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을 맞아 여수 시내에 거주하는 원어민 교사 21명이 자선모금과 성금을 모아 산 장난감선물을 들고 보육원생들을 찾았다. 이들은 지난 주 자신들의 모임에 참석한 동료들에게 크리스마스 음료인 에그노그(Eggnog)를 만들어 판 기금 50만원에 기부금을 보탰다.
에그노그는 브랜디·럼 등에 달걀·우유·크림·설탕 등을 넣어서 만드는 혼합음료로 미국 남부에서 크리스마스 때 사용하였으나, 지금은 보건음료로서 계절에 관계없이 마신다.
캐나다 출신의 원어민 교사 매튜(Matthew)는 산타클로스 복장이 잘 어울린다.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그에게 물었다.
“왜 이 행사를 기획하게 됐어요?”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나눠주고 싶었고 그들이 특별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었어요”
부모로부터 버려져 상처 받은 마음을 다독거려 주고 싶다는 의미다. 미취학원생 6명 포함 대학생 6명에게까지 조그만 선물을 준 이들은 아이들과 레고 맞추기, 실내 농구, 게임 등을 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중학교 3학년인 한 여학생은 “한국인들이 찾아와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올해는 외국인들이 찾아와 색다른 경험이었고 한꺼번에 여러 명이 찾아와 신기해요”
올해 여수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성그룹에 취업해 내년부터 출근하게 됐다는 한 여학생이 전하는 말이다.
“인형을 받아 기분이 좋았아요. 영어로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했지만 떨리고 당황스러웠어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보육원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집보다 여기가 편해요. 사춘기 힘들 때 선생님들이 도와주셔서 이렇게 컸어요”
10년째 간호사로 근무한다는 선생님의 말이다.
“아이들은 보육원이라는 자체가 마음에 상처를 주고 힘들어해요. 사회에 나와서는 보육원 출신이라는 말을 안해요. 명절이면 딱히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이 찾아와 이삼일 쉬고 갑니다. 일반인들이 보육원 아이들을 동정의 눈으로만 쳐다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불쌍하다. 짠하다. 이런 생각을 하지 말고 단지 사람이 많이 사는 이웃집 아이라고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요”
물질적으로 넉넉하지 않지만 이들을 말없이 도와주는 자원봉사자와 후원자가 있어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힘이 되고 있다. 금품과 먹을 것 및 생활용품을 지원하는 이웃과 함께 매월 후원금과 아이들을 치료해 주는 병원이 있다.
여수시 서교동에 자리한 여수중앙연합의원 박재우 원장과 직원들은 아이들이 아파 병원을 찾으면 언제나 따뜻한 미소로 맞이하며 불편함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필요로 하는 일이면 무슨 일이든 도와 줄 것이며 아이들이 튼튼하고 쓰임 받는 사람으로 크도록 하는게 소망”이란다.
이들이 있어 세밑 추위와 온통 우울한 소식으로 가라앉은 마음에 온기가 돈다.
2008.12.26 11:40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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