘어오면 충주시내 들어오면 시가지 가운데에 논이 있어서 꼭 충주시가 촌에 온 것 같다는 외지분들이 있어서 거기에 대형 멀티전광판을 설치해서 우리 시정을 홍보하고 역동적인 영상을 메시지를 부각시켜서 도시이미지를 하기 위해서 사업을 한 결과 도에서도 2억을 도와준다고 해서 도비 2억과 시비 4억 9000만원을 들여서 총 6억 9000만원으로 가로 12m, 세로 8m의 풀칼라 전광판을 설치할 예산입니다.
심종섭 위원 : 시도정 홍보전광판 6억 9000만원 이것은 언제부터 계획을 하셨던 거에요? 갑자기 생각난 거에요?
관광과장 : 부시장님이 오셔서 부시장님이 계획을 했다가 또 이것을 도에도 건의해서 도에서도 추가로 더 받은 사항입니다.
심종섭 위원 : 6억씩이나, 6억 9000만원이에요?
관광과장 : 예.
심종섭 위원 : 가로 12m, 세로 8m.
관광과장 : LED전광판으로 해서 화상도가 제일 높은 것으로 해서 충주 달천과선교를 넘으면 충주시내 들어왔을 때 좀 환하고 충주가 도시 같은 분위기를…….
심종섭 위원 : 정확한 위치가 어디쯤.
관광과장 : 달천 로터리 넘으면 오른쪽 건대쪽입니다.
심종섭 위원 : 일단 거기다 계획을 하신다?
관광과장 : 예.

다음은 그 다음 날 제125회 충주시의회(임시회)  총무위원회회의록 제3호(일시 : 2008년 4월 23일(수) 10시/장소 : 총무위원회회의실) 발췌 내용이다.

관광과장 : 282쪽 시도정 홍보전광판 설치입니다. 부시장께서 여기에 대형 전광판을 해서 충주의 발전상이라든가 이런 것을 다이내믹하게 연출했으면 좋겠다. 이래서 업무를 추진하게 돼서 도에까지 가서 지사님을 만나 뵙고 지사님께서도 충주에 그런 것이 충주의 첫 관문에 그런 것을 해주는 게 좋다고 해서 도에서도 2억을 지원해 주는 사업비입니다. 도에서도 아주 좋다고 하는 사업으로 흔쾌히 2억을 지원해 주고 우리 시의 이미지를 새로 돋보이고자 하는 사업입니다. 그러니만큼 승인해 줄 것을 부탁드리면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김종하 위원 : 그건 그렇고 그다음에 도시정 홍보전광판 설치 문제도 이런 것이 벌써 예산이 6억 9,000만원인가요? 거의 7억 원 정도 되는 큰 사업인데 이런 것들이 사전에 깊이 있게 연구가 되고 검토가 되고 위치는 어디에 어떻게 했으면 좋겠고 거기에 들어가는 내용은 어떻게 할 것이며, 이런 것들이 좀 구체화 돼서 여러 의회가 됐든 각계각층에 이런 것에 관심 있는 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그 정도면 타당하다, 이렇게 됐을 때 추진하는 게 사실인데 어느 날 갑자기 추경에 한 7억이라는 돈을 어떤 분 아이디어에 의해서 이것을 해야 된다.
그래서 그러한 문제는 좀 깊이 있게 심도 있게 연구해서 정말 필요한 자리가 어디인지, 내용은 어떻게 할 것인지 이런 게 된 다음에 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입니다.
주민생활지원국장 : 도비가 2억이 내려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위원님들이 예산을 세워주시면 설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협의해서 설치하는 것으로 추진을 하겠습니다.
김종하 위원 : 도비라는 것을 국도비라는 것을 가지고 자꾸 의회에 압박을 하고 이러는데 사실 그건 아니거든요.
주민생활지원국장 : 그런 내용은 알겠습니다. 저희들이 의회에 사전에 상의를 드리지 못한 부분에 대한 것은 여러 가지 저희들도 얘기꺼리가 됩니다. 위원님들도 바쁘신 그런 문제가 있었고 그러다보니까 이번 간담회 때 여러 가지 얘기들이 됐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간담회 기회가 없는 게 상당히 아쉬운 것이고요. 일단 이 예산은 살려주시고 그 다음에 추진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회하고 충분히 협의해서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김종하 위원 : 위치가 어떻든 그런 것들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할 것이냐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그리고 어떤 모형으로 어떻게 할 거냐, 이런 사업계획서를 의회에 구체적으로 내줘서 이렇게 할 것이니까 이렇게 해주시오. 이렇게 나와야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냐 이런 얘깁니다.
주민생활지원국장 : 죄송합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미처 그런 것을 생각 못했는데 위원님들께 그 문제는 양해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위원장 지덕기 : 의사일정 제1항, 2008년도 제1회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추가경정예산안을 간사께서 설명 드린 바와 같이 수정한 부분은 수정안대로 기타부분은 충주시의 원안대로 의결하고자 하는데 위원 여러분 이의 없으십니까?("없습니다" 하는 위원 있음) 이의가 없으므로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의사일정 제2항, 2008년도 각종기금운용계획변경안을 간사께서 설명 드린 바와 같이 충주시의 원안대로 의결하고자 하는데 위원 여러분 이의 없으십니까?("없습니다" 하는 위원 있음) 이의가 없으므로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금년 4월22일 충주시의회총무위원회는 '법에 고속국도나 지방국도에서 500m내에는 (광고탑이나 홍보탑 설치가) 안 되도록 이렇게 돼 있습니다. 현재"라는 충주시 총무과장의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4월23일 충주시의회총무위원회는 '고속도로나 국도 500m내에 전광판을 세우면 불법이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부시장이 계획했다'는 충주시 관광과장의 답변에 이은 주민생활지원국장의 전광판 설치비용 6억9천만 원을 세워달라는 요청을 '이의가 없으므로 가결'시켰다.

