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쪽방촌이었던 재개발 4구역 인근 지역에는 현재 대규모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섰다. 사진은 파크타워 전경.
선대식
왕복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부서진 집들이 가득한 재개발 4구역과 주상복합아파트단지 시티파크(지상33∼43층 5개동)·파크타워(지상34~40층 6개 동)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2000여 세대의 거대한 아파트 단지 모습은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했다.
이 중 파크타워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재개발 4구역보다 더 낙후한 곳이었다. 수십 년 된 낡은 가옥들이 따닥따닥 붙어있는 '쪽방촌'이었다. 2003년 11월 재개발 사업인가를 얻은 후, 1년 동안 철거가 이뤄졌다. 현재는 대규모 주상복합아파트 단지로 변모해 지난 10월 입주가 시작됐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파크타워의 3.3㎡당 가격은 3500만원~4000만원이다. A공인중개사무소 김태형(가명) 실장은 "323㎡(98평)형 가격은 3.3㎡당 6000만원"이라고 말했다.
조합원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 내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합원들은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셈이다. 앞으로 용산 개발이 가속될 경우, 아파트 가격은 앞으로 천정부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김 실장은 "곧 강남을 능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크타워는 재개발 4구역이 꿈꾸는 미래다. 하지만 철거 과정에서 벌어진 참사로 재개발 4구역의 미래는 흔들리고 있다. 이에 대해 파크타워를 세운 용산공원남측 재개발 조합은 "오늘 사고는 안타깝지만, 무리한 보상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떼쓰는 사람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안 된다"재개발 조합은 "우리도 철거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조합사무실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세입자 500여 세대에 대해 4인 가족 기준으로 주거이전비 800만원에 300만원을 더 얹어줬다"며 "그래서 조합원 원망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임시거주처를 만들어달라는 등 무리한 부탁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최근까지도 아파트 앞에서 시위를 했다"며 "이들은 순수한 세입자가 아니라, 연대 투쟁에 나선 전국철거민연합회 전문시위꾼"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들을 겨우 설득했다"며 "마지막까지 시위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면 안 된다, 떼쓰는 이들의 요구를 하나씩 들어주기 시작하면, 개발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파크타워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서 만난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한 재개발 4구역 조합원은 "사람들이 죽어 안타깝다"면서도 "세입자들은 지금까지 싼 임대료에 장사한 것을 고마워해야지, 보상비가 적다고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재개발 2구역 세입자들 "우리도 이대로 나갈 수 없다"