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은 고추도 손으로 일일이 따서는 가을볕에 잘 말려 빻아놓았다. 빻은 고춧가루는 김장김치를 담글 때 사용되었다.
이장연
고춧가루가 준비되었으니, 고추장에 들어갈 메줏가루 대신에 청국장을 믹서기에 "바바박"하고 갈아냈습니다. 옛날처럼 콩을 쑤어 메주를 띄워 먹을 수 없어 농협에서 메줏가루를 사다가는 밀가루(녹말), 소금을 이용해 고추장을 담가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메줏가루 대신에 밭에서 직접 재배한 콩을 쪄 발효시킨 청국장 콩를 이용했습니다. 고소한 청국장 콩뿐만 아니라 녹말도 밀가루가 아닌 우리쌀을 가지고 만든 식혜로 대신했습니다. 인터넷에서 고추장을 만들 때 식혜를 이용한다는 말을 듣고 어머니도 처음 시도해 보신다 하고, 이번에 "고추장이 잘 되면 계속 해먹어야겠다"는 기대도 품고 계십니다.
고추장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어머니는 고추가루와 식혜물이 뒤섞인 대야를 나무주걱으로 살살 휘저어가며 버무려줍니다. 그동안 솥에 소금물을 끓였습니다. 고추장에 간을 하기 위해 소금물을 끊여 넣는데, 새하얀 소금결정에 남은 불순물과 이물질이 가라앉아 있는 것을 분리해 넣는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