다음 날인 4월 24일 충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회의록에 따르면 '12월22일자로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이 개정돼 전광판 설치가 분명 불법'이라는 사실이 질의와 답변 과정에서 재차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광판 설치비용 6억9천만 원이 통과됐다. 

다음은 당시 제125회 충주시의회(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회의록 제1호(일시 : 2008년 4월 24일(목)10시/장소 : 총무위원회회의실) 발췌 내용이다.

총무과장 : 어제 총무위원회에서도 전부 설명을 드렸습니다. 행자부 시절에 법이 개정돼서 고속도로나 국도 등에서 500m 이내에는 대형 광고탑, 홍보탑을 설치할 수 없다. 이렇게 개정이 됐습니다.
정상교 위원 : 언제 했어요?
총무과장 : 작년 말입니다.
정상교 위원 : 그것 서류 좀 하나 주세요.
총무과장 : 12월 22일자로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이 개정됐습니다.
정상교 위원 : 500m라고 하셨어요?
총무과장 : 예.
정상교 위원 : 그러면 500m 바깥에서는 하나도 안 보일텐데, 그럼 어렵네요.
총무과장 : 그러니까 500m 안에는 설치할 수 없다, 이렇게 돼 있는 겁니다.
정상교 위원 : 직선거리 500m면 보이나요? 광고탑 해놔 봤자 안 보이지.
총무과장 : 하지 말라는 뜻하고 같은 겁니다.

충주시에 전광판 설치비용 2억 원을 지원해준 충북도는 스스로 '충주시 달천동 사거리 충주 시정홍보 전광판 설치'를 불법으로 판정하는 촌극을 벌였다. 지난 달 4-12일까지 충주시 감사를 벌인 충북도는 충주시가 전광판을 불법으로 설치, 지난해 12월 개정된 옥외광고법을 어겼다는 것이다.

특히 충주시는 전광판 설치와 관련해 자치단체 심의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광고물 범람을 방지하기 위해 15㎡ 이상 LED 전광판은 자치단체의 심의를 거쳐 설치토록 돼 있음에도 충주시는 자체 사업이라는 이유로 이같은 심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일에 대해 충주시공무원노조 일부 조합원들은 "법을 어기면서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우건도 충주시부시장에 대한 노조의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며 충주시공무원노조 집행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특히 이달 말 우 부시장이 퇴임한 이후 "현재 충주시가 추진 중인 각종 사업에서 우 부시장이 맡기로 돼 있는 모든 직에서 우 부시장이 손을 떼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 부시장은 전광판 설치와 관련해 '문제가 있는 것은 부시장인 내가 책임을 지겠다. 내가 책임을 지고 나가겠다. 지금 조치지시가 안 내려왔다. 조치지시가 내려오면 거기에 따라서 하는 것이지만 하여튼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밝혔다.
#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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