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즐거워지기 시작하다

남편의 말과 수시로 읽는 심리학 책이 가져다 준 행복

등록 2009.01.15 09:19수정 2009.01.1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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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심리학 책을 즐겨 사서 읽습니다. 그래서 집 책꽂이에 웬만한 심리학 책은 다 있습니다. 전공으로서 심리학 책은 아니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그런 심리학 책들로 말입니다.

 

심리학 책들 사람의 심리란 참 단순하면서도 복잡하고, 그 마음을 얻기 쉬우면서도 어렵다.
심리학 책들사람의 심리란 참 단순하면서도 복잡하고, 그 마음을 얻기 쉬우면서도 어렵다.김은숙
▲ 심리학 책들 사람의 심리란 참 단순하면서도 복잡하고, 그 마음을 얻기 쉬우면서도 어렵다. ⓒ 김은숙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은 로버트 차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입니다. 요즘 읽는 책은 '은밀한 설득'이고, 학교에서 시간 날 때 아무 페이지나 펴서 읽는 책은 '습관의 심리학'입니다. 화장실에 두고 읽는 책은 '화의 심리학'이고 나와 심정적으로 안 맞을 때는 (뭐 우리 부부한테 이런 경우는 거의 없지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뒤적입니다. 이 책은 애인 없던 시절에 도대체 나의 문제가 뭘까를 해결하기 위해 밑줄 그어가며 읽었던 책입니다.

 

남편이 주변 사람들, 특히 인간 관계로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는 책은 '에너지 버스'인가 뭔가 하는 책입니다. 읽은 뒤 다른 이에게 선물로 줘서 우리집 책꽂이에는 없네요. 그래서 제목도 가물가물합니다만 하여간 에너지 버스와 비슷한 제목의 책입니다. 다시 사서 읽어 보고 싶은 책입니다.

 

 못 생겼고, 그렇게 똑똑하지도 않고, 아무도 날 사랑해주는 이 없는, 그래서 사랑 받을 자격이 없는 우울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저 밑바닥에 깔고 살던 나에게 남편은 결혼 생활 내내 늘 한 문장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우리 마눌은 예쁘고, 착하고, 똑똑해.'

 

처음엔 그저 그러려니 했고, 남편이니까 남편 눈에는 그렇게 보이겠지 생각했는데 요즘은 나 자신도 내가 '예쁘고 착하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정말이냐고요? 네.

 

수업 시간에 자주 언급합니다. 수업 분위기도 좋아지고 일단 얼굴에 미소가 생기면 긍정의 에너지가 발산되는 것이니까요.

 

요즘 저는 같이 일하는 주변 사람들 챙기는 기쁨으로 삽니다. 나의 1단계 영어 선생님인 드니즈 선생님은 캐나다에 가족을 두고 혼자 나와 계시니 반찬은 어떻게 해 드시나 하는 마음에 무를 드렸더니 "참 사려싶다"(You are very thoughtful)라고 하십니다.

 

크리스마스 때는 아이가 있는 엄마 선생님들에게 과자 한 상자씩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는 선생님에게는 축하말과 함께 문화상품권(만원권)을 선물했습니다. 다들 작지만 뜻밖의 선물에 기뻐합니다. 그 기뻐하는 얼굴을 보면 나도 기뻐집니다.

 

선물을 줄 때는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준 뒤에 받을 것을 기대하지 않아야 합니다. 받을 것을 기대하고 건네면 그것은 그때부터 뇌물이 되는 거지요.

 

어디에서 일을 하든 처음에는 무척 힘듭니다. 제 경우에는 그게 더 심했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인데, 내가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는데  왜 그리 단점만 보이는지, 왜 그리 다들 이기적으로 보이는지, 왜 그리 속물로만 보이는지요.

 

주변 사람을 싫은 사람과 좋은 사람으로 나누어서 생각했습니다. 물론 싫은 사람이 더 많았지요. 그런데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좋은 사람과 안 좋은 사람으로 나뉘어집니다. 안 좋은 사람도 없으면 좋지만 나도 사람인데 어찌 세상 사람들이 다 좋아 보이겠습니까. 그래도 '저 사람은 싫어'보다는 '저 사람은 안 좋아'하는 것이 더 낫지 싶습니다.

 

웃는 얼굴을 보면 모르는 사이에 자기 얼굴에도 미소가 생깁니다. 남편은 내가 누군가를 싫어하면 싫어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그 사람도 다 느끼고 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절대 마음이라도 싫은 마음을 먹지 말라고 합니다. 특히 자주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요.

 

요즘은 내가 편하고 즐겁습니다. 그게 다 남편의 말과 수시로 읽는 심리학 책들의 도움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문제로 삶이 안 풀리고 팍팍하다고 생각될 땐 주식분석책보다 쉬운 심리학 책은 어떨까요?

 

보너스로 아기 사진 보여 드립니다. 이 미소 보면서 웃어 보세요.

 

'개구리 뒷다리' 하면서요.

 

꼬모 어린이집에서 우리 승아 승아의 미소입니다. 내 자식이어서 그럴까요? 이리 예쁠 수가 없습니다.
꼬모 어린이집에서 우리 승아승아의 미소입니다. 내 자식이어서 그럴까요? 이리 예쁠 수가 없습니다.김은숙
▲ 꼬모 어린이집에서 우리 승아 승아의 미소입니다. 내 자식이어서 그럴까요? 이리 예쁠 수가 없습니다. ⓒ 김은숙

2009.01.15 09:19ⓒ 2009 OhmyNews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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