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내부조직 청렴도 1위 국세청, 국세청장은 인사청탁?

검찰수사를 통해 진실 밝혀내야

등록 2009.01.14 17:53수정 2009.01.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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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발표한 2008년 청렴도 측정 결과 18개 외청 단위 정부기관 중 종합 4위, 내부조직 청렴도 평가에서는 1위를 했습니다.

 

국세청으로써는 기쁜 일이지만 최근 연이은 뉴스로 국세청의 꼴이 우습게 됐습니다. 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뇌물수수로 물러난 이후 한상률 현 국세청장을 중심으로 단결하여 좋은 결과를 냈다는 것이 국세청 내부의 평가 였으나 연이은 인사청탁 의혹이 불거져 나오고 한상률 국세청장이 의혹의 중심에 있기 때문입니다.

 

한상률 국세청장은 현재 ‘그림로비’와 ‘골프인사청탁’ 두 가지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한 가지는 지난 연말 포항지역 유력인사들과 골프를 치고 식사를 했다는 것입니다. 청와대에서는 이 모임과 관련하여 한 청장에게 ‘주의’를 주었다고 합니다. 포항지역이 이명박 정권의 ‘상왕’, ‘영일대군’으로 불리는 이상득 의원이 지역구일 뿐 아니라 모임을 함께한 이 중에서 ‘이상득 계열’로 분류된 현직 국회의원과 이 대통령의 동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골프 및 식사모임을 통해 곧 임박한 내각개편을 염두에 둔 유임 청탁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한상률 청장은 골프를 친 것은 사실이지만 인사청탁도 없었고 당시에는 대통령의 동서인 신모씨가 누구인지도 몰랐다고 부인했습니다.

 

다른 한 가지 의혹인 ‘그림로비’는 조금 더 구체적입니다. 한상률 국세청장이 2007년 초 국세청 차장으로 근무할 때 당시 전군표 국세청장 부부와 저녁식사를 함께하고 그 자리에서 한 청장의 부인이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의 부인에게 시가 5천여 만원 정도로 알려진 최욱경 화백의 ‘학동마을’을 선물로 주었다는 것입니다. 로비의혹은 이미정 전 전군표 국세청장 부인의 입에서 나왔고 그때 오고간 그림은 인사와 관련한 청탁의 대가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한상률 국세청장과 전군표 전 국세청장은 뇌물 수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두 전·현직 국세청장은 그림을 본 적도 없고 주고 받은 적도 없다는 것입니다.

 

전 전 국세청장은 현재 뇌물죄로 구속기소되어 징역 3년 6월의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전군표 전 국세청장은 변호인을 통해 “아내가 언론에 얘기한 내용은 사실무근이고 나는 그 그림이 집에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전 전군표 청장은 정상곤 전 청장이 제공한 당시에도 뇌물을 받은 사실을 부인한 바 있습니다.

 

세무조사 무마를 댓가로 뇌물을 받은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 전 청장에게 인사청탁 대가로 6차례에 걸쳐 현금 7000만원과 미화 1만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되어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재판과정 내내 뇌물 받은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고 재판부는 재판과정 내내 뇌물받은 사실을 강하게 부인해온 전 전 국세청장의 행동을 뇌물을 받고 왜곡된 확신으로 혐의를 부인해 온 것일 거라며 ‘인지부조화’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전군표 전 청장의 과거행동 등을 볼 때 현·전 국세청장의 인사청탁 의혹을 부인한 점은 액면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또, 한상률 현 청장의 말을 다 믿더라도 의심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인사청탁과 함께 그림이 오고갔다는 이미정 전군표 전 국세청장부인의 증언뿐 아니라. 수천 만원 상당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고소·고발이 있다면 수사를 한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한상률 국세청장이 정말 결백하다면 직접 검찰 수사를 의뢰하거나 전 전군표 청장의 부인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정도 사건은 검찰에서 고소·고발이 없어도 수사하는 것이 옳겠지요.

 

이 사건은 의혹을 키울 것이 아니라 검찰이 수사를 통해 문제의 그림이 어떠한 경로를 거쳐 전군표 전 청장의 부인의 손에 들어갔는지 밝혀내면 될 일입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2005년 7월 까지 소격동의 한 갤러리에 열린 ‘최욱경 20주기전’에 전시가 되고 이후 갤러리가 원소유주에게 돌려주었다하니 최욱경 20주기전 전시 이후의 기록만 추적하면 의외로 쉽게 사실을 규명할 수 있습니다.

 

한상률 국세청장의 의혹은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편이 구속된 전 전군표 국세청장의 부인의 흥분해서 발설한 ‘헛소리’로 결론을 내릴지, 그림이 오고 간 것이 사실이더라도 예전 옷로비사건 처럼 ‘부인네’들의 일로 끝이 날것인지, 아니면 전·현 국세청장이 인사청탁 여부를 부인하고 있지만 인사청탁이 다시 한번 사실로 밝혀질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공은 검찰에게 넘어갔습니다. 검찰의 빠르고 정확한 수사를 촉구합니다.

2009.01.14 17:53ⓒ 2009 OhmyNews
#한상률 #그림로비 #골프로비 #전군표 #인사청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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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정부, 특정 정치세력, 기업에 정치적 재정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2004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아 유엔의 공식적인 시민사회 파트너로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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