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 한 장면
KBS
고등학생인 금잔디(구혜선)가 친구와 함께 클럽에 출입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물론 주인공은 음료수를 마시고(시중에서 쉽게 볼 수 었는 제품이라 일반인들이 보면 술병으로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남학생과 함께 여관에 투숙하는 장면으로 이어집니다.
이 행위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명백한 위법행위입니다. 청소년보호법 제26조에 의하면 '누구든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여 청소년유해약물 등을 판매 대여, 배포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은 청소년이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법으로 청소년에게 주류나 담배를 판매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점은 판매한 술을 마시기 전이라도 판매한 행위 자체만으로도 처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물론, 미성년자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장소에 청소년을 출입시킨 경우 업주는 처벌받게 됩니다. 청소년의 여관 출입에 대해서도 현행법에서는 금지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보호법에서는 청소년에 대하여 이성혼숙을 하게 하는 등 풍기를 문란하게 하는 영업행위를 하거나 그를 목적으로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모두 위법한 행위입니다.
허위사실 유포와 휴대전화 사진 배포극중에서 금잔디를 질투하며 매번 곤경에 빠뜨리려고 모략을 펼치는 고등학생들이 있는데 그 가운데 친구들에게 금잔디가 임신을 했고 사생활이 문란하다는 허위사실에 대한 문자를 친구들에게 보내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또한 중대한 범죄행위입니다.
이는 현행법상 협박죄(형법 제283조)와 명예훼손죄(제307조)를 비롯해 모욕죄(제311조)에 의해서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나 청소년이라 하더라도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그리고 금잔디가 남자와 함께 여관에서 침대에 누운 채로 자고 있는 장면을 휴대전화를 이용해 사진을 찍어 배포하고 학교 게시판에 게재한 장면이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사건은 실제로도 있었던 사건입니다. 또한 성인 범죄로도 자주 발생하고 있는 범죄유형이기도합니다.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14조를 보면 '카메라 기타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의 난폭운전과 운전면허드라마에서는 F4에 해당하는 꽃미남들의 일상생활에도 큰 관심이 있습니다. 고급스러운 저택과 패션은 물론 고급 승용차의 등장도 눈길을 잡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운전은 과격을 넘어 난폭하게 방영됐습니다.
물론, 청소년들의 오토바이 난폭운전(일명 폭주족)에 대한 문제는 오래전부터 사회 문제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원동기(오토바이 125CC) 면허는 만16세 이상이 되어야 취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 2종 보통의 경우에는 만18세(고등학교 3학년) 이상자에 한해 취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난폭운전에 대해서도 도로교통법에서는 금지하고 있습니다.
친구를 따돌리는 폭력과 언행극중에서 금잔디는 친구들로부터 심한 따돌림을 당합니다. 친구들이 계란을 던지고 밀가루를 뒤집어 씌우는가 하면, 등하교하는 자전거를 빼앗아 불태우는 장면도 나왔습니다. 더욱이 남학생 3명이 탈의실에 있던 잔디를 끌고 위협하는 장면에서는 성추행 장면도 아슬아슬합니다.
주변에 있던 친구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거나 자신도 왕따가 될 것에 두려워 동참하는 장면을 묘사했습니다. 사실 왕따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과거 피해사례를 보면 '컴퍼스나 압정으로 찌르기', '우유에 설사약 넣어 먹이기', '물건 훔쳐두기' 등 어린 중·고등학생들이 했다고 믿기 힘든 일들도 발생했습니다.
또한, 실제로 왕따 문제는 남학생들보다 여학생들 사이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럴 경우 왕따 행위는 단순히 다른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방해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일상적 폭력을 행사하거나, 집으로 전화를 걸어 협박하고, 집단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등 폭력을 수반한 조직적 따돌림이 많습니다.
그런 행위의 동기는 건방지다, 신체에 이상이 있다, 몸이 약하다, 거짓말을 한다, 선배 대접을 하지 않는다, 공부를 잘하고 모범적이라 한번 당해봐야 한다, 불량서클에서 탈퇴했다 등 다양한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우리 사회가 문제로 지적하는 일들에 대해 <꽃보다 남자>에서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있다. 또한 그런 부분이 범죄에 해당하거나 나쁘다는 얘기는 단 한번도 지적된 적이 없습니다.
다시 한번 당부드리지만 최근 드라마가 인기를 얻다보니 출연진(김준, 김범, 이민호, 김현중, 구혜선)들의 다른 프로그램 출연을 많이 봅니다. 출연 시에는 <꽃보다 남자> 드라마 홍보에만 그치지 말고 청소년들의 범죄 예방과 위험성에 대한 홍보도 함께 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 원문은 미디어다음(블로그)에도 게재했습니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편집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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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에 근무하고 있으며, 우리 이웃의 훈훈한 이야기를 쓰고 싶은 현직 경찰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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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남자> 제작진께 드리는 경찰관의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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