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슬이가 고무장갑을 끼고 고구마를 씻으려고 하고 있다.
이돈삼
"예슬아! 오늘은 네가 고구마 직접 구워볼래?"
"그래요."
고구마를 직접 굽겠다는 예슬이를 데리고 보일러실 쪽으로 나갔습니다. 이번 기회에 한번 제대로 시켜먹어야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네가 직접 골라봐. 너무 큰 것은 잘 익지 않으니까 적당한 크기로 골라야 해."
"몇 개나 할까요?"
"한 스무 개 정도면 될 것 같은데…."
"알았어요."
흙 묻은 고구마를 담아가지고 들어온 예슬이한테 다시 말을 건넸습니다.
"씻는 것도 네가 직접 해야지."
"씻는 것도요?"
"당연하지."
고무장갑을 챙겨 아이한테 끼워주고 직접 씻도록 하고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인데도 깨끗하게 잘 씻습니다. 그럭저럭 자세도 나옵니다.
"아! 손 시려워. 따뜻한 물로 해야지."
금세 다 씻더니 "한 번 더 씻어야 된다"며 또 씻습니다. 물 아깝단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 얘기 하지 않았습니다. 가만히 보니 제가 씻는 것보다 훨씬 더 깨끗하게 씻었습니다.
"됐죠?"
"은박지에 싸는 것도 네가 해야지."
"예?"
"네가 다 하기로 했잖아."
"그럼 아빠는요?"
"예슬이가 다 구워주면